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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해Jung Nov 26. 2022

사랑의 독서대2

비생산적인 쾌감


















독서대의 적절한 크기, 기울기와 간격을 찾느라 오래 걸렸다. 적절한 기울기와 간격은 실물을 만들어봐야 아는 것이어서 샘플을 만들고 고민하고 다시 만들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세상에 없던 걸 만드는 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

독서대 개발이 대단한 일이어서 오래 걸렸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런 독서대를 개발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개발 자체가 아닌 매일 해야만 하는 루틴 한 업무와, 별안간 찾아오는 처리해야 할 일을 처리하고 남은 시간에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의 독서대 몇 개 기부한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독서대 아이템이 사업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나는 미루고 미루다 더 미룰 이유가 떠오르지 않을 때가 되면 독서대 샘플을 수정해왔다.

어떤 때는 하도 오래 신경을 쓰지 않아서 나 스스로도 개발을 그만둔 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대단한 아이디어도 아니고 사업성도 없는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 이것은 사업성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성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묘한 쾌감을 유발한다. 오늘도 나는 그 묘한 쾌감에 홀려 또다시 독서대 개발에 불굴의 투혼을 남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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