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점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가구점 차려본 사람만 아는
저 언덕 아래 건물을 짓고 가구점을 차리면 되겠다 생각할 수 있는 건, 가구점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서 가구점을 하던 나였으니까 가능한 생각이겠다. 건물을 짓는 동안 지나가는 주민에게 '여기 뭐 들어와요?'라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내가 '가구점이요'라고 답하면 아,라는 다소 모호한 반응이 돌아왔다. 아마도 반신반의, 농반진반, 혹은 무관심 아니었겠나 싶다.
몇 달 후 이 자리에는 진.짜.로. 가구점이 들어섰는데, 나는 그때 물어본 사람의 반응을 확인할 길이 없어 답답했다. 대신 그 반응을 상상하며 묘한 쾌감에 빠졌다. 가구점이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가구점 차리는 게 전문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묘한 쾌감이 있다. 그런 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