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공수 대작전
졸업을 축하한다 내 동생
졸업식 시즌이다.
우리 집 막내의 졸업식 전날, 오후 9시쯤에 엄마의 전화가 왔다.
아무리 그래도 꽃다발 하나 가져가야 하지 않겠니?
당장 내일 11시가 졸업식인데, 꽃다발을 어디서 구하면 좋을까. 그러다 밤 12시까지 영업하는 꽃가게가 생각났다. 이태원'플라워 진'. 예전 회사에서 꽃다발을 주문할 일이 있었는데, 평범하지 않은 디자인에 세심한 플로리스트분이 마음에 들었었다. 바로 전화를 걸었다. 꽃다발을 지금 주문해도 괜찮으려나. 다행히 플로리스트분이 바로 준비를 해주시겠다고 했다. 나는 남동생 대학교 졸업식에 사용할 예정이고, 너무 부담스럽게 크지 않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플로리스트분이 그렇다면 퍼플과 화이트로 디자인해주시겠다고 했다. 저녁 12시 전까지 찾으러 오면 된다고 해주셨다. 나갈 채비를 하고, 녹사평 역으로 출발했다.
영업시간 12:00 - 24:00
녹사평역에 도착해서 경리단길 초입 쪽으로 걸어갔다. 늦은 저녁 시간이고 설 연휴 대체 휴일이라 그런지 길에는 사람이 드물었다.
늘 저녁에는 사람이 많은 거리였는데, 저녁 11시 30분이어서 그런지 띄엄띄엄 사람들이 길에 보일뿐 적막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헨드릭스 진 팝업 스토어 행사를 하기로 했던 플라워진, 실제로 헨드릭스 진을 이용한 칵테일을 판매한다. ;-)
하지만 나는 오늘 꽃다발만 픽업하는 걸로... 시간이 너무 늦었다.
마지막 손님인 나를 기다리며 마감 준비를 끝내놓으셨던 플라워 진.
나를 본 코코가 심심했는지 왕왕 점프한다.
안녕 코코
기억 속의 플라워 진보다 가게 안이 예쁘다.
알고 보니 리뉴얼 공사를 1월에 진행하셨다고, 2월에 연락드려서 다행이다.
구석구석 더 예뻐진 플라워 진을 눈도장 찍고, 다음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칵테일 마시러 오기로 했다. :-)
술집 같지 않은 이 분위기에 모녀끼리 술을 마시러 오는 분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고 플로리스트분이 귀띔해주셨다. 여기는 술도 다 예쁘던데, 다음에 꼭 들려서 마셔보리라.
메뉴판도 쁨쁨
플라워 진의 꽃다발은 역시 예쁘다.
요번 꽃다발은 아네모네와 튤립이 섞여있는 독특한 디자인의 꽃다발이다.
아래는 내일까지 파릇파릇하도록 물처리도 해주셨다고, 대신 눕혀서 보관하면 안 된다고 한다.
꽃다발을 묶은 리본에까지도 플로리스트분의 세심함과 센스가 돋보인다.
어여쁜 튤립과 아네모네, 카네이션, 영국 장미가 섞인 화사한 이 꽃다발은 지나치게 여성스럽지도 않고, 독특한 아우라가 있어 직접 들면 더욱 고급스럽다.
곱게 꽃다발을 들고 집으로 오니, 밤 12시 30분.
피곤하다. 졸리다.
꽃다발도 잘 자렴
아침 8시 반에 남동생 졸업식 장소로 출발한다.
카메라는 내가, 꽃다발은 여동생이
서늘한 곳에 보관했더니 앙 꽃잎을 다문 튤립과 아네모네
그런데 따뜻한 카페에 앉아있었더니,
튤립과 아네모네가 기지개 켜듯 꽃잎이 활짝 벌어졌다.
깜짝 놀라서 토닥토닥
아직 졸업식 촬영은 시작 안 했다고
그래도 다행히 사진 찍으니 예쁘다 헤헤-
까만색 학사모와 가운을 입고 꽃다발을 들어보니, 하얀색 커버로 마무리한 꽃다발이 깔끔해 보였다.
집에 가는 길에 남동생이 졸업식에서 자기 꽃다발이 제일 예뻤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D
졸업식을 마치고 맛난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왔다.
꽃다발 포장을 주섬주섬 풀러서, 마땅히 꽃을 꽂아둘 곳이 보이지 않아서...
XBOX ONE 텀블러에 꽂았더니 완전 잘 어울림!
여동생과 남동생은 나에게 완전 잘 어울리는 화병이라고 극찬했다.
심지어 XBOX ONE 로고가 안 보이게 돌려놨더니, 로고가 보여야 임팩트가 있다고 다시 돌려놓으라고 했다.
이렇게 또 며칠 집에 꽃이 있겠구나.
기분이 좋다.
*아무튼 급하게 예쁜 꽃다발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플라워진을 추천드립니다.
울 어머니는 밤 9시에 꽃다발 구해왔다고 재주꾼이라고 칭찬해주셨습니다.
플라워 진
http://blog.naver.com/fanny112
영업시간 : 12:00 - 24:00
특이 사항 : 꽃도 팔고, 칵테일도 파는 예쁜 가게
애완동물을 데리고 방문 가능
프렌치불독 코코가 있음
추천 : 다른 꽃집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꽃들을 사용해서 유니크하고 독특함
전화번호 : 02) 412-1983
축 졸업 마이 브라더!
네 꿈을 향해 팍팍 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