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JU IFF 데일리] 영화 <방문자> 리뷰

오락가락 날씨처럼 음미하는 과거의 잔상

by 맹글다
321257990161.webp

Synopsis

30세의 다니엘리우스는 부모의 아파트를 팔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의 방문은 예상보다 길어지고, 서둘러 떠날 곳도 없는 그는 이제는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을 마을과 사람들을 마주하고 다시 관계를 맺어 보려 한다.


감독

비타우타스 카트쿠스Vytautas KATKUS


출연

Darius ŠILĖNAS, Arvydas DAPŠYS, Vismantė RUZGAITĖ


국제경쟁 부문의 <방문자>는 칸 영화제 수상 경력의 리투아니아 출신 촬영감독 비타우타스 카트쿠스의 장편 데뷔작이다. 부모님의 집을 팔기 위해 고향 리투아니아로 돌아온 주인공 다니엘리우스가 과거, 그리고 아버지의 잔상을 떠올리는 과정을 담았다. 극적인 서사 대신 시각적인 분위기와 공감각적인 연출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아주 화창한 여름날부터 천둥번개가 치는 폭풍우까지 날씨의 변화에 따라 명상적인 흐름으로 흘러가는 서사에도 주목할 만하다.


비록 촬영감독이 만든 영화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지만, 직접 촬영을 맡은 만큼 롱테이크나 뒤집어진 카메라 앵글 등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미가 돋보인다. 그중에서도 인물과 인물 사이의 직선적인 관계보다 그들이 존재하는 공간, 즉 환경에 맞춘 카메라 포커싱은 이 영화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속에서 우리는 화면에 비치는 인물의 단면적인 모습만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환경이 제공하는 복합적이고 횡단적인 정보들을 얻고, 카메라 속에서 인물이 사라지거나 나무에 가려 표정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도 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영화 전반에 사용된 16mm 필름은 특유의 빈티지한 감성을 더하는 것은 물론, 빛 속에 담긴 마을의 아름다움을 한층 몽환적으로 극대화한다.


영화 속 모든 촬영은 리투아니아의 작은 리조트 마을 한 곳에서 진행되었다. 영화를 위해 무언가를 새로 꾸며내기보다, 마을의 본 모습을 따라 캐릭터의 설정이나 장소를 유연하게 바꿔가며 장소의 진실성에 무게를 두었다. 이야기 또한 감독과 주변 지인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되었고, 비전문 배우들이 직접 자기 자신을 연기하기도 하며 즉흥적인 분위기 속에서 촬영되었다. 이러한 진실과 환상,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혼재된 독특한 지점에 위치한 영화 <방문자>는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거짓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감독 자신이 가진 기억에 대한 생각을 담담히 묘사한다.


거대한 파도 소리와 같은 대자연에 압도당하다가도, 때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노래와 안무가 등장하며 <쉘부르의 우산> 속 한 장면 같은 낭만을 선사하고, 집을 떠나기 전 주방 환풍기, 수도꼭지, 창문 등 집안 곳곳에 인사를 건네는 엉뚱함을 보여주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마치 주인공이 쉼 없이 먹는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고 부드럽지만, 사르르 녹아 금세 사라져 아쉬움을 남긴다. 차가움과 달콤함 속 종잡을 수 없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분명 당신에게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찾을 보물일 것이다.



Schedule

2026.5.2 13:30 CGV 전주고사 7관 상영코드 329

2026.5.3 21:30 CGV 전주고사 7관 상영코드 474

2026.5.5 21:00 CGV 전주고사 7관 상영코드 666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2026.4.29 ~2026.5.8



작가의 이전글[JEONJU IFF 데일리] 영화 <리-크리에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