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노 Jan 25. 2016

스톡홀름 감라스탄의 크리스마스 마켓

노벨 박물관 카페 테이블 아래에서 친구를 만들다.



고운, 감라스탄은 정말 멋져요! 꼭 가봐요.


스톡홀름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감라스탄을 추천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으레 그렇듯(이제는 익숙하시겠지만) 주변 사람의 이야기도 듣고 인터넷 검색도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출퇴근 길에 하는 일은 오로지 검색창에 도시 이름이며, 관광지를 쳐보고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거나, 후기를 보는 것이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11월 19일에서 12월 23일까지 감라스탄에 있는 노벨 뮤지엄 앞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는 정보도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갈까 말까 망설이던 스웨덴 왕궁도 스톡홀름 카드를 이왕 구매했으니 가보기로 했다. 스웨덴 왕궁의 오픈 시간이 4시까지라서 스톡홀름 시청을 본 뒤에 3번 버스를 타고 감라스탄으로 이동했다.



스톡홀름을 여행하기 전, 구글 맵으로 열심히 조사한 결과 감라스탄은 도보로 충분히 다닐만한 곳이었다. 버스 정류장에 내려 구글맵을 확인하니 스웨덴 왕궁까지 6분 정도 도보로 걸으면 되었다.



감라스탄 골목은 기념품 상점들과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가게들로 가득했다. 드문드문 보이는 카페나 음식점들 안에는 사람들이 계속 드나들었다. 훈훈한 김이 나는 라떼를 한 잔 마시고픈 생각이 간절했지만 날이 추워서인지 아니면 원래 테이크 아웃 커피를 잘 안 마시는 정서 때문인지 그럴만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그늘진 감라스탄은 어두워서 번잡한 기념품 숍과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다 보니, 여유롭게 살펴볼 시간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쉽기만 하다. 서두를 필요가 없었는데, 마음이 이상하게 급하기만 했다. 날이 금방 어두워지다 보니, 아마 시간을 단단히 착각했던 것 같다. 오후 3시쯤은 되었다고 생각하고 움직였던 것 같은데 아마 1시 조금 지났던 때였던 거 같다. 배는 고프고 근위병 교대식은 12시 15분에 이미 끝나 있었다.

왕궁 앞에 다다르니 기대감이 차올랐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유럽의 왕궁 같은 오래되고 어둡고 화려한 건축물을 별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 스웨덴 왕궁에서 처절하게 깨달을 줄이야.


그늘진 곳에서 근무라니 매우 추워보인다. 코 끝이 빨갛게 된 여성 근위병.


처음에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서, 왕궁 기념품 샵으로 빠졌었다. 왕궁 기념품 샵 옆에 통로가 있어 들어가보니 카운터에 직원 두 분이 앉아계셨다. 스톡홀름 카드로 입장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두 분 모두 크게  너털웃음을 터트리면서(심심하셨던 것 같다.), 왕궁 입구로 돌아가라고 알려주셨는데 아마도 짐을 맡기는 곳이었던 것 같다.


특별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주제를 바꿔가며  특별 기획전이 열리는 듯하다.


스웨덴 왕궁을 보면서 여기서 진짜로 살았던 (스웨덴 왕궁은 현재 왕족들이 거주하지 않으며, 드로트닝홀름 궁에서 거주한다고 한다. 스웨덴 왕궁은 현재 외국 귀빈들을 위한 만찬회장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 왕궁이 자신의 집이었을텐데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했다. 혼자 복도를 걷자니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왜 유럽 영화를 보면 왕궁에서 귀족 한 명에 늘 하인들이 여러 명이 붙어 옆에 따라다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왕자들의 흉상인 것 같다. 두 흉상의 생김새가 길에서 보이는 스웨덴 아이들과 인상이 흡사했다.


왕궁을 보면서, 스웨덴 역사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왕궁을 관람한다는 것은 심심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장식들을 처음에는 하나하나 눈여겨보려고 했으나, 너무나도 많아서 나중에는 골목길 산책하듯 왕궁 복도를 걸으면서 구경했다. 왕궁 안은 마치 오랫동안 닫혀있던 옷장 안 같았다. 그래도 드문드문 눈을 사로잡는 것들이 있어 그런 물건들은 사진으로 담아 두었다.



왕궁을 관람하다 보면 벽을 장식하는 도자기 접시들과 타일로 된 난로를 볼 수 있다. 유럽에서 16-17세기에 부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자기를 수집하고 전시하였다고는 들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버젓하게 벽에 걸려있을 줄은 몰랐다. 스톡홀름 시청에도 도자기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왕궁에서는 벽에 장식처럼 걸어놓기까지 했으니 더욱 깜짝 놀랐다. 게다가 푸른 무늬의 아름다운 도자기 타일 난로를 벨벳으로 마감된 가구와 두툼하고 어두운 색의 카펫 사이에서 마주하니 눈에 띄게 이색적이었다.



복도에 설치된 또 다른 디자인의 난로는 맨 위에 올라간 화병 모양의 도자기 장식이 앙증맞았다. 멀리서 볼 때는 무늬의 색이 파인애플 같아서 이 시대에도 이런 위트가 있구나 하고 신이 났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파인애플이 아니라서 실망했었다.

*글을 쓰다가 궁금해져서 찾아보았습니다. 사진에 나온 무늬가 그려진 타일 벽난로는 유럽의 부자들과 귀족들이 주로 이용했던 난방기구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열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난로에 깨진 자기를 둘렀으나, 난방용 타일을 생산하게 되면서 타일에 무늬를 새겨 공예품으로써의 용도도 더해졌다고 합니다. 스웨덴에서 타일 벽난로는 KAKELUGN이라고 불렀다고 하네요. 첫 번째 사진에 보이는 하얀 바탕에 파란색으로 장식된 타일을 붙인 스타일이 스웨덴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스톡홀름 궁전에는 1572년 요한 3세가 첫 설치를 했다고 합니다.



복도를 쭉 걸으면 계속해서 다양한 테마의 방들이 이어졌는데 호화로운 태피스트리와 금장 의자, 샹들리에와 시계도 무척 아름답고 훌륭했다. 저걸 만들었을 장인들이 어땠을지 상상하니, 화려한 장식들에서 장인들의 땀과 노력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스톡홀름 시청의 골든홀은 경이롭게 느껴졌다면 왕궁의 물건들은 호사스러운 물건들을 한가득 모아둔 것 같아서 내 취향과는 약간 거리가 있었지만 바로크 양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테마별로 방이 꾸며져 있어 인형의 집에 들어온 것처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다른 쪽에서는 메달과 브로치 전시가 있었는데, 가슴에 다는 브로치나 공식 행사 때 두르는 리본에 이렇게 다양한 의미가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메달도 보석으로 장식된 것부터, 리본의 색이나 메달의 크기, 무늬도 다 달랐다. 유럽에서 이야기하는 명예나 작위 등은 형태가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실제로는 남성들도 이러한 메달이나 공적을 치하하는 브로치 등으로 자신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놀랍게 느껴졌다. 게다가 메달이며 브로치의 디자인이 모두 아름답고 훌륭해서 보는 동안 저런 장식의 모양을 디자인할 수 있는 확연히 다른 문화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홀을 지나면 나오는 왕궁의 지하에는 왕관과 왕의 홀이 전시되어있는 보석 룸이 있는데, 이 곳은 촬영이 불가능하지만 꼭 한 번 들려보길 추천한다. 왕궁에서 제일 흥미롭고 놀라운 방이 아니었나 싶다. 특히 왕관에 그렇게 보석이 많이 들어가는 줄은 몰랐었다. 진주는 큐빅 박아 넣듯 한 줄, 두 줄은 예사로 왕관에 둘러놓은 모습에 놀랄지도 모른다. 저걸 머리에 쓰면 목디스크는 안 걸리는지 염려될 정도의 호사스러운 양이었다. 귀중한 물건들이라 그런지 빠져나갈 곳 없는 지하에 유리관까지 씌워 꽁꽁 보관하고 있어서 제일 엄중한 감시 속에 관람하지 않았나 싶지만, 보석에 관심이 많은 여성이라면 눈을 떼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스웨덴의 도자기가 유명해서 그런지 도자기 컬렉션으로만 꾸며진 방도 있다. 도자기들의 디자인이나 색상이 전반적으로 발랄하다. 촌스럽게 느껴질 법도 한데, 촌스럽지 않다는 게 신기했다. 작은 꽃들이 앙증맞게 감싸고 있는 주전자와 그릇들에서 바로크 양식이 유행했던 시대가 어떠했을지 상상해볼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며칠 뒤여서 그런지, 예전에 열렸던 크리스마스 연회의 배치를 재현한 방도 있었다. 이 방에서 각국의 귀빈들을 초대하여 크리스마스 연회가 열렸었다고 한다. 스웨덴어로 가이드 투어를 옆에서 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의 사진들을 가이드가 휴대한 아이패드로 보여주었다. 실제 사진들을 보니 이 방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소파에 앉아 담소를 나눴을 그때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것만 같았다.



3층에서 햇살을 받는 비너스와 큐피드의 평화로운 모습을 바라보며, 계단을 내려왔더니 지하에 또 다른 전시가 있었다. 입장을 하고 싶으면 입장료를 내거나 스톡홀름 카드를 제시하면 된다.



아기자기한 동화 같은 패널들로 들어가는 입구가 꾸며져 있어서 스웨덴 동화에 대한 박물관일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스톡홀름의 과거에 대한 내용이었다. 과거 복식들에 대한 내용도 전시가 되어있고, 과거 왕궁터 복원 모습을 볼 수도 있으며, 스웨덴 왕궁이 어떻게 증축되고, 화재로 어떻게 소실되었는지 그 터에서 무엇이 발굴되었는지 등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전시실 내부가 어둡고 내용이 옛 스톡홀름에 대한 내용들이라 보면서 전쟁을 하는 모습과 무기들을 보면서 갑자기 '스카이림'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스카이림 : 2011년에 발매된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은 액션 롤플레잉 오픈 월드 비디오 게임이다. 무기나 갑옷, 풍경들이 북유럽을 연상하게 한다. )



스웨덴 왕궁의 모든 전시를 클리어하고 나오니, 바깥공기가 한결 시원했다. 스웨덴 왕궁에서 나오자 모든 것을 보았다는 후련한 마음과 함께 이제 뭘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감라스탄을 즐기고 크리스마스 마켓을 갔다가 포토그라피스카에 가려고 했는데 포토그라피스카의 영업은 어차피 오후 11시까지라서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스웨덴 왕궁 Kungliga slottet 입장 정보


9월 15일  - 5월 13일까지 : 화요일 ~ 일요일 / 10:00 ~ 16:00

5월 14일 - 9월 14일까지 : 매일 / 10:00 ~ 17:00


*크리스마스이브, 크리스마스에는 Closed


성인 150 크로나

학생 75 크로나

7세 미만 아동 무료

스톡홀름 카드로 이용 가능합니다.


자세한 시간 확인은 스웨덴 왕실 웹사이트를 참고하세요.





감라스탄과 스웨덴 왕궁은 인기 있는 관광 명소여서 그런지 주변에 택시가 많이 보였다. 운하 근처에서는 페리에서 이제 막 내리는 관광객들과 타기 위해 기다리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돌로 마감된 바닥이 광장을 지나 경사를 따라서 넓게 펼쳐져 있고, 주변의 알록달록한 건물들과 운하가 시야를 메웠다. 건너편에서는 내셔널 뮤지엄이 공사 중인 모습도 보였다. 뒤에서는 왕궁 근처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소방차 한 대가 계속 시끄럽게 사이렌을 울렸다.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데 오른쪽에 멋진 정원을 가진 작은 뮤지엄이 시선에 들어왔다. 무슨 뮤지엄 인지도 모르고 입장하고 보니 화폐 뮤지엄이었다.



화폐 박물관은 정말 잘 꾸며져 있었다. 그중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1층 초입에 있던 The First Coin으로 오히려 공예품이라고 하면 믿을 법한 새끼손톱만 한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동전이었다. 이걸 한동안 바라보다가 더 이상 뭘 보는 건 그만하고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노벨 박물관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막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대가족을 보고는 배가 고파졌다. 나도 뭔가 입에 넣어야겠다 싶었다. 배는 고프고 그렇다고 식사를 하고 싶진 않아서, 노벨 박물관에서 판다는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는 어떤 아이스크림인지도 모르고 그냥 우유맛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려나 대충 상상을 했다. 알고 보니 노벨상 수상자들이 만찬 후에 먹는 디저트를 노벨 박물관 카페에서도 판매하고 있는 것이었다. 노벨 박물관에 들릴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있었으니 가서 디저트를 받아보고 나서야 이해했다. 노벨 박물관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찾아가니 그 앞 광장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었다. 크리스마스 마켓도 구경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우선 쉬면서 뭐라도 먹고 싶었다. 피곤해서 그런지 가방에 무거운 것이 들은 게 없는데도 어깨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았다.



노벨 박물관은 규모가 작았다. 이제까지 봤던 박물관이나 왕궁에 비교한다면 여기는 전시관 정도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다. 양쪽 상영관에서는 노벨에 대한 영상이 상영되고 있고, 천장에서는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포스터가 자동으로 시간에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터치 모니터를 통해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노벨상의 꿈을 키워주기 위한 공간도 마련이 되어 있었는데, 다양한 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공간과 노벨상과 관련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노벨 박물관 카페에서 먹은 간단한 음식들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비싼 북유럽 물가에 쉽사리 뭘 먹을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샐러드가 한 접시에 15 크로나, 커피는 커피와 차가 무제한 리필에 25 크로나이라고 했다. 비록 아이스크림이 85 크로나였지만 감자와 올리브가 곁들여진 신선한 샐러드 한 접시가 2천 원이 안되고, 커피와 차 무제한 리필이 3천 원 정도여서 기분이 좋았다. 심지어 샐러드는 맛있기까지 해서 한 접시를 더 먹을까 고민할 정도였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먹었다는 아이스크림도 라즈베리 소르베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녹색 솜사탕이 곁들여진 달콤새콤한 맛이라서 기분이 좋았다. 이상한 점은 카페에 있는 사람들이 자꾸 의자 밑을 확인하고, 내 앞에 있던 중년 아줌마 둘은 자신들이 앉았던 의자를 들어서 인증 사진을 찍고 자리를 떠났다. 대체 의자 바닥에 뭐가 있는 거지 궁금해진 나는 내가 앉아있던 의자를 보았는데 내 의자에만 코팅된 종이가 리본으로 묶여 있었다. 나중에 온 카페 직원에게 물어보니, 모든 노벨 박물관 카페 의자 바닥에는 노벨 박물관을 방문한 노벨상 수상자들의 사인이 랜덤으로 적혀 있다고 한다.


노벨 박물관에서 일본인 친구가 생겼다. :-D 우리도 매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는 국가가 되면 좋을텐데.


코팅된 종이가 내가 앉은 의자에만 달려있는 까닭은 많은 일본인들이 찾기에, 직원이 매번 같은 디자인의 의자를 하나하나 뒤집어가며 찾아줄 순 없어서 달아놓은 것 같았다.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후다닥 찍고 그 의자에 앉아 커피를 두 잔째 마시고 있었는데 어떤 아시아 여성 한 명이 바닥에 쪼그려 앉아 의자를 하나씩 저 쪽에서부터 확인하고 있었다. 느낌이 이상해서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너 일본 노벨상 수상자들 서명이 새겨진 의자를 찾고 있니?


그 말을 들은 여성의 얼굴이 환해지더니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내가 지금 그 의자에 앉아있어."라고 대답하고 민망해서 웃음을 터트린 후에 얼른 의자를 확인시켜주었다. Miho라는 친구였는데 자신의 아이폰은 사진이 잘 안 나와서 사진을 대신 찍어서 보내줄 수 없겠느냐고 했다. 나는 당연히 해줄 수 있지라고 대답하고 사진을 찍어주었다. 잠시 여행 이야기를 나누다가 Miho는 다른 일행이 있다며 즐거웠다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Miho와 헤어지고 나서, 노벨 박물관 앞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벨 박물관

http://www.nobelmuseum.se/


노벨상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박물관이다.

9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 화요일 11:00-20:00 / 일요일 - 수요일 11:00 - 17:00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 10:00 - 20:00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싸다. 카페만 이용하고 싶은 경우, 이야기하면 들여보내 주기도 한다.

카페에서는 식사, 디저트,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다. 노벨상 아이스크림의 경우 아시아인들이 많이 주문한다.

노벨 박물관 카페 의자에는 랜덤으로 노벨상 수상자들의 자필 서명이 새겨져 있다. 박물관을 방문한 수상자들에게서 서명을 받는다고 한다.

셀프 바의 경우 가격을 계산대에서 계산하고 이용할 수 있다.

샐러드가 맛있다.





광장으로 나가자 어두운 붉은색 페인트로 칠해진 나무 부스들이 광장을 둥글게 둘러싸고 자리 잡고 있었다. 하늘이 어둑어둑해져서 낮에 미처 정리되지 못했던 부산함은 어둠 속에 감추어져 있었다. 광장 중앙의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 근처에서는 잘려 나온 전나무 가지들이 사람들에게 밟혀 공기 속에 싱그러운 향이 가득했다. 타닥타닥 타오르는 불 근처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기면서 몸을 녹이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감라스탄의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스웨디쉬 빵, 절인 연어, 소시지와 햄, 캔디, 볶은 견과류, 글루바인을 파는 식료품 상점부터, 양털로 만든 트롤 장식품이나 크리스마스 장식을 파는 곳까지 다양했다. 한쪽에서는 화가가 감라스탄의 야경을 담기 위해 바쁘게 붓을 놀리고 있었다.



감라스탄의 크리스마스 마켓의 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감라스탄의 건물들과 골목길들이 어우러져 소소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2층 건물만큼 높은 전나무 크리스마스 트리는 감라스탄의 크리스마스 마켓과 잘 어울렸다. 노벨 뮤지엄 뒤쪽으로는 대성당이 위치해 있는데, 대성당의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크리스마스 마켓까지 울리면 나도 모르게 경건한 마음이 들고 어쩐지 크리스마스에 더없이 가까워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크리스마스여서 그런지 길에서는 캐럴을 부르며 자선 모금을 모으는 청년들도 드문드문 보였다. 캐럴 솜씨가 훌륭해서 발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부모님들이 함께 온 아이들에게 동전을 쥐어주면 아이들은 조르르 달려가 통에 동전을 넣고 돌아왔다. 커플들은 추위를 함께 녹이고, 가족들은 연휴의 기쁨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혼자 여행은 조금 외롭기도 한 것 같다. 감라스탄의 반짝반짝 빛이 나는 기념품 샵의 디스플레이들을 보며 포토그라피스카를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스웨덴 크리스마스 마켓 정보


스웨덴 크리스마스 마켓에 대한 정보는 스웨덴에서 거주하고 계신 블로거분의 포스팅을 통해 얻었습니다.

아래 스웨덴 크리스마스 마켓 정보 출처 링크를 들어가셔서, 포스팅의 제일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스웨덴 크리스마스 마켓 정보 출처 : http://gyang.tistory.com/783

감라스탄 크리스마스 마켓 웹사이트 : http://www.stortorgetsjulmarknad.com





감라스탄 크리스마스 마켓 인증!


매거진의 이전글 북유럽을 이동했던 방법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