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생각하는 시선

by 한재민


해외에서 머무는 스케줄이 있을 때면, 숙소 주변을 걸어 다니며 사진 찍거나 숙소 내 헬스장에서 운동하며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특히나 운동 같은 경우엔 스스로 약속하지 않으면 실천하지 어렵기 때문에, 때로는 방에서만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렇기에 더 예민하게 운동하고자 노력한 적도 있다. 퇴근 후, 호텔 방에 짐을 풀고 바로 운동하러 간 적도 있고, 시간이 애매하면 잠들기 1시간 전이라도 최대한 다녀오려 한다.


대부분의 헬스장에는 큼지막한 거울들이 적게는 한쪽, 많게는 세 쪽 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래서 운동하는 도중에 자연스럽게 거울을 보게 된다. 힘찬 숨을 들이마시며 기구를 보고, 숨을 뱉어내며 정면의 거울을 마주한다. 몇 차례 반복한 뒤, 자극으로 벅찰 때쯤 기구를 내려고 옆으로 돌면 옆모습이 보이는 거울을 발견한다. 이 정도로 거울이 많다. 시선이 많이 가는 곳이다 보니 대부분의 공지 문구 역시 거울에 위치시킨다.


어느 날은 괌 숙소에서 운동을 하던 도중, 거울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읽은 적이 있다. 운동기구를 조심히 다뤄달라, 사용 후에는 제자리에 놓아달라는 등의 내용이었고, 마지막 문장에 ‘your fitness center attendant’라고 적혀있었다. 이 문장은 잠깐이었지만 내가 무언가를 낯설게 느끼고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게 해 준 계기 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안내문을 찾아볼 수 있지만, 내가 알기로는 마지막에 헬스 트레이너 일동, 잘생긴 사장, 또는 브랜드 상호 정도가 적혀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달랐다. ‘Your’, 즉 '당신의 누구'라고 적힌 안내 문구는 우리들에게 얼마나 친근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는가. 당신은 내게, 나는 당신께 자연스레 존중을 표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관계를 이루고 있고, 당신은 나에게 하나밖에 없는 무언가 이다. 내가 어떤 이에게 '당신의 누구'라고 나를 소개한다면 정이 느껴지면서도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신의 작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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