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한 시선
시선展 입구
내 시선은 필름 카메라의 도움을 받아 풍성해졌다. 그냥 바라보던 것을 마음을 다해 바라보게 되었고, 좋아하는 것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필름과 연을 맺기 전에 내가 지녔던 시선이 단순히 ‘바라보다’라는 의미로 가득했다면, 이후의 시선에서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여 바라보고자 하는지, 어떤 시선 속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시선을 넓혀갈지 등등의 의미로 깊고 넓어졌다.
하늘을 좋아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늘이 좋으면 반대로 내가 서 있는 지면에는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구름을 좋아한 적이 있을 것이다. 구름이 좋다면 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들은 걸리적거릴 것이다. 바다는 좋지만 파랗지 않거나 어두운 바다에는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여름의 열정적인 푸릇푸릇함과 봄가을의 선선하고 알록달록함, 겨울의 차가운 듯 도톰함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밖의 특징이나 시간은 그저 바라보고 지나치고 바라보고 지나치고를 반복하며 흘려보내는 일련의 시각 행위에 그칠 뿐이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아쉽겠는가. 나는 어느 날부턴가 나만의 시선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비로소 흘려보내는 시선의 아쉬움을 알게 되었으며, 하나하나 좋아하고 추억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하늘이 참 좋았다. 우리 동네에서부터 여행지나 비행으로 방문하는 국가에서까지 모든 장소에서 그것들에 시선을 빼앗겼다. 사실 시선을 빼앗겼다기보다 찾아 나섰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하고, 그러한 것들을 바라보며 행복했다. 내가 앞서 말한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의 의미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의미가 함께 담겨있다. 나는 주로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그대로의 사랑을 느끼고 배웠다. 서로에게 보내는 눈빛은 어떤 석양보다도 뜨거운 색을 띠며 찬란했고, 살짝살짝 흔들며 걸어가는 깍지 낀 손은 내가 바라보는 장소가 사랑의 본고장인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나의 이상형이 만들어지는 것에 큰 도움을 주었다.
자, 이제 ‘간직한 시선’에서 나의 첫 전시회가 열린다. 작지만 휴대성이 뛰어날 것으로 믿는 이 작은 공간에서 사진전을 개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누구나 언제든 들어와 편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본 시선과 내일 볼 시선은 또 다르게 해석될 것이기에 매일 찾아와도 좋다. 내 나이 스물아홉, 소박한 꿈이 비로소 실현되는 순간이다. 이 책을 들고 있는 당신은 나의 첫 번째 관람객이니,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전시회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