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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Mar 14. 2016

헬싱키의 시간은
1시간 빠르게 흘러간다

이른 여행자가 놓친 1시간


스톡홀름에서 헬싱키에 막 도착한 여행자라면, 시계 시침을 1시간 더 돌려두어야 할 것이다. 크루즈로는 반나절, 비행기로는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이 두 도시는 1시간이라는 시차를 가지고 있으니까. 나는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서 오전 6시 40분에 출발하여 헬싱키 반타 공항에 오전 8시 35분에 도착하는 노르웨지안 항공기의 스케줄을 보고서도 서울과 도쿄가 그러하듯 발트해를 가로질러가는 시간이 2시간은 걸리는구나 생각했었다. 비행기에서 좀 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착륙하는 비행기의 격렬한 동체 흔들림에 잠에서 억지로 깨어나면서 깨졌다. 1시간도 못 잔 것 같은데, 방송에서 들리는 헬싱키의 시간은 8시 30분이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스웨덴과 핀란드 사이에 1시간의 시차가 있는 줄은 미리 알아둔 바가 없었으니 손에 든 스마트폰의 시계가 당연히 핀란드의 시간에 맞춰졌으리라 생각하면서 의아하다 생각하고 넘겨버렸다. 비몽사몽 중에 들어선 헬싱키 반타 공항의 서늘한 실내에는 화사한 색의 사인물들로 가득했다. 파란색 알림판의 노란색 글씨가 데구루루 당장이라도 굴러나올 것만 같았다. 이른 아침 비행기를 이용할 손님들로 가득한 공항은 편안한 복장의 여행객들과 비즈니스 양복 차림의 회사원들로 북적였다. 스마트폰의 비행 모드를 끄자 제이드가 자신들은 한국 대사관에 잘 도착했다며, 공항에는 잘 도착했냐고 물어왔다.


"응. 나 방금 반타 공항에 도착했어. 금방 갈게!"


카톡을 보내고 나서 급한 발걸음으로 공항에서 중앙역으로 바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수화물 벨트 근처의 티켓 발매기에서 5유로짜리 편도 티켓을 끊었다. ( 지금은 공항에서 중앙역까지 가는 요금이 5.5유로로 올랐다고 한다. ) 만약 티켓을 어떤 것으로 구입해야 하는지 헷갈린다면 열차에 탑승하고 나서 열차 안에 있는 승무원을 통해서도 티켓 구매가 가능하다. 버스도 운전기사에게 바로 결제하고 탑승할 수 있다. 결재는 현금과 카드 둘 다 가능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받았다면 모바일 티켓으로도 탑승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 https://www.hsl.fi/en/tickets-and-fares



만약 헬싱키에 도착해서 바로 관광을 하고픈 여행자라면 two-zone 1 day 패스를 추천하고 싶다. 12유로로 공항 철도도 이용하고 헬싱키 시내의 버스나 트램도 이용할 수 있어 훨씬 더 저렴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 (1 day 패스는 구매한 시간부터 24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한 티켓이다.) 헬싱키만 해당되는 1 day 패스도 8유로 편도로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돈을 조금은 절약할 수 있다. 헬싱키가 워낙 작다 보니 걸어서 시내 구경이 가능하긴 하지만 암석 교회나 시벨리우스 공원을 가려면 버스를 이용해야 하니 그 날의 일정에 잘 맞춰서 티켓을 구매하도록 하자.




헬싱키 중앙역에 내리면, 다양한 열차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저 멀리 로바니에미까지 가는 야간열차부터 출퇴근을 돕는 통근 열차, 옛날 새마을호가 떠오르는 오래된 열차들이 늘어선 선로들 옆 플랫폼에서는 여행자들이 열차에서 내려 하나 둘 중앙역을 향해 걸어간다. 그 부산스러움은 화가 모네의 '생-라자르 역'을 떠오르게 한다. 갑작스러운 실외에 몸이 움츠러든다. 앞서 가던 여행자들도 재킷의 지퍼를 여미기에 바쁘다. 하늘이 흐려서 통 몇 시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나는 스마트폰의 시간을 스웨덴으로 고정해두었던 것을 잊어버렸다.


내 시계의 시간은 오전 9시, 제이드의 시계는 오전 10시
우리는 같은 헬싱키에서 서로 다른 시간을 걷고 있었다.


헬싱키의 중앙역에는 얼마나 사람들이 많은지 눈에 보이는 문으로 나가자마자 나는 우선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트램과 사람과 버스가 정신없이 오가고 있었다. 헬싱키에서 제일 분주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곳에서 고장난 나침판처럼 그저 두리번거렸다. 조바심이 일었다. 내 친구는 이런 날씨에 길에서 나를 40분째 기다리고 있었다. 내 손 안의 구글맵은 도보로 12분 후에 내가 숙소 앞에 도착할 수 있다고 나를 재촉했다. 따뜻한 재킷 안에서는 내가 흘린 땀으로 훈김이 일었다. 거친 돌로 된 인도를 걷는 동안 트렁크가 덜커덩거렸다. 오른팔이 떨어질 것처럼 무거웠지만 반년만에 만나는 친구를 길에 50분가량 세워두는 상황과 마주하는 것이 더 두려웠다. 만나서 뭐라 인사해야 할까 하던 고민은 송골송골 맺히는 땀에 흘러내려가 버렸다. 




숙소가 있는 골목을 꺾어 길에 서있는 제이드와 야니를 마주친 순간 입 속에 맴돌던 말들은 그저 날아가버렸다. 먼 타향에서 지인을 만난다는 것은 말이 필요 없는 일이었다. 아까 전까지는 한없이 무거웠던 트렁크가 날듯이 끌려왔다. 에로타얀푸이스토 호스텔 앞에서 우리는 반년만에 재회했다.






헬싱키 교통


반타 공항에서 헬싱키 시내로 들어오는 방법은 총 3가지 입니다.


1. 핀에어 버스 ( https://www.pohjolanliikenne.fi/cs/pl/fi/finnair_city_bus )

2. 공항 철도 ( https://www.hsl.fi/en/tickets-and-fares )

3. 시내 버스


이 중에 노약자나 어린이가 있는 일행이나 짐이 많은 경우에는 핀에어 버스를 추천합니다. 도착층에서 바로 탑승하는 정류장이 가까워 이동에 용의하며 가격도 1인에 6.30유로정도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운전기사에게 현금 또는 카드로 바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공항 철도의 경우 편도는 5.50유로로 비싸지만, 헬싱키 교통과 연계하여 관광을 염두할 경우 two zone 1day pass를 구입하면 12유로에 티켓을 구매한 시간부터 24시간동안 이용이 가능합니다.( 지하철, 버스, 페리, 트램 이용 포함 ) 좌석이 넉넉하고 공항에서 헬싱키 시내까지 32분밖에 소요되지 않습니다. 티켓 구입은 티켓 머신 외에도 열차내에서 직접 구매도 가능하며, 모바일 앱에서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다만 공항 철도는 지정 좌석이 아닌 점, 긴 이동 거리를 짐을 들고 이동해야하는 점이 조금 불편할 수 있습니다.

시내 버스는 역시 티켓 계산법이 공항 철도와 동일합니다.


개인적으로 공항 철도가 개통한지 얼마되지 않아 편리하니 이용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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