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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Oct 09. 2017

연남동 원데이 쿠킹클래스

아이러브한식 #외국인쿠킹클래스 #소규모쿠킹클래스

전 직장을 다니면서, 생각보다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추천할만한 투어 프로그램이나 쿠킹 클래스가 없다는 사실에 적잖게 놀랐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가 트립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그들의 식견에 놀랍기까지 했다.

이미 글로벌로 장악한 유저층에게 이제는 숙소가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까지 현지인처럼 느껴보라며 그들의 니즈에 꼭 맞는 상품을 들고 나온 그 현명함이란...


그래서 '아이러브한식' 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스토리텔링과 니즈에 깊이 공감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다. 한식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추천해달라는 해외 다큐멘터리 촬영 요청에 마땅한 후보를 추천해주지 못해 수박 겉핡기식으로 한식을 소개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물론 훌륭하신 후보분들이 많지만 그분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바쁘시고, 영어로 설명하시면서 촬영지를 챙겨가며 따라다니시기엔 힘드시니까)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소개하며, 한식을 외국인들에게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그 꿈을 응원하고 싶었다. 그렇게 외국인들이 트렌디한 한식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것이 초여름쯤이었다. 그 이후에 아이러브한식 스튜디오가 연남동에 문을 열었고, 9월부터 아이러브한식 연남동 스튜디오에서 평일 오전에는 외국인을 위한 제이디 셰프님의 한식 쿠킹클래스가 영어 지원이 가능한 스태프와 함께 진행되고,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오후에는 제이디 셰프님의 세계 요리 쿠킹 클래스가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원데이 쿠킹클래스 예약은 네이버 예약(링크)에서 진행이 가능하고,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한식 쿠킹 클래스 예약은 에어비앤비 트립(링크)과 Viz eat(링크)에서 가능하다.)



예전부터 엄마와 함께 제이디 셰프님의 쿠킹클래스를 들으면서 언젠가는 남자 친구와 함께 쿠킹클래스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연남동 아이러브한식 스튜디오의 남자 수강생 비율이 생각보다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추석 연휴가 시작된 토요일에 남자 친구와 함께 쿠킹클래스를 듣기 위해 연남동을 방문했다.



아이러브한식 스튜디오가 위치한 곳은 연남동과 연희동을 연결하는 굴다리 부근의 건물로, 직각으로 연결된 두 면이 전면 유리창이라 밖에서 보면 수정구슬 안의 아기자기한 장난감처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지나가던 사람들이 카페냐고 문의하거나, 3층에 위치한 요가 스튜디오에 요가를 배우러 온 사람들도 살짝 들려 무얼 하는 곳이냐 묻는다 하니 여타 쿠킹 클래스 스튜디오와는 다른 카페 같은 요요한 멋이 있는 곳이다. 내가 방문한 토요일 오후에는 햇빛이 스튜디오에 따스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남자 친구도 쿠킹클래스라고 해서 기존의 요리학원 같은 곳을 상상했다가 예쁜 카페 같은 공간에 방문해서인지 긴장이 조금 풀린 것처럼 보였다.



오늘 만들 메뉴에 대한 히스토리와 설명들을 수업 전에 들을 수 있다.
직접 필기하면서 수업을 듣는 것은 선택사항이지만, 생각보다 필기할 팁이 쏠쏠하다는 사실!


토요일 오후 5시에 시작된 쿠킹 클래스에는 우리 커플과 다른 커플, 총 4명으로 프라이빗하게 진행되었다. 우리가 오늘 만들어볼 메뉴는 버터밀크 팬케이크시나몬 오렌지 핫 초콜릿이었다. 그 전날인 금요일에는 10명의 수강생들이 몰려서 팬케이크를 굽고 반죽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오늘은 두 커플로 진행되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하시는 걸 보니, 날짜에 따라 인원수는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이 날 배울 메뉴 둘 다 남자 친구가 좋아하는 메뉴라 쿠킹 클래스를 신청하면서 수업을 받을 남자 친구의 반응이 궁금하기도 했다. 남자 친구는 첫 쿠킹 클래스라 처음에는 긴장한 것처럼 보였지만 제이디 셰프님의 시연을 보면서 빨리 해보고 싶어서 근질거리는 것 같았다. 아마 메뉴가 간단한 축에 속하기도 해서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

 

적극적으로 열심히 관찰하는 두 남자 수강생분들

제이디 셰프님의 원데이 쿠킹 클래스는 비교적 쉬운 난이도의 메뉴들을 선보인다. 쿠킹 클래스를 처음 듣는 수강생들도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메뉴와 강의 방법을 통해 요알못인 남자 친구도 나의 도움 없이 핫 초콜릿을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시연이 먼저 이루어지고, 각자 그룹으로 나뉘어 만들다 보면 제이디 셰프님이 다가와 도움을 주시기도 하고 조언을 해주신다. 특별한 데이트로 연남동 원데이 쿠킹클래스를 가볍게 추천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로의 솜씨에 감탄하며 알콩달콩하게 요리를 하다가,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는 셰프님이 주시는 약간의 어드바이스를 통해 함께 난제를 극복해나가는 그 과정에서 서로의 스킬 업을 눈으로 확인하는 동시에 서로가 가진 장점을 다시 확인하면서 더 애정이 업그레이드된다.


팬케이크 반죽을 다 만들고 나면, 후라이팬에 버터를 살짝 두른 후에 구워준다. 버터는 팬케이크가 구워지는 동안 흡수되어 팬케이크의 맛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적당한 때에 뒤집는 것도 스킬! 불 조절이 중요하다. 무조건 강불로 해서는 안되고 중약불에서 시간을 들여 굽는다.
물로 핫케이크를 굽는 방법과 버터로 굽는 두 가지 방법을 배우고 실습할 수 있다.


제이디 셰프님은 다양한 카페와 레스토랑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레스토랑과 카페 레시피를 알려주시기 때문에 중요 포인트를 시연에서 콕콕 찍어서 알려주신다. (책만 보면 배울 수 없는 실제 주방에서의 팁들을 전수해주신다.) 실제로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수업을 들으러 오시기도 하시고, 저번에는 조리학과 학생들이 단체로 신청해서 제이디 셰프님의 원데이 쿠킹클래스를 수강하기도 했다고 한다.


오렌지필 만드는 중
소소한 과정을 열심히 따라하는 남자친구를 보니, 잘 가르치면 곰탕도 끓이겠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정갈한 칼질... 어라 나보다 요리에 소질이 있을지도?!

서로에게 익숙해진 두 사람이 새로운 것을 함께 배우는 과정은 서로의 장점을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시간인 것 같다. 급한 마음에 뒤집다가 반으로 쪼개진 핫케이크를 보며 시무룩하고 있었는데, 그걸 본 남자 친구는 속상하면 한 장 더 구워도 된다며 (번갈아가며 굽고 있었다) 위로해주었다. 반죽도 여유가 있으니 천천히 해도 된다고 남자 친구에게 다음 차례를 넘겨주었지만 그런 소소한 배려가 고마웠다.

 

와인에 졸인 딸기를 신중하게 얹고 있는 남자친구


제이디 셰프님이 진행하는 쿠킹클래스의 남다른 점이라면, 테이블 웨어와 푸드 데코레이션이 트렌디하다는 것이 아닐까. 실제 현업에서 일하는 그 센스가 십분 발휘된 테이블 웨어와 플라워 디자인은 물론이고 실제로 맛과 밸런스를 고려하여 준비된 데코레이션 재료들은 상남자인 남자 친구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남자 친구는 호쾌하게 시럽만 뿌려 먹겠거니 하고 예상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남자 친구는 데코레이션에 엄청난 시간을 들였다. 셰프님이 만들어 둔 예시를 열심히 참고하면서 고민하는 그 모습에 남자 친구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만든 팬케이크 한 접시 그리고 핫쵸콜릿


연남동 아이러브한식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쿠킹클래스의 특별한 점을 세 가지를 꼽자면 아래와 같다.


1. 현업에서 사용되는 실제 레시피를 배울 수 있다.

2. 테이블 웨어와 플라워가 세팅된 쿠킹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수업이다.

3. 푸드 데코레이션 기술도 함께 배울 수 있다.



재료를 아끼지 않고, 다양한 노하우와 레시피 그리고 푸드 히스토리를 배우며 본인이 만든 플레이트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연남동의 쿠킹클래스. 외국인 친구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 함께 하기에도 좋고 특별한 날 친구들과 함께 까르르 웃으며 듣기에 좋은 곳인 것 같다. 제이디 셰프님이 테이블 웨어와 플라워 장식을 그 날 배우는 메뉴에 따라 매번 바꾸시기 때문에 메뉴에 따라 바뀌는 스튜디오의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기는 데에도 적격일 듯하다. 트렌디한 쿠킹클래스를 찾았다면, 그리고 외국인 친구에게 남다른 퀄리티의 한식 쿠킹 클래스를 알려주고 싶다면 아이러브한식 홈페이지와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원데이 쿠킹클래스 예약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한식 쿠킹 클래스 예약


에어비앤비 트립

Viz eat


트립어드바이저에서는 아이러브한식 수업을 체험한 다양한 나라 사람들의 후기들을 볼 수 있다


트립어드바이저 아이러브한식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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