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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름없는스터디 Jul 02. 2017

마케팅, 내가 생각한 건 이게 아닌데?

#이름없는스터디 마케터가 말하는 크리에이티브R

오늘도 마케터는 울고싶읍니다

어디선가 어렴풋이 본 것 같기도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것. 기존의 문법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트렌디하고 반짝반짝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한 크리에이티브. 이 무슨 앞뒤가 다른 개혁보수같은 낯선 조합인가 싶지만 시대의 마케터들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요구받는 미션이 아닐까. 그놈의 크리에이티브가 뭐길래 우리를 이토록 괴롭히는 것인지 그 해답을 얻고자 우리가 선정한 도서는 바로 '크리에이티브R'이다.


혁신·창조·이노베이션·크리에이티브...그건 먹는 건가요?

크리에이티브R에서 저자는 혁신이란 '고객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와 깊은 이해를 통해 고객 삶의 질을 높이는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이 말인 즉슨 마케터는 물론 디자이너, 기획자, 개발자, 갓 창업한 CEO까지 혁신적 사고가 불필요한 사람이 없다는 뜻. 책은 혁신적 사고가 필요한 사람들이 진정한 이노베이터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의 정답을 4R 프로세스로 제안한다.


- Rapport(고객과의 공감대 형성하기)

- Read(고객의 행동에서 혁신의 단서 모으기)

- Re-Think(고객의 진짜 니즈 분석하기)

- Radical Create(고객이 감동하는 혁신 만들기)


위의 4R프로세스가 적용된 이노베이션 사례들을 촘촘히 읽고난 후에 모인 마케터들이 하나같이 입을모아 이야기한 후기가 있으니 바로 이거다.

보고있나 C레벨? 읽어주라 C레벨!

마케터 김가영 : 물고기는 물에서 살아야지 산에서 살 수 없다. 생산성의 황소와 창의적인 젖소가 따로 살아야하는 이유다. 성향이 완벽히 다른 둘의 차이를 이해해야하고, 서로 다른 일을 맡겨야한다. 하지만 임원들은 멀티플레어를 원한다. 생산성의 황소이면서 창의적인 젖소이길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이도저도 아닌 생산적이지도 창의적이지도 않은 일반 소가 되어버린다. 인재들을 일반소로 만들어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c레벨들이 이책을 읽어야하는 이유다.  


마케터 최한나 : 마케터의 고민 중 하나는 ‘좋은 방법’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과 ‘실제로 필요한’ 마케팅 사이의 간격이 아닐까 싶다. 그 간격이 느껴지고 한계가 생길 때,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기도 하고, 내부의 C 레벨들을 설득하기도 하지만 역부족일 때가 많다. 우리 이야기의 결론이 ‘사장님 친구금지’ 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 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세대와 시대, 트렌드에 맞는 옷을 입기 위해 애쓰는 내 곁에는 지인들의 한두마디에 넣고빼거나 얹고뒤집는 C레벨들의 결정이 빈번하다. 책에서도 언급하듯이 그래서 때로 고객의 선호보다는 임원의 취향에 맞는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 위해 애쓰기도 하고, 이미 결정된 사항에 단지 당위성을 주기 위한 무의미한 유도심문같은 리서치를 진행하기도 한다. C레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그 간격을 좁힐 고민을 함께 하면 좋겠다는 것. 누구누구의 말, 우리를 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외부의 전문가보다는 정말 이곳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마케터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것. 더 많이, 더 넓게, 더 좋게 우리를 알리는 것보다 먼저인 건, C레벨과 실무자들 사이의 소통과 공감이 아닐까 싶다. 결국 우리의 목적은 같으니 생각해보면 그리 어렵지만도 않은 일이 아닐까. 분명한 것은 오너의 지인보다는 우리가 만나는 실제 수요자들의 목소리가 우리에게는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역시, 애매한 반감이나 거부감 없이 겸손하게 모두에게 귀를 기울이는 마케터가, 그보다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마케터 이하나 : 윗분들께서 자주 말씀하시는 '내가 생각한 그림이 그 그림이 아닌데?'에 대한 대답이 모두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실무자는 문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조사하고 뒤지고 분석하고 서술해 보고하는데, 그 결과물에 대한 윗 분들의 반응은 ⓐ조사가 잘 못 된거 아닌가..? ⓑ내가 생각한 그림은 그게 아닌데? 두 가지쯤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 때 윗 분들에게 감히 실무자가 '아닙니다. 마켓이 그리는 그림은 그 그림이 맞습니다?'고 받아치기 어려우니, 실무자의 소망을 가득 담아, '제가 말씀드리기 전 먼저 깨달음을 얻으시고 실무자를 덜 힘들게 해주십사' 이 책을 추천드리는 바다. 이 책을 읽으시고 나면 아무래도 '생각하신 그림'과 '마켓이 그려주는 그림'이 덜 엇나갈 수 있지 않을까.   


마케터 최성실 : 어떤 일을 하든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다. 구성원들 사이의 소통 뿐 아니라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쓰는 유저들과의 소통까지도. 사실 업무를 하다보면 구성원들 사이의 소통에만 집중해서 소위 '우리끼리 생각한 얘기'들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될 때가 많았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아 라이트 유저의 입장을 내가 대변했을 때가 있었다. 그때는 내가 느끼는 불편함들을 개선하려 프로모션에 반영하기도 하고, 실제 이 프로모션에 참여한 유저들의 정성적인 얘기(주로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서비스 내 댓글에서 확인했다.)를 보며 개선점을 찾았다. 서비스에 대해 80%는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현재, 나는 그들의 반응을 전부 살피진 않는다. 그저 KPI에 맞는 높은 수치만을 위해 내 생각대로 유저들을 몰아가고 있기만 했을 뿐이었다. 기획하던 프로젝트들이 점점 잘된다면 회사 구성원들은 '어떻게' 만들어야 소비자(혹은 유저)을 유혹할 수 있는지 알게된다. 그렇지만 '무엇'을 만들어야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잘 되고 있기 때문에 깊게 고민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이렇게 잘 만들었고 요즘 시장에서 이게 뜬다는데 당연히 사람들이 좋아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왜 사람들이 그렇게 이것에 반응할까?'에 대한 고찰을 모두가 심도깊게 했을 때, 비로소 훨씬 좋은 아웃풋을 낸다는 걸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업무를 진행한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굉장히 궁금하다. 조직의 틀을 잡는 C레벨이 이 책을 읽음으로서 소비자의 마음을 어떻게 서비스와 상품에 그리고 구성원의 마음에 연결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마케터 유희숙 : '자세히, 오래 볼 때 예쁘다'는 나태주 시인의 시구와는 달리 마케팅은 지금 나의 브랜드, 회사, 일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바라보아야 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마케터, 그리고 C레벨의 경우 늘 우리의 제품과 시장 트렌드를 누구보다 먼저 파악하고 주변에도 이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고객의 진짜 니즈가 아니라 우리가 가정한 논리가 정답이라 생각하고 이를 정교화 하는데에 집중해, 정작 고객들의 필요와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진행되는 실수가 생길 때가 있다. 고객 리서치를 단순히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한다거나 담당 임원의 취향에 맞는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는 확증편향말이다. 철저히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겸손하게 들을 때 소비자가 원하는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지 않을까. 프로젝트를 좌우하는 C레벨이 이 책을 읽고, 임원진만의 생각이 아닌 소비자 친화적인 진정한 혁신을 이끌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현장에서 바라본 '정말 진짜 레알 대박 헐' 이노베이션 사례!

1) 지하철 무인 책 대여기 

마케터 양승오 : 서울대입구역에 설치된 무인 책대여기는 관악구청에서 실시한 창의적 정책사례로 간혹 소개되고 있다. 이 정책을 추진한 사람으로서 크리에이티브R에 좋은 사례로 소개되어 뿌듯하다. 관악구청을 지나는 지하철 역사는 2호선역 5개가 있다. 낙성대역, 서울대입구역, 봉천역, 신림역, 신대방역 이렇게 5개의 역에 모두 무인 책대여기가 있다. 특히, 바쁜 일상에서 가까운 도서관도 갈 수 없는 직장인에게 지하철에 설치된 책대여기는 인기가 많다.  

첫째, 관악구는 서울시 25개의 자치구 중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동네다. 서울의 산동네 난곡동, 봉천동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서울의 유명한 달동네였다. 그러다보니, 아직까지 관악구는 못사는 동네, 달동네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집값이 싸기 때문에 올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관악구민들에게 달동네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으로 "지식복지"를 만들었다. 관악구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가 있다. 또, 얼마전까지는 고시를 통해서 고위직 공무원,판사, 검사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지식복지는 당장 효과는 없지만, 미래의 아이들에게 밥보다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둘째, 관악구 인구 50만명의 큰 지치구 중에 하나다. 관악구는 강남, 구로 등이 인접해서 1인가구가 40% 정도되는 배드타운이다. 관악구는 도서관이 43개다. 지식복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5개였던 구립 도서관이 43개가 되었지만 매일 출근하기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많은 도서관은 빚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그들에게도 지식복지 혜택을 볼 수 있게 하자. 그로부터 시작된 것이 무인 책대여기였다. 관악구도서관 웹사이트에서 책 대여를 신청하고 원하는 지하철역사에 대출 신청을 하면 다음날 해당 대여기에 책을 가져다 놓고, 문자로 발송한 비밀번호로 책을 대출받고 반납도 가능하다.  

셋째로, 관악구 도서관은 걸어서 10분거리에 있다. 처음에 5개의 구립도서관에서 현재는 43개의 작은도서관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런나, 실제로 투입된 예산은 1개지을 예산인 약 30억 정도였다. 기존의 마을문고,새마을문고 등이 자치회관이나 주민센터 등에서 있었고 부실하게 운영되던 것을 리모델링하고, 구립 수준으로 도서관리시스템을 도입하니 제대로된 도서관으로 탈바꿈을 하게 되었다. 또한, 43개의 도서관이 하나의 전산망으로 연결하고 서로 책배달서비스를 실시하여 큰 도서관이 아니더라도 좋은 책을 배달해 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관악구는 43개의 도서관, 그리고 약 400여개의 독서동아리가 존재할 정도로 지식복지도시로 거듭났다. 최근에는 독서문화의 소프트웨어 확보를 위해 5인이상 독서동아리를 등록신청하면 연간 10만원의 동아리지원금도 주고 있다. 어른들이 책을 보는 만큼 학교의 아이들도 독서동아리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크리에이티브R에서 언급한 다양한 사례와 방법을 되집어 보면, 현장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특히 공공정책서비스는 현장과 수혜자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세금으로 집행하는 사업이라다 보니,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사업의 실효성보다 보여주기식을 추진되어서 낭비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책 입안자의 세심한 노력을 통해 세금의 낭비를 줄이고 더 많은 수혜자를 만들 수 있어며 만족감도 높일 수 있다.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2) 마을버스 '여성 안심 귀가' 서비스

마케터 김가영 : 일반 버스와 달리 마을버스는 마을의 곳곳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다. 그래서 일반버스 정류소완 달리 더 어둡고 무서운 곳들이 많다. 성북구에서 시작한 마을버스“여성 안심 귀가 서비스” 10시 이후엔 지정된 정류소가 아니더라도, 기사님께 요청하면 내릴 수 있다. 야근을 하는 지금에야 택시를 타고 귀가를 하면되지만,

학생시절엔 이 서비스가 말그대로 안심이 됐다. 여성 동행 스카우트 서비스가 있지만 낯선사람과 동행해야하고 사전에 신청해야 하는 서비스라 이용객은 일부다. 하지만 이 마을버스 서비스는 정류장과 정류장 사이에도 요청만하면 집과 더 가까운곳에서 내릴 수 있다. 훨씬 필요하고 자주 사용하게되는 서비스다. 


3)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마케터 이하나 : 꾸까(Kukka)도 이노베이션의 한 사례가 아닐까. 꽃을’ 특별한 날 누군가에게서 선물받는 것’이라는 프레임에서 ‘나를 위해 소비할 수 있는 것’으로 옮겼다는 자체가 이노베이션이란 생각이 든다. 겨우 10년전만 하더라도 스스로 꽃을 사고, 집에 꽃을 꽃아놓는 친구는 ‘여성스럽네~”라는 한 마디(어쩌면 “너는 좀 독특하구나. 꽃을 스스로 사다니?” 정도의 축약어?)로 정리되곤 했는데, 요즘에는 스스로를 위해 꽃을 배달시키는 것도, 꽃을 사는 것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일상적인 상황이 된 것 같다. 대중적으로 꽃이 ‘나를 위해 살 수 있는 것”이 된 것은 꾸까라는 서비스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그와 유사한 서비스들이 다량 론칭되면서 생겨난 상황이  아닐까. (물론 이것도 내가 2030세대라는 점과, 인터넷이 곧 일상인 세대이며, 주변에 신방과와 그와 유사한 전공을 가진 나름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로 둘러쌓여-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일 수도 있다..하지만 정말 약간의 변화는 있지않았을까...?)


4) 마케팅, 결국 '사람이 먼저'다!

마케터 최한나 : 지하철 무인 책 대여기,보행자도 탈 수 있는 전동 휠체어,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방문한 남자 리서치 직원의 행동은 책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사례들이다. 한가지를 골라 이야기 하려다 잘 생각해보니 일관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고민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예인 것 같다. 책 대여에 대한 고민 안에는 독서의 중요성,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포함되어 있다. 보행자도 탈 수 있는 전동 휠체어에는 함께 다니는 사람의 편의가,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방문한 남자 리서치 직원들의 철수는 여성의 불안한 마음에 대한 배려가 들어있다. 결국 이노베이션은 ‘사람’을 기억하는 것이다. 사람을 기억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한번 더 고민하는 것.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현재와 미래, 그 주변의 사람들까지 기억하는 삶으로, 이 일을 대하고 싶다. 


마케팅, 내가 생각한 건 이건데!

마케터 김가영 : 책을 읽고 나서 1)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나 스스로 창의적인 젖소인지, 생산하는 황소인지 생각해보게 됐다. 회사에선 생산적인 황소를 원하지만(생산적인 황소이면서 필요할 땐 창의적인 젖소가 되길 원하지만) 이상적으로 바라는 모습은 창의적인 젖소였다. 창의적인 젖소와 생산적인 황소는 공존하기 힘들구나. 나는 어느쪽인지 고민해봐야겠다. 2)팀원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팀장을 맡으며 팀원들을 매니징하고있다.  다양한 친구들과 일하면서 개개인의 장점이 극명하게 다르다는 걸 깨닫고 있는데, 확실히 이 두분류로 나눠진다. 창의적인 젖소와 생산적인 황소에게 적절한 일과 환경을 제공해줬는지 반성해보는 기회가 됐다. 3)고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내가 일하고 있는 sns 컨텐츠 마케팅, 우리의 타겟은 18-24여성들이다. 넘치는 컨텐츠의 시대에서 18-24의 눈길을 사로잡는 컨텐츠를 만드는것.하지만현실은그들과 점점 멀어진다.(나이든 감각이든 뭐든..ㅎ) 고객을 이해하고 (진짜) 고객을 만나고 그들의 니즈를 듣는게 제일 중요하구나. 고객의 “진짜 니즈”를 짐작해서 찾는게 아닌 그들을 만나서 찾아야겠구나. 하반기 전략 수립중인데 꼭 고객과 만나는 접점을 늘려야겠다 다짐했다.


마케터 이하나 : 실무에 첫발을 들이고, 많은 수의 신입이 (PR 업종에서) 생각하는 것이 “내가 생각한 일은 이게 아닌데? 이렇게 자잘한 일을 하러 온게 아닌데? 뭐야.. 일하는거 보니 크리에이티브는 1도 없어” 가 아닐까한다. 책을 읽고 나니, 결국 크리에이티브란 “일상에서 ‘왜’를 분석하는 지루한 작업 후, 발견된 불편함을 지루한 고민의 시간 후에 보다 좋게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일 처음 ‘직장인’으로 PR실무에 투입되었을 때 이 책을 봤더라면, 입사 후 한 몇 달간 위와 같은 생각을 하며 쓸데없이 시간을 소모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물론 그때의 시간이 부질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한창 체력소모도 컸던 그 시절(이라 해봤자 굉장히 가까운 시절이지만)에 내 멘탈을 조금이나마 더 챙겨줄 수 있지 않았을까.(그래서 결론은  C레벨로, 주니어도,시니어도 그냥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한 번 쯤은 꼭 읽어보면 좋겠다!)


마케터 최한나 : 나는 일과 삶을 대할 때, 사람과 방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이 일이 좋아서 어렵게 공부를 하고 직업으로 삼았지만, 실제로 마케터(라고 부르고 잡부라고 읽는다)의 명함을 가지고 살면서 더 깊어지는 고민 역시 사람과 방향이다. 나는 무슨일을 하는 사람인가,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무슨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답을 이 책을 읽으며 어렴풋이 찾기 시작 한 것 같다. 마케터는 기업과 소비자를 잇는 TV이기도 하고, 사회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다리 같기도 하다. 내가 하는 고민이 일을 벗어나 사람에게 집중되어, 따뜻하게, 정직하게, 진실하게. 소개하고 싶은 것을 소개하고, 발전시키고 싶은 것을 발전하게 하며,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것을 세상에 내놓을 때,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보며, 비슷한 꿈을 꾸는 마케터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케팅은 결국 마음을 얻는 일이다. 통신사와 빵집의 생일 축하 문자 하나에 감동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리 거창한 이벤트도 진심이 없으면 들킨다. 물론 성공적인 마케팅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공부하며 갖춰 나가야 하겠지만,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여전히 사람을 기억하는 일이다.


마케터 최성실 : 'Keep It Short and Simple' 현 직장에 와서 처음 프로모션이라는 걸 기획해봤다. 단순히 '아 뭐야- 이거 너무 짜친 이벤트네'라고 스쳐보냈던 것들이 누군가에겐 뼈를 깎는 고통(내겐 잠을 줄이는 고통)을 통해 나온 프로모션이었다는 걸 그 때 처음 알았다. 분명 누군가의 고통으로(?) 세상에 나온 프로모션이 왜 나에게는 와닿지 않았던 걸까. 이벤트 페이지를 구성하며 그 답을 찾았다. 나는 유저들에게 '이것도 알려주고 싶고 저것도 알려주고 싶고 온갖 좋은 건 다 알려주고 싶다'의 마인드로 방향성을 잡았고 그 결과 여느 이벤트 페이지와 다를 바 없이 알려주고 싶은 내용으로만 빼곡한 진부함만 남았다. 나는 내가 크리에이티브하지 못해서 이런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했고, 창의성을 높이는 법에 대한 내용들을 닥치는대로 찾아봤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이노베이션은 처음부터 없었던 걸 만드는 게 아니라 있는 것들 중 불필요한 것을 제거해 사용자들의 편리성을 높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머릿속이 명쾌해졌다. 밑줄을 잔뜩 그으며 읽었던 이 책을 다시 펼 때는 조금 더 유저친화적인 커뮤니케이터(이자 마케터)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케터 유희숙 :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소비자는 훨씬 더 똑똑하고 현명하다. 마케터는 소비자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의 불편을 공감하고, 마음을 얻는 일이라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나는 소비자의 니즈보다는 더 창의적인 기획으로, 더 반짝반짝하는 아이디어로 세상에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컸던 게 아닐까. 실제 소비자가 원하는, 사소하고 평범하게 보이지만 훨씬 더 중요한 '본질'을 놓치지 않도록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겠다. 사람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 사람 한사람의 행동을 보다 세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는 연습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생활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는데에 도움이 되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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