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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스물아홉 북유럽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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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노노 Apr 04. 2016

세계 최북단의 맥도널드

맥도널드 오로라 엽서 get!

로바니에미가 워낙 작은 도시이지만, 야니 외갓집 바로 앞에 로바니에미 맥도널드가 있을 줄이야. 로바니에미의 맥도널드는 세계 최북단의 맥도널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특별한 곳이다. 게다가 24시간 영업까지 하고 있으니 관광객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장소임에 틀림이 없다.

크리스마스에도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사실에 '핀란드의 일벌레'들이 근무한다며 혀를 내두르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 크리스마스에는 보통의 가게들이 모두 쉬는 법이니 그럴 법도 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여기가 최북단 지점이라며 찾아오는 사람들은 모두 관광객이라는 사실? 맥도널드 바로 뒤편에서 살고 계시는 야니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는 이 맥도널드가 최북단 지점이라는 사실을 아주 모르고 계셨다고 한다. 사실 로바니에미 맥도널드 지점이 세계 최북단이든 뭐든, 동네 사람들에게는 특별할 것은 없을 만도 하다. 맛도 메뉴도 가격도 거의 비슷하니까.

전 세계 공통 메뉴인지라, 부담 없이 주문하면 된다. 맥너겟 20개 박스가 10유로로 행사 중이라 맥너겟과 빅맥 세트를 주문했다.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계산대에 부착된 메뉴판을 손가락으로 골라가며 주문하면 된다. ( 17.50유로 ) 맥너겟 20개 박스를 주문했더니 세 가지 소스를 선택하라고 한다. 앞에서 끙끙거리자 잘 나가는 소스 위주로 직원이 추천해주었다.

메뉴를 주문할 때 꼭 기념엽서를 달라고 말해야 엽서를 준다(무료). 영어로 힘들게 말하지 않아도, 엽서를 손으로 가리키며 달라고 하면 웃으며 챙겨준다. 많이 달라고 하면 여러 장 주니까 많이 받아서 편지도 쓰고 친구도 주자. 엽서에는 'GREAT MEALS UNDER THE NORTHERN LIGHT'라는 문구와 맥도널드 로고, 맥도널드 로바니에미점, 북극권 Arctic circle 이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추워서 밖에서 먹었다간 햄버거랑 후렌치 프라이가 다 얼어버릴 것만 같다. 배는 맥도널드에서 채우고 오로라는 나가서 보는 걸로...

GREAT MEALS UNDER THE NORTHERN LIGHT
오로라 아래에서 근사한 식사

크리스마스 특수로 맥도널드에는 중국인들이 가득했다. 자리마다 중국인 가족들과 여행객들이 식사를 하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기다리는 손님도 그만큼 많았다.

우리도 주문을 기다리는 동안, 맥도널드 오로라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실내에는 사미족 옷을 입은 인형들, 종이컵으로 만든 미니 트리가 보였다. 그런데 어찌나 카메라를 들이대면 눈을 부라리는 사람들이 많던지 로바니에미 평소 인구 밀도의 10배는 넘어 보이는 맥도널드 안에서 우리는 계속 언제 내가 주문한 게 나오나 목을 빼고 카운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제이드와 야니는 외삼촌 댁의 크리스마스이브 만찬을 먹으러 갈 예정이라 내 포장을 같이 기다려주고 있었다. 포장이 나오자마자 받아 들고 바로 1시간 반가량을 달려 케미에 도착했다. 그동안 옆자리에서 솔솔 올라오는 냄새에 종이봉투에 조심스럽게 손을 짚어넣어 후렌치 프라이를 몇 개 집어 먹었다. 짭짤한 맛이 반가웠다.

케미 버스 터미널에서 맥도날드 종이 봉투와 트렁크

낡은 호텔방의 탁자 위에 펼쳐진 맥도날드

맛은 똑같다. ;-)

지리적으로 특별한 곳이라고 해서 맛이 특별하다거나, 패키지가 다르지는 않다. 만약 소중한 북유럽의 한 끼를 햄버거로 하고 싶지 않다면 맥카페 메뉴에서 음료를 주문해도 엽서는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홀로 남은 케미의 호텔방에서 먹었던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은 솔직히 말해서 외로웠으니, 여러분 포장하지 말고 꼭 거기서 먹고 옵시다. 아니면 다른 밥 먹어요. 북극권에 있는 맥도널드 솔직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