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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Feb 14. 2016

서울에서 홍콩 여행

한남동에서 이태원까지


어쩌다 '홍콩' 여행을 하고 왔다. 물론 비행기를 타고 다녀왔다는게 아니다.

홍콩을 애정하는 친구 둘이 만나 서울에서 홍콩 여행하듯 놀다왔다는 이야기.

모처럼 날도 따뜻했던 2월 13일.


뮤지엄 - 딤섬- 에그타르트 - 핫한 편집숍 - 완탕



소문만 듣던 D뮤지엄에 다녀왔다. 미술관을 사랑하는 Jewel은 미리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무채색을 사랑하는 주얼은 오늘도 까만 코트에 회색 목도리를 하고 있었다. 나도 오늘은 All 무채색 패션으로, 유일하게 반지만 블링블링 했다.



정말 맞은편 아파트가 떡하니 있는 동네에 D뮤지엄이 있었다. 은갈치(Jewel은 조기같다고 말한)처럼 빛나는 대형 포스터가 무척 잘 어울렸다. 개관 기념으로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 전이 열리고 있었다. 아홉 명의 작가가 하나씩 빛에 대한 작품을 전시하는 테마 전시이다.


아무래도 빛과 관련된 전시라, 사진보다 전시를 즐기는데에 초점을 둬야할 것 같았다. 빛때문인지 아예 다른 빛이 새어들지 못하도록 폐쇄된 공간도 꽤 있었는데, 주얼과 나는 둘다 까만 옷이다보니 서로를 찾기 힘들었다. ;-)



쥬얼과 캘리포니아를 떠올렸던 컬러


자전거일까?


뭘까?


계단이 있는 공간에 설치된 작품도 있다. 이건 그냥 계단 사진


책이 날아가는 것처럼 설치된 설치 작품 / lee bul 전시가 생각났다.


CMYK 램프를 실제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그림자가 총 4가지 색으로 보인다.


외부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다.
천장까지 유리로 마감된 공간이 탁 트인 느낌을 주고, 창문 프레임과 유사한 의자와 테이블 기둥이 일체감을 준다.


사람들에게 해외 여행 다녀왔다고 해도 믿을 것 같은 힙한 공간들


D뮤지엄 위쪽으로 가면 플라워 카페와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꾸며진 가게들이 있다. 하지만 점심은 딤섬으로 정했기에 한남동 근처에 있는 웨스턴 차이나로 여유롭게 걸어갔다.




웨스턴 차이나는 딤섬이 정말 맛있는 중식집이라고 한다. 그래서 쥬얼과 나는 식사 메뉴는 주문하지 않고 딤섬을 넉넉하게 주문했다.


새우 슈마이, 하가우, 야채새우만두, 관자와 XO소스 딤섬 외에도 닭고기 연잎밥과 하가우를 한 번 더 추가 주문했다.
하가우 강력 추천!


관자와 XO소스 딤섬은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딤섬으로 한번 맛보길 추천한다. 3피스에 기본 5000원부터 7000원까지 다양하다. 한국에서 파는 딤섬 중에 맛도 나쁘지 않으면서 가격대도 비싼 편은 아니다.

다들 탱글탱글한 식감과 투명한 피의 쫄깃함을 맛보는 동안 홍콩에 여행을 온 기분이었다. 쥬얼과 나는 작년에 홍콩에 다녀왔었기 때문에 각자 홍콩 이야기를 하며 신이 나 있었는데, 에그 누들 이야기가 나왔다.


홍콩에서 먹었던 완탕면


완탕에 나오는 에그 누들의 꼬들꼬들한 맛은 정말 잊을 수 없다며, 한국에서 먹고 싶다고 이야기하다가 검색을 해보니 이태원 청키면가에서 정통 홍콩 완탕면을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매번 청키면가를 지나가면서도 뭘 파는 집인지는 몇 년째 궁금해하지 않았는데, 오늘 비도 기분 좋게 내리는데 산책하듯 걷다가 완탕을 먹자며 신나서 산책에 나섰다.



패션 5 / 한강진 역이라는 곳을 내게 알려준 첫 장소였다.


한강진 역쯤에 오면 까만 유리로 되어있는 독특한 건물을 볼 수 있는데 파리 크라상과 파리 바게트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테스트 베드이자, 한국의 최신 베이커리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대신 가격대가 조금 비싸지만, 특출나게 예쁘거나 or 맛있는 제품들만 판매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신메뉴의 로테이션이 빠르다. 눈 깜짝하면 사라지거나 새로운 메뉴가 나온다.

(그렇게 패션5에서 인기 메뉴가 되면 파리 크라상이나 파리 바게트로 제품들이 대량 공급되거나 한다.)

그런 패션5의 대표 메뉴는 푸딩과 롤케이크가 있다. 패션5를 처음 방문한 쥬얼과 둘러보고 있는데 우리 눈에 들어온 디저트가 있었다.


홍콩이라면 역시 에그 타르트를 먹어야지!


역시 홍콩 여행이라면 에그타르트를 먹어야지! 패션5가 처음인 쥬얼을 위해 인기 메뉴인 푸딩도 함께 골랐다. 비가 와서인지, 아니면 2층이나 지하 카페가 늘어나서인지 오픈 초기에는 자리 잡기도 어려웠는데 비어있는 자리가 꽤 있었다. 사이좋게 반씩 나눠 먹고 다시 산책 시작.



아보카도 스무디. 진하다. 버터처럼 농후한 맛



홍콩 소호같은 편집숍들과 공방을 구경하며 다니다보니, 해외 여행을 온 것처럼 신이 났다. 물론 여행지에서 비가 오다 말다하면 기분이 안 좋겠지만, 여긴 서울이니까.




샐러드 셀러에 들려 아보카도 스무디를 시켰더니 빗줄기가 굵어져 따닥따닥 창문을 때렸다. 쥬얼과 나는 꾸벅꾸벅 졸다가, WIFI 비밀번호를 보고 피식 웃었다.


I'll be back


배가 어느 정도 출출해지고, 노곤해져서 완탕으로 짧은 서울 여행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청키면가 완탕면과 카이란 데침과 굴소스


완탕면 작은 사이즈와 카이란 데침과 굴소스를 시켰다. 카이란 데침은 달짝지근한 야채가 아삭거리면서 맛있고 완탕면의 완탕은 탱글탱글, 에그 누들은 꼬들꼬들한 홍콩에서 맛봤던 그 맛이었다. 비 내리는 창 밖은 바삐 걷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립다 홍콩


맛있다


좋은 하루였다.





홍콩이 생각나는 딤섬 : 웨스턴 차이나

홍콩이 생각나는 에그 타르트 : 패션5

홍콩 소호가 생각나는 거리 : 제일기획 아래 대사관로 근처

홍콩이 생각나는 완탕면 : 청키면가

(청키면가는 이태원점이 폐점하고, 청담점이 새롭게 생겼습니다. 무교점, 청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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