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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민주 Jul 03. 2024

한국의 높은 청년층 자살률

[한국심리학신문=노민주 ]


한국의 사회적 이슈: 높은 자살률, 그리고 청년들의 죽음



한국의 사회적 이슈 중 한 가지를 나열하다 보면 저출산, 고령화 등 많은 내용이 나오지만, 다른 이슈들과 함께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있다. 바로 높은 자살률이다. 한국은 지난 2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자살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간으로 따지면 39분마다 한 명씩, 하루 평균 36.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이다. OECD 평균 자살률은 10만 명당 10.6명 수준인 데 반해 한국의 평균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25.2명 수준으로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통계청의 최근 5년간 고의적 자해(자살) 자료에 나온 자세한 수치로 알아보자면 2020년 자살자 수는 1만 3,195명으로, 연평균 1.2% 늘어 지난해 1만 3,661명에 달했다. 작년(2023) 자살자 수만 살펴보면, 1년 전(1만 2,906명)보다 5.8% 증가했다.

 

그중 나는 청년층의 높은 자살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021년 청년 자살률은 24.2명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하였으며, 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 청년(20~34세)의 자살률이 23.0명으로 평균보다 2.1배 높아 1위를 차지하고 있다(보건복지부, 2023). 한국 20대 청년층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청년층의 높은 자살률은 한국의 사회적 이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살, 그리고 원인


자살이란 ‘행위자가 자신의 죽음을 초래할 의도를 가지고 자신의 생명을 끊는 행위’이다. 자살의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우울증, 조울증, 불안장애 등의 정신질환으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 대인관계 문제, 스트레스와 압박, 알코올과 약물 남용, 자아정체성 문제 등이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문화에 따른 자기개념’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독립적 자아이며 자신만의 성공을 위한 성취동기를 가지고 있는 서구문화의 자기개념과 달리,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 문화는 상호의존적 자아이며 집단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취동기를 가지고 있다. 항상 집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달려왔기에 이후의 삶에서 느낀 강한 회의감과 우울감이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비교는 불행의 시작


‘사회 비교 이론’도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회 비교 이론은 ‘사람들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의 능력과 태도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사회 비교 이론은 상향 비교와 하양 비교로 나뉜다. 상향 비교는 특정 특질 또는 능력 면에서 우리보다 나은 사람들과 비교하는 일이고, 하양 비교는 특정 특질이나 능력 면에서 우리보다 못한 사람을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일이다. 사회 비교 이론 중 상향 비교는 열등감과 불리함을 느끼게 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상대적 박탈감’이란 준거집단과의 비교를 통해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사회 현실과 기대 사이의 괴리로 개인이 느끼는 분노와 불만을 뜻한다(Crosby). 상대적 박탈감은 긴장, 분노, 불안과 같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해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고립되게 만든다. 상대적 박탈감의 결과인 사회적 고립으로 인해 외로움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악화하며,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회 비교 이론 중 상향 비교로 형성된 사회적 박탈감이 자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 외로움을 매개로 자살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오늘날 청년층을 갉아 먹는 상대적 박탈감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경험이 부족해 사회경제적 대응이 취약하기 때문에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 수준이 높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온라인에서도 비교와 경쟁에 민감해져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하기 쉬워 상대적 박탈감이 주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취약하다.

 

오늘날 한국의 청년층은 높은 대학 진학률과 저성장·고실업 사회구조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부모의 경제력이나 소득수준 즉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진학, 취업, 결혼과 같은 과업의 기회, 과정, 결과가 달라지는 세습 사회를 마주하며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런 불안정하고 불평등한 환경 속에서 한국의 청년층은 자신보다 우월하거나 우위에 있는 대상과 비교하며 자신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와 함께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와 물질주의적 가치관 그리고 SNS와 미디어에 등장하는 완벽해 보이는 사람들을 통한 사회 비교는 청년층을 사회에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게 하고, 타인과 비교하여 자신이 열등하다고 인식하며 높은 박탈감을 경험하게 하며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지지’


한국 사회에서 사회 비교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하는 청년층들의 자살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회적 고립을 감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고립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1인 가구도 포함된다. 1인 가구는 취약성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외로움, 사회적 고립, 자살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와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청년층 1인 가구가 점차 증가하기에 청년층의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정신적 건강 문제의 증가율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사회적 고립과 자살 위험성은 취창업을 준비하거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 집단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실업이나 고용 불안정성이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주어 사회적 고립과 자살 위험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고립을 감소하는 방법으로는 ‘사회적지지’가 있다. 가족, 친구, 동료, 전문가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사회적 지지가 어느 정도 높여진다면 사회적으로 고립되더라도 자살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는다. 적절한 사회적 지지가 제공된다면 사회적 고립이 높더라도 자살 위험성이 낮아질 수 있기에, 사회적으로 고립된 청년들의 자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지지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하는 청년층의 자살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공정한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지만, 사회적 고립도 감소시켜야 하며, 이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청년을 둘러싼 적절한 사회적 지지가 중요하고, 사회적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공정한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올해(2024) 총 자살예방예산은 549억 원이다. 549억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해외의 자살예방예산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에 속한다. 역설적으로 자살예방예산이 많지 않은 상황임에도 예산은 적재적소에 쓰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위원의 말에 의하면 ‘예산이 많지 않아 상담사들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다시피 해 자원봉사에 의지’하고, ‘이에 비해 상담 건수는 과도하게 많은’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를 개최하고 정신건강 정책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10년 안에 자살률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내린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자살예방예산을 늘려 상담 체계가 원활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하고, 대교 난간을 높이는 등의 임시적인 방편도 좋지만 ‘사회 비교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자살 위험성에 주는 영향’,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방안’ 등의 연구를 지원해,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현실적인 정책과 함께 다양한 자살 예방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

 

 

 

출처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405160010

https://www.yna.co.kr/view/AKR20210928073600002

김정선. "청년의 상대적 박탈감과 고립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중앙대학교 대학원, 2024. 서울

Elliot aronson 외. (2022). 사회심리학. 미국:시그마프레스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8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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