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크로스> 엄청난 비호 후기
영화 <크로스>를 봤다! 평소 유행에 매우 뒤처지는 사람이기에 이번에는 뒤처질 수 없다면서 공개되자마자 바로 넷플릭스로 보게 되었다. 영화 <크로스>는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과 배우 ‘염정아’가 합을 맞춘 액션 코미디 영화이다. 8월 14일 기준 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에도 오르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굉장히 아쉬웠다.
우선 엄청나게 특출난 플롯이 아니면 사람들이 감흥이 없는 것이 ‘액션+유머’ 주제이다. 더군다나 ‘신분을 세탁하고 조용하게 살던 전직 요원이 어떠한 이유로 다시 총을 잡게 된다’라는 주제는 웬만한 경우의 수가 다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말 하나의 오차도 없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주제에다가 특별하게 눈을 사로잡을 액션신도 없었다.
그렇다고 스토리를 잘 만든 것도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느낀 점은 ‘유튜브에서 옛날 드라마 2시간 요약본 본 것 같다.’였다. 스토리가 뚝뚝 끊기고 불친절했다. 이해는 다 되지만 뭔가 많이 빠지고 아쉬웠다. 그리고 올드했다. 특히 불륜의 흔적을 잡기 위해 미선(염정아 님)이 “음 각 잡힌 옷 역시 주부 9단”이라 말할 때는 진짜 방금 공개된 영화가 아니라 10년은 더 된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보는 것 같았다.
유머 코드도 처참했다. 재미없는 탈룰라 개그를 미적지근하게 반복하고, 마지막에 최종 기지로 진입할 때 나오는 노래는 정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오글거리고 상황에 맞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캐치프레이즈 같은 “나 아시아 넘버 투야”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뜬금없이 나온다. 심지어 서사도 쌓이지 않은 상태로 남발하다 보니 거부감만 더했다. 영화가 끝난 후 쿠키 영상도 나름 웃음을 주려 했지만 무미건조했다.
개봉일이 몇 번이나 미뤄지다 극장이 아니라 비교 대상과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관객이 있는 넷플릭스에서 바로 개봉을 한 것이 영화의 이미지에 타격이 컸다. 그리고 극장의 사운드 빵빵하고 큰 화면에서 화려하고 시원한 액션을 보여주지 못하기에 더욱 스토리, 주제에 대한 아쉬운 점이 잘 드러나게 되었다. 명절 연휴 가족 단위 관객들을 타겟팅한 정말 정형적인 영화였다. 이 점이 나에게는 큰 불호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