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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민주 Aug 14. 2023

충격과 공포의 잼버리스카우트 스태프 후기

수도권으로 옮긴 후 스카우트들의 활동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가 끝이 났다. 푸세식 화장실, 열악한 숙소, 식수 부족 등 논란이 많았던 새만금에서의 생활 후 폭염과 북상하는 태풍으로 인해 스카우트들은 8일부터 12일까지 수도권 숙소에서 머물렀다. 나는 스카우트들이 수도권으로 숙소를 옮긴다는 소식을 뉴스로 듣고 단순히 스카우트들이 힘들겠구나 생각할 뿐 나와 관련될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스카우트들이 우리 학교인 ‘가톨릭대학교’로도 온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와 동시에 학교 게시판에 기숙사 입소를 도와줄 재학생 스태프를 구한다는 것을 보아 바로 지원하게 되었다.     



새벽 1시, 청소하시는 분들이 방 청소를 하는 모습

스카우트들이 우리 학교로 오기까지 험난한 과정들이 있었다. 내가 듣기로는 정부에서 기숙사 수용 인원을 물었고 학교 기숙사에서 답을 주자 학교로 몇 명이 간다면서 수용해라 통보식으로 연락을 했다고 한다. 무려 전날 밤에 말이다. 그렇게 우리 학교는 비상상황이 되었고, 스카우트들을 받기 위해 급하게 숙소를 준비했다. 남은 기숙사 방들을 확인하고, 학생들이 방학 때 머무르지 않은 방들을 급하게 청소를 했다. 청소하시는 분들께서는 새벽 2시 넘어서도 호실 청소를 하는 등 많은 고생을 하셨다고 한다.     


우리 학교에는 슬로베니아, 동티모르, 우간다, 네덜란드, 에티오피아, 미국에서 650명 정도 입소를 했다. 재학생 스태프인 우리들은 아침 9시부터 모여 매트리스 커버, 화장실 휴지 등 필요한 부품들을 호실에 두는 작업을 하고, 점심을 먹고 난 후 오후에는 학생들의 기숙사 입소를 진행했다.    

  

우리들은 물론 공무원분들도 지원 오셔서 햄버거와 간식들을 준비하는 등 다들 심기일전하며 스카우트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당일까지 우리 기숙사에 입소하는 나라와 인원수를 정확히 알지 못했고, 오후 6시까지라 예상했던 도착시간이 계속 미뤄져 다음날 새벽 12시까지 진행되었다. 650명 정도가 오는 대규모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몇 명이 오는지 알지 못하고, 오기로 예정했던 나라가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고,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기숙사에 도착한 후 기숙사 배정을 기다리는 스카우트들

그렇게 한참 후 스카우트들을 태운 버스가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해 그 후로는 쉴 틈 없이 일을 했다. 스카우트분들의 첫인상은 정말 착하고 친절하다였다. 친절하게 인사도 받아주고, 안내에도 잘 따라주고 예상보다 늦게 온 터라 다 식은 햄버거를 받았지만 불평하지 않고 맛있게 먹어주었다. 우리도 전날 밤 연락을 받은 터라 혼란스럽고 힘들었지만 스카우트분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10시간 동안 버스 안에서 제대로 된 식사도 없이 대기했다는 말을 듣고 다들 숙연해졌다. 그래도 다들 해맑게 웃고 친절하게 대해줘서 나까지 덩달아 행복해지고 힘이 났다. 우리 학교 총장님께서도 오셔서 학생들을 격려해 주시고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기숙사 입소를 마칠 수 있었다.     


기숙사 입소 안내를 하던 중 슬로베니아 리더분과 이야기를 잠깐 나눌 수 있었다. 리더분께서는 남자와 여자의 방을 구분하는 것이 우리 학교가 가톨릭이기에 구별하는 것인지 궁금해하셨다. 우리는 예로부터 남녀 방을 나누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에 처음에는 리더분의 말을 듣고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가톨릭이라기보다는 한국 문화가 남녀가 같은 방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을 드리니 리더분께서 우리들은 남녀가 같은 방을 쓰고 같이 잔다면서 문화권의 차이가 이렇게 드러난다면서 서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들 숙소에 들어가고 나도 내가 사는 기숙사 방으로 돌아가던 중 네덜란드 리더분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리더분께서 숙소 화장실이 새만금만큼 더럽다 하셨다. 물론 나쁜 의도는 없었지만 우리 학교 직원분들과 학생들이 열심히 청소했는데 더럽다는 말을 들으니 많이 슬펐다. 그리고 스카우트들이 베개와 이불이 있는지 학교에 물어보았는데 우리 기숙사는 개별 지참이라 제공해 줄 수 없어서 괜히 미안했다.     


또 웃기지만 슬픈 실수가 있었다. 학교에서 기숙사 안에서는 신발을 벗고 생활해달라라며 방송을 했었는데 스카우트 친구가 기숙사 건물 전체라 생각해서 로비까지 맨발로 나왔다. 처음에는 신발이 젖어서 맨발로 나왔나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건물 전체로 오해했을 수 있다 생각이 들었고 당황스럽지만 귀엽게 느껴졌다.     


그렇게 기진맥진한 상태로 기숙사로 들어가 잠을 자고 다음날이 되었다. 둘째 날은 혼란 그 자체였다. 우선 학교 게시판 공고에는 통역사가 있기에 영어를 쓸 일이 별로 없다 되어있었는데 통역 일을 학생들이 다 했다. 나는 통역사분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내가 못 본 것 일 수도 있지만 650명을 수용하는 곳에서 많은 곳을 돌아다닌 내가 통역사를 한 명도 보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인력이 부족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공무원분들이 지원을 오셨지만 매일매일 다른 분들이 정말 당일 바로 투입이 된 거라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세 번째로 하루만 한다고 공고에 쓰여있지만 다음날 오전 근무에서 오후 근무가 당일 생기는 등 기약 없이 일들이 늘어났다. 분명 기숙사 입소를 돕는 스태프를 지원했는데 어느새 공무원 분과 함께 버스에 타 인솔을 하며 외국인들에게 영어로 일정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일을 하면서도 지금 이 상황이 체계가 안 잡혀있고 아무것도 되어있지 않는다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공무원분들이 오시면서 그래도 학생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놓였는데 나와 똑같이 내일 일정도 모르시고 오히려 어떤 부분에서는 내가 아는 것이 더 많아 조금 충격이었다. 심지어 공무원분들께서 우리를 통역 담당 학생이라고 생각하셨고, 대부분의 영어를 우리가 말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 중인 스카우트들

오전에는 학교에서 자체 공연을 하고, 오후에는 부천만화박물관을 가는 일정이었다. 박물관을 가는 버스 앞에서 재학생 스태프들이 탈 버스를 급하게 소리 지르면서 배정하고, 박물관에 가서 관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여서 회의를 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사실 스카우트들이 우리 학교로 오고 난 후 당황스러운 일들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흔치 않은 경험이라 생각하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정말 급하게 상황이 진행되었고, 아무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의 일이 끝나면 또 다른 일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다들 상황을 해결하기에 급급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분들 덕분에 2일 차도 끝이 났다.      


3일차는 오전에는 영화관에서 영화 ‘엘리멘탈’을 보고 오후에는 워터파크에 갔다.

이때 나는 기숙사 안내 담당이라 직접 인솔하지는 않았지만 다들 고생이 많았다. 나의 일은 기숙사 안내 데스크에서 방의 불편사항과 질문 등을 받고, 세탁 카드 발급과 다른 기숙사 업무들을 했다. 샤워기가 부서져서 당혹해 보이는 얼굴로 데스크로 오시고, 와이파이가 안되는 경우도 있었고, 방 문이 안 열리고, 세면대도 부서지는 등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다들 친절하게 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자리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스카우트들

4일차에는 오전에 부천아트센터에 가서 부천시립합창단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오후에는 폐영식과 콘서트를 보러 이동했다. 나는 처음에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간다는 것을 듣고 그래도 한국에서의 마지막 날인데 조금 더 한국적인 활동을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네덜란드 리더분이 말씀하시길 네덜란드에서는 이런 공연을 보는 게 한국보다 돈이 배로 들어 공연을 보는 기회가 흔치 않은데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흔치 않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공연도 한국 노래도 적절히 넣고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주제가와 영화 OST를 부르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되어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이었다.     



식사 배급 중인 봉사자분들

스카우트분들이 오고 나서 첫 식사는 포크가 모자라서 숟가락으로 퍼먹고, 식사도 부족해서 급하게 다른 메뉴로 바뀌는 등 갑작스럽게 온 스카우트를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대한적십자사, 한국자유총연맹 부천지사회 등 많은 자원봉사자분들의 도움으로 점점 안정적인 식사가 제공되었다. 특히 마지막 식사는 한국적인 음식과 거부감이 들지 않는 외국식 음식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게 잘 보였다. 스카우트들도 만족해하며 식사를 하는 게 보여 내가 다 뿌듯했다.     


밥을 먹고 난 후 폐영식과 콘서트를 보러 갔다. 우리 학교에서 콘서트장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가 걸렸다. 그런데 다 도착하고 나서 얼마 안 되는 거리가 주차를 하기 위해 1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그때는 너무 오래 걸려서 다들 지쳤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콘서트장에 4만 명이 모이고 버스만 1천440대가 모였다고 하니 나름 빨리 들어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주차를 하고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우리 버스가 주차한 곳에서 콘서트장까지 걸어서 20분 정도가 걸렸는데 가는 길에 경찰관분들이 교통통제를 해주시고 자원봉사자분들이 길 안내도 해주시고, 인사를 해주셔서 가는 길이 지겹지 않았다. 그리고 주민분들도 나와서 반갑게 인사를 해주시고 하이파이브도 해주셔서 스카우트분들에게 좋은 기억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뉴스에도 나왔던 ‘동성애는 죄다’라고 적고 학생들에게 말하는 할아버지도 우리가 가는 길에 있었는데 아무도 제지를 하지 않아서 속으로 ‘저거 제지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쉬웠다.  

   

콘서트장에서 우선 정말 많은 경찰관분들을 보았다. 살면서 볼 경찰들을 한 번에 다 본 느낌이었다. 평소에 보기 힘든 총을 멘 경찰 특공대분들도 봐서 엄청 신기하고 정말 큰 행사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그리고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콘서트장에 들어가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렸고, 사람이 많아 복잡해서 그런지 다른 구역에서 실신해 들것에 실려가는 것도 보았다.    

 

자리에 앉아 콘서트를 보고 있는 스카우트들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우리 버스 사람들 자리를 찾고, 우리 버스 사람들을 앉히는데 분명 자리가 배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자리가 모자라 우리 자리에 앉아있어서 우리도 다른 자리에 앉고 정말 혼란스러웠다. 어찌저찌 우리 사람들은 앉히고 저녁식사를 배분하기 위해 밥을 가지러 갔는데 밥이 없었다. 식사가 일반, 비건, 할랄 선택지가 있었는데 우리 구역에는 하나도 없었다. 우리 쪽에 사람이 많아서 밥이 다 떨어졌다 하는데 지정된 자리라 사람들이 이동할 리가 없는데 어떻게 우리 쪽에 사람이 몰릴 수가 있는가?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밥을 구하러 다른 구역으로 이동했지만 그곳에서도 밥이 없었고 계속 이동하다 4-5번째 구역으로 이동하자 우리 인원수만큼의 할랄과 비건 식사는 있어서 그거라도 받아서 나눠주었다. 그렇게 힘들게 얻은 밥이었지만 구성품이 부실했다. 과자, 빵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누가 보기에도 저녁식사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학교에서 따로 빵과 바나나, 젤리, 음료수 등을 담은 간식을 나누어 주었는데 간식이 더 식사라 생각될 정도였다.     


버스 주차가 오래 걸려서 우리 버스 사람들은 폐영식에서 아주 일부분만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초반에는 5시까지 콘서트장에 들어가지 못하면 폐영식이 끝날 때까지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도 있어서 사람들이 불안해하기도 했다. 폐영식을 시간 맞춰 진행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단순히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해결책을 제시한 것과 4만 명이나 들어오는 상황임에도 딜레이가 되는 것을 적절히 해결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리고 유명한 k-pop 가수들을 출연시켜 만반의 준비를 한 게 느껴졌던 콘서트에서는 네덜란드 리더분께서 네덜란드 스카우트들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k-pop이 많은 인기를 얻고 유명한 것은 맞지만 조금 더 k-pop을 모르는 사람들도 조금 더 배려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도중에 ‘팬텀싱어 4’에 우승을 한 ‘리베란테’라는 팀이 나왔는데 네덜란드에서는 아이돌보다 더욱 큰 호응을 얻었다. 유명한 아이돌도 좋지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가수들이 적었기에 아쉬울 따름이다.     


마지막 노래에 왜 ‘풍선’을 선택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방송에서는 사람들이 ‘풍선’ 노래를 다 같이 부르면서 객석에 거대 풍선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예쁘게 나오겠지만 정작 내가 있던 구역에서는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한국인들이 또 무대에서 노래 부르네 정도로만 보였다. 외국에서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한국 노래라던가 유명한 외국 노래를 마지막 곡을 했으면 마지막을 정말 다 같이 어울려 놀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콘서트가 끝난 후 폭죽을 터트렸는데 우리 쪽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뒤에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만 굉음처럼 들릴 뿐이었다. 네덜란드 리더분께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는지 이게 뭐 하는 거나면서 바보 같은 짓이라면서 화를 내셨다. 마지막 노래 ‘풍선’도 그렇고 폭죽도 그렇고 참가자들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방송에 예쁘게 보이고, 기사에 잘 나올만한 것들을 한 것 같아 아쉬웠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슬로베니아 스카우트 친구가 콘서트도 재밌었고, 자신은 한국에 잼버리 시작 8일 전에 먼저 도착해 흔들 다리도 가보고, 남이섬도 가보고, 2D 카페도 가봤다면서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다면서 사진을 보여주었다. 한국에는 쓰레기통이 별로 없는데 다들 집으로 챙겨가서 거리가 깨끗한 게 너무 충격이었다며 한국에서 느낀 신기했던 일도 말해주었다. 그리고 새만금의 해질녁 풍경과 입영식 공연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며 새만금에서 힘들긴 했지만 몹시 아름다웠다 말해주었다. 슬로베니아 스카우트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그래도 한국에 대해 아주 나쁜 인상만 남은 것은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했다. 다들 한국에서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의 수도권 학교 기숙사 스태프를 하면서 이런 큰 행사에 비록 작은 역할이지만 그 속에 있었다는 게 신기하고 영광이라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해본다는 게 흔치 않은 일이기에 좋은 경험이었다. 스카우트분들이 다들 착하고, 친절하셔서 일하느라 더 못 친해진 게 아쉬울 따름이다. 그리고 지원 오신 공무원분들과 소방관, 경찰관, 군인분들도 다들 힘드시지만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해 해주시고 항상 우리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스카우트가 탄 버스라는 이유로 길거리에서 손을 흔들어준 시민분들도 너무 감사했고, 어딜 가든 동병상련으로 고생한다면서 더 챙겨주고 살갑게 대해준 것도 너무 감사했다. 기업이나 다른 곳에서도 이번 행사에 지원을 많이 했는데 국민들이 다 같이 위기 상황에서 으쌰 으쌰 하며 힘을 모아 해결해 가는 모습이 과거 IMF 시기 금 모으기 운동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신기했고, 내가 그 안에서 함께하고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내가 다 뿌듯하고 보람찼다.     


그렇지만 직접 현장에 있으면서 정말 대책이 없었다는 것을 느꼈다. 작은 업무를 맡은 스태프 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업무 시간과 일정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등 들쑥날쑥 혼란한 상황이 계속되었고, 학교 기숙사로 스카우트들을 입소시키는 것이 거의 통보에 전날 저녁에 알려주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외에도 하루하루 새롭게 맨땅에 헤딩하듯이 대책 없이 일정이 이루어졌다는 게 학생의 입장에서도 느껴졌다. 정부 일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부실한 점이 많이 보였다.   

   

어쩌다보니 학교 건물에 있는 무인편의점에 전날 밤 학교에서 간식꾸러미 680개를 준비해달라 요청한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만큼 일정이 급박하고 절박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당시에 직원이 3명뿐이었는데 680개의 간식꾸러미를 수작업으로 24시간도 안남은 시점에서 만들어라 한다는 것이 제3자인 내가 봐도 조금 당혹스럽게 느껴졌다. 얼마나 학교에서도 별다른 대책이 없이 긴급상황으로 돌아가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모두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긴박하게 상황을 맞이했지만 그래도 다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나름 성공적으로 일을 진행했다고 생각한다. 비록 100퍼센트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게 느껴졌고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갔다. 이번 일은 누구를 탓하기보다 더 큰 문제 없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먼저 드리고 싶다. 우선 열심히 일 한 우리 학교 재학생 스태프분들, 지원 오신 공무원분들, 경찰관, 소방관, 군인분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자원봉사자분들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기에는 적혀있지 않지만 많은 힘이 되어주신 분들 다들 너무 감사합니다. 많이 힘드셨죠. 덕분에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스카우트분들이 가톨릭대학교 기숙사에 남긴 편지들


사진 출처: 직접 촬영 및 지인 사진

             가톨릭대학교 공식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lovecuk?igshid=MzRlODBiNWF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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