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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재민 Jul 06. 2019

우리 하이파이브할까요


 안녕하세요. 우리 우선 하이파이브 한 번하고 시작할까요?


짝!!!


 반가워요. 조금 놀라셨을 거예요. 사실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한 이유가 있어요. 혼자일 때는 박수를 쳐서 소리를 만들어내지만, 우리가 함께 있을 때는 서로의 하이파이브를 통해 소리를 만들어내잖아요? 네, '우리 서로 좋은 합을 맞춰 가보자'라는 의미를 담아서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참 유쾌하지 않아요? 언젠가 아내가 말했던 거예요. 결혼해서 살면 하이파이브처럼 잘 맞닿자고, 좋은 시너지를 만들고 살자며 말했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제가 생각하는 우리 부부의 모습과 꽤 잘 어울리는 것은 물론이에요. 보통은 단어의 본래 의미를 먼저 언급하고 우리가 투영한 의미를 말해주는 게 매끄러울 수 있겠으나, 여기서는 우리 부부 이야기가 중점이고 주관적으로 애정하고 있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었다는 점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래 하이파이브(high five)는 두 명의 사람이 동시에 한 손을 들어 상대의 손바닥을 마주치는 행위를 가리키며, 손뼉 맞장구라고도 불린다고 해요. 즉 쏜뼉맞장구는 저와 아내의 시너지, 함께 나아갈 꿈, 우리의 삶과 비슷하게 해석할 수 있어요.


 간단히 소개도 했으니, 우리 이야기를 시작하려 해요. 우리는 말이에요.

 동갑내기인 듯 연상연하인 부부입니다. 제가 요즘 시대에 혼란을 야기하는 빠른 년생이기 때문에 동갑이면서도 연상연하가 성립돼요. 저는 암묵적으로 오빠라 불렸습니다. 연상으로 자리 잡게 된 계기를 말하자면, 먼저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부터 이야기를 꺼내야겠네요.  

 2013년, 그 전년도에 군생활을 마치고 조용히 대학 생활을 하던 중에 친한 친구가 무언가를 추천해주었습니다. "대외활동 같은 거 해봐" 친구는 제 길을 알아서 찾아가는 스타일이었고, 저는 막연히 대학교만 통학하던 스타일이었어요. 제가 마케팅을 좋아하니까 마케팅 관련된 다양한 길을 찾아서 알려주었던 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추천이, 제 삶의 일부가 되어 흐르고 흘러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네요. 와 다시금 신기하네요. 어쨌거나 그렇게 시작한 대외활동에서 만났던 250명의 친구들 안에 우리 둘이 있었어요.

 

 바로 연애를 시작했겠구나 싶겠지만, 저희는 그 해에 두어 번 대화를 나눴을 뿐 그렇게 2년이 지나 2015년 8월에 우연히 마주하게 됐죠. 아마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운명이니 인연이니 하는 것이 이맘때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아내는 당시 모기업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있었고, 저는 항공사에 합격한 후 대기하는 기간이었죠. 아내가 일일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물론 저희는 연락처도 몰랐었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알게 됐었죠. 때마침 입사 대기를 하며 집에서 시간을 보냈던 제가 기꺼이 하고자 연락을 했고, 그렇게 다시 만나게 됐어요.

 아르바이트는 아내 지인이었던 몇몇 친구들과 함께 진행하게 되었는데, 일을 마치고 뒤풀이를 하자는 말이 나왔어요. 이게 또 기가 막혔던 게, 아내의 인턴계약 마지막 날이었던 겁니다. 웬만하면 술을 안마시기도 하고, 당시 운동하고 있던 저는 집에 가려다가 제가 좋아하는 광장시장에서의 육회를 제안하기에 고민 끝에 참석하게 되었어요.

 가게에서 우리는 마주 보고 앉았어요. 둘 다 아무 의도도 의미도 없었죠. 한참 동안 다 같이 육회에 청하를 마시며 수다를 나누는데 눈이 마주쳤어요. 뭔가 시원해졌어요. 8월이면 한여름인데, 에어컨 바람이 바로 뒤에서 나오는 것처럼 시원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이게 또 저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아내도 시원하게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다고 하네요. 네! 그날 이후로 우리 부부는 손뼉을 맞춰가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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