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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성 기자 Jan 12. 2017

'피의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검 조사 나오다

고고한 한 마리의 '학' 같았다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이 12일 오전 9시 30분쯤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신분은 '피의자'다. 피의자란 경찰이나 검사 등의 수사기관으로부터 범죄의 의심을 받게 되어 수사를 받고 있는 자를 말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인터뷰를 위해 모은 마이크(사진=김미성 기자)

이재용 부회장의 얼굴을 담기 위한 취재진은 어마어마했다. 카메라 기자들은 자신의 그림에 누군가가 걸리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그림(영상)을 망치기 때문인데, 종종 취재 기자들이 질문을 하기 위해 소환자를 따라붙다 보면 소환자의 얼굴을 가려버려 카메라 기자들과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 


이 부회장을 기다리는 카메라, 사진 기자들(사진=김미성 기자)

오늘 역시 "비키세요!" "비키세요!"라는 카메라 기자들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올 정도로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이 부회장의 출석을 기다리는 사람은 취재진뿐만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이 부회장에게 할 말이 있어 온 사람부터 퇴진 행동 재벌 구속 특위 등 시민 단체도 있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자신의 뒤에 서있는 남성을 보며 흠칫 놀랐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저 때리시면 안 돼요"라는 말을 했다.  


오늘 이곳에 출석하는 이 부회장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 현수막 역시 꼬깃꼬깃했는데, 어제 구겨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슨 말이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재용이다!"란 소리가 터져 나왔다. 동시에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나왔고 드디어 이 부회장의 실물을 처음 보게 됐다. 


특검에서 취재를 하며 참 많은 소환자를 봤는데, 소환자들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조만간 정리할 예정)


이 부회장은 한 마디로 고고한 '학'같았다.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았고, 걸으며 고개를 숙이지도 않았으며 경직된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취재진이 따라붙으며 질문 세례를 퍼붓자 잠시 멈춘 이 부회장은 취재진에게 한 마디를 남겼다.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 들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특검의 이번 소환 조사는 이 부회장에게도 그리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외에 배임·횡령·위증 혐의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혐의 정리도 해볼까...)


언제 나오려나. 이 부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무슨 말을 할까. 또다시 국정조사 때와 같은 말을 할까. 이 부회장을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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