하이라이트 - 초집중 - 되돌아보기 - 충전
매일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게 쳇바퀴 돌듯 하루를 보내고 계시지는 않나요? 무언가 많은 일을 한 것은 같은데 돌아보면 오늘 내가 무엇을 했는지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면요?
구글의 제품 디자이너로 IT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스프린트(Sprint)’라는 프로젝트 방법론을 창안한 제이크 냅(Jake Knapp)과 존 제라츠키(John Zeratsky)도 그런 시절을 경험한 적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 그들이 힘을 합쳐 시간 관리법을 창안했는데요. 바로 ‘메이크 타임(Make Time)’이라는 방법입니다.
물론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관리 방법들이 나와 있죠. 메이크 타임도 그 중 하나일지 모릅니다. 메이크 타임이 다른 시간관리 방법들과 차별되는 부분은 어쩌면 그 철학에 있습니다.
메이크 타임은 생산성을 말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아껴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빨리 끝내려는 방법론이 아니란 말이죠. 대신 메이크 타임은 관심과 집중을 얘기합니다. 당신이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든 새로 출시된 게임을 정복하든 혹은 무얼 하든 간에, 정말로 관심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 내게끔 해주는 도구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디폴트(default)는 무언가를 처음 사용할 때 그것이 작동하도록 설정된 기본값을 말하는 기술용어인데요.
우리의 시간은 사실 많은 부분 이 디폴트 설정에 따라 사용됩니다. 그 말은 반대로 우리가 디폴트 설정을 조정한다면 시간 사용 패턴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 되죠.
눈 앞에 놓인 일에 대응하기, 즉각 반응하기, 시간을 꽉꽉 채우기, 효율적인 사람 되기, 더 많이 일하기 등 이 모든 게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알게 모르게 설정되어 있는 디폴트 값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 디폴트를 무시하고 직접 일상을 설정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게 가능할까요?
메이크 타임은 삶을 좀더 의도적으로 꾸릴 수 있도록 스스로 가장 중요한 일을 선택하고, 그 일을 할 에너지를 비축하고, 디폴트의 순환을 깨뜨리게 해주는 프레임워크입니다. 한마디로 나만의 디폴트 설정을 도와주는 도구라고 할 수 있죠.
사실 메이크 타임은 매일 반복되는 간단한 4단계의 프로세스입니다. 이 단계는 메이크 타임의 창시자들이 스프린트의 경험, 그리고 여러 실험들을 거쳐 만들어 낸 것들이라는데요. 그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매일 매일 그날 우선으로 처리할 일을 하나 정하는 것인데요. 메이크 타임에서는 이 일을 “하이라이트”라고 부릅니다.
물론 하이라이트가 그날 해야하는 유일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이라이트가 그날 할 일들 중 그야말로 ‘하이라이트’가 되어야 한다는 것.
하이라이트는 하루 1~2시간 정도 분량으로 끝낼 수 있는 일을 선택하고(적정 시간은 60~90분), 하이라이트를 정했다면 매일 하이라이트를 실행할 시간을 스케줄러에 추가하는 것도 잊어선 안되겠죠.
하이라이트를 정했으면 이제 그 하이라이트에 집중 해야죠.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집중을 방해하는 여러 유혹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메이크 타임에서는 집중을 방해하는 여러 유혹들을 물리치고 하이라이트에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전술들도 제시하는데요.
소셜 미디어 앱에서 로그아웃하거나 이메일 확인 시간을 정해 놓는 등 우리가 흔히 아는 방법들부터 뉴스 무시하기, 인터넷에 타이머 설치하기 등 기발한 방법들도 있답니다.
우리 일상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들로 가득합니다. 하이라이트를 만들고 몰입하여 집중하는 것에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죠. 그래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일은 메이크 타임에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마치 배터리를 충전하듯, 운동, 음식, 잠, 조용한 휴식, 사람 만나기 등을 통해 우리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뭐 엄청난 건강 처방전이 필요한 건 아니구요. 그저 낮에 잠깐 낮잠 자기, 카페인을 효과적으로 다루기 등 생활 속에서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답니다.
마지막 4단계는 하루를 돌아보는 것인데요.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몇 가지 간단한 기록을 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기록이라고 해야 뭐 거창한 건 아니구요. 그냥 오늘 하루 하이라이트를 실천할 시간은 잘 만들었는지, 내 에너지 수준은 어떠했는지, 무엇에 즐거움을 느꼈는지 등을 가볍게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거죠.
저는 메이크 타임에서 크게 2가지 힌트를 얻었는데요. 첫째, 당연하게도, 무언가를 하려면 그에 합당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 시간이 없으면 아무리 하고 싶은 일도 할 수가 없겠죠. 하이라이트 보다 더 중요한 건 그 하이라이트를 실천할 시간입니다.
또 한 가지는 메이크 타임에서 말하는 하이라이트에 대한 정의인데요. 어떤 일을 하이라이트로 정하면 좋을까요? 그 선택 기준으로 다음 3가지를 제시하는데요.
긴급성 — 오늘 해야 하는 가장 긴급한 일은 무엇인가?
만족 —하루가 끝날 무렵 가장 큰 만족을 안겨줄 일은 무엇인가?
즐거움 — 오늘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즐거움을 느낄 일은 무엇인가?
긴급한 일이야 어쩔 수 없고, 하루가 끝난 후 가장 만족을 느낄 일 또는 즐거움을 느낄 일을 하이라이트로 정하라는 조언이 크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시간 관리가 고민이시라면, 여러분도 메이크 타임 한번 해보세요! ❣️
※ 이 글은 "메이크 타임, 스프린트 창시자에게 배우는 시간 관리법"으로 해빗365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