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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재민 Jan 03. 2021

아빠가 말해줄게, 너의 엄마는

to. 엄마가 궁금할 꿈별이에게


꿈별아, 엄마는 연애를 시작했을 때부터 잠이 많았어. 그렇지 않아도 많이 자고 잘 자는 사람인데,

널 임신하고부터는 정말 자주 졸려하는 것 같아. 평소보다 졸린데도 일 때문에 평소처럼 잘 때도 있고 걱정 없이 오랫동안 숙면할 때도 있고. 꿈별이 너도 뱃속에서 엄마가 잘 때 같이 자고 일어나면 같이 일어나려나?

 

너의 엄마는 붙임성이 좋고 사람들이랑 이야기할 때 반응을 잘해줘. 본인 스스로는 낯을 가리는 편이라 종종 어색해하는 모습이 티가 날까 봐 걱정하는데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확실히 알고 싶어서 성격 테스트를 해보면 꼬박꼬박 외향적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해. 엄마도 외형적이라는 말에 슬슬 인정하고 있어. 낯을 가리는 것도 일부 사실이지만.


또 엄마는 배우는 걸 좋아해. 새로운 걸 알아가는 게 정말 즐겁나 봐. 잘하지 못해도 무엇이든 시작해보고 정보를 찾아보고 일정 궤도까지 도전을 이어가는 사람이야. 꿈별이를 출산하고 나서의 삶에 대해 열심히 준비하고 고민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꿈별'이라고 태명을 지은 것처럼 엄마는 꿈이 많아. 조심성이 많은 아빠와 다른 엄마의 성격 덕분에 아빠 인생이 다채로워졌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잘 살아가고 있다는 기분이랄까. 아마 엄마는 꿈별이도 많은 걸 직접 도전하고 경험해볼 수 있도록 응원해줄 거야. 엄마를 닮아 톡톡 튀고, 꿈이 많았으면 해. 아빠도 곁에서 지지해줄게. 우리 가족은 차근차근 원하는 삶을 살면서 좋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될 거야.

다시 말해, 그런 모습을 닮아 행복한 삶을 목표로 한 긍정적이고 꿈 많은 꿈별이가 됐으면 좋겠어.



엄마는 틈틈이 맛있는 간식으로 기분 전환을 하곤 하는데

스스로 최대한 건강한 간식에 대해 알아보고, 적정량보다 조금씩 먹으면서 잘 조절하고 있어.

그리고 노트에 필기해서 일정이나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조금씩 글이 늘어나더니 요즘은 일기도 꾸준히 쓰고 있어. 꿈별이가 찾아오고부터 엄마는 여러 방면에서 생각이 많아진 것 같아. 아빠는 엄마가 글을 정말 정말 담백하게 잘 쓴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은 많이 부족하다고 말하더라. 네가 얼른 글도 배워서 엄마 글 좀 읽어봐 줘. 그리고 좀 알려드려 너무 좋다고!


저번 주부터 엄마가 말하기를 ,

꿈별이가 배를 자꾸 툭툭 찌른다고 하더라.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데.

그래서가 아빠는 엄마한테 말도 한 번 걸어보라고 했더니 이미 걸었데. 꽤 자주.

'일하다가도 중간중간에 툭툭 치는 꿈별이한테 요기 쳤어요?'라고 하더라.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기고 사랑스럽던지. 엄마는 꿈별이가 정말 보고 싶고 궁금한가 봐.


아빠는 임신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엄마는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어. 그게 참 미안하면서도 고마워. 세상은 임신을 한 엄마들에게 해줄 말이 수없이 많은 것 같은데, 임신한 아내를 둔 아빠들에게 전해줄 말은 달랑 옆에서 잘 챙겨주란 말 밖에 없는 것 같아. 그래서 더 어렵고 곤란해. 잘할 수 있을까, 잘하고 있는 걸까 스스로 묻고 답해가며 찾아가고 있을 뿐. 아빠가 세상에 해줄 말을 생각해봐야겠어. 지금보다 더 알아보고 노력해갈게. 그러다 보면 너도 아빠의 어떤 점을 닮고 싶어 지겠지?  


from.

2020 11 1/ 18 3 5개월 / 엄마도 꿈별이도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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