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화를 보고 있는 걸까?’
‘아, 어쩌면 내가 영화를 찍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떤 나라에서의 여행을 마친 마지막 날, 공항으로 발길을 돌리면 그곳의 모든 것이 아쉽도록 아름다워지곤 한다. 도쿄 여행을 마쳤던 2년 전 그날이 내겐 딱 그러했다. 나리타공항을 향하는 기차 안, 벙거지 모자를 쓴 어머님 한 분이 맞은편에 앉아있었다. 어머님은 꽤 오랫동안 옆으로 돌아앉아 뒤쪽에 있는 큰 창밖을 지그시 바라보고 계셨다. 건너편에 앉은 나는 그런 어머님과 큰 창을 포함하여 뒷배경 전체를 그저 말없이 바라보았다. 낯선 곳이라서 그랬을까. 창밖의 풍경이 바뀌는 순간순간마다 어머님의 계절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다가왔다.
스르르-
높은 건물들이 배경을 이룰 때면 그 어머님의 외로움이 느껴졌고, 초록빛 무성한 잔디밭을 지날 때면 어느새 흘러버린 세월이 생각났고, 노란 햇살에 반짝일 때면 행복했을 추억을 떠올렸다. 몇 정거장을 이동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찰나라도 이런 상상을 해볼 수 있었다는 것이 즐거웠다. 도쿄에서의 3일을 귀엽고도 특별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시선이었다. 아마도 이런 순간을 기억하는 한, 계속해서 떠나고 싶을 것이다. 이 같은 여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