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11일 차

딴딴하게 뭉쳐 결국 나를 찌르는 것

by 노미루

어제 부모님과 큰소리로 싸운 일이 자꾸 맘에 걸린다. 여전히 그들에게 피해의식을 느끼는 내 안의 꽁꽁 뭉친 덩어리들이 나도 감당이 힘들다.

이따금 과하게 화가 나서 그 덩어리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아무 관련 없는 주변인들에게까지 화풀이를 할 때가 있는데, 정말 내가 고슴도치가 된 것처럼 가시를 돋치고 다 내 옆에서 꺼지라고 웅크리는 것같이 느껴진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그 불쾌한 기분이 지속돼서 절도하기 싫고 내면을 들여다보기도 싫었지만, 할 수 없이 직면해 보니 어릴 때 묻어둔 상처와 슬픔들이 아주 딴딴하게 뭉쳐 결국은 나를 찌르는 것 같았다.


나조차 들여다보기 싫고 무시하는 어떤 면을, 결국에는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여유롭게 살고 싶다. 108배를 계속하면 녹아 사라질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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