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리는 핀란드의 주도 로바니에미
해가 뜨기 전 부산스럽게 케미의 호텔에서 짐을 챙겨 나왔다. 아침 기차를 타고 로바니에미로 향하는 길은 까만 전나무 숲과 푸르스름한 아침, 그리고 동전 같은 보름달로 꾸민 듯 아름다웠다. 종착역인 로바니에미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오자, 기차 안이 금세 소란스러워졌다. 통로 가득한 사람들 뒤를 따라 플랫폼에 내려서자 밖에 나온 아이가 눈더미로 통통거리며 달려가고, 아이를 등에 업은 어른들이 크로스컨트리 스키 장비를 끌며 역 밖으로 이동했다.
로바니에미에서 더 북쪽으로 가려면 열차에서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 로바니에미가 종착역 ) 그래서인지 버스를 갈아타러 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다음번 핀란드를 겨울에 방문하게 되면 꼭 사리셀카를 가보고 싶다. 추울까 봐 빼버렸더니 이번 여행은 생각보다 따뜻해서 후회가 많이 들었다.
#여행에서_날씨도_자기_복
야니의 외할머니 댁에서 점심(핀란드 만찬)을 먹고 시내로 나가자 크리스마스 시즌이고, 또 산타 마을 근처에 있는 로바니에미는 특히나 성수기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차가 달리는 도로에서는 관광객을 위해 말 썰매가 달리고 있었다. 경주용 말과는 다른 투박한 썰매 말의 모습은 속도는 조금 느렸지만 묵직한 힘이 느껴졌다. 말 썰매를 이용해 아문센에게 남극권 도달을 빼앗기고 결국 돌아오는 길에 조난을 당한 스콧 일행이 어릴 적에는 이해되지 않았는데 실제로 말 썰매를 보니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엄청 타고 싶을 정도로 멋지다. )
야니의 외삼촌이 추천해준 로바니에미에서 꼭 가봐야 할 펍 Pisto, 오래된 역사가 있는 펍이라고는 하지만 술을 마시러 가는 곳이기에 술을 못 마시는 제이드와 운전을 해야 하는 야니가 있는 우리 일행은 그냥 근처의 카페를 가기로 했다. 안주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다고 하니 로바니에미에 머무른다면 한 번쯤은 가보시기를 추천.
걷는 동안 기념품 샵이나 옷가게 등을 구경할 수 있었다. 도로가 워낙 넓고 사람들이 적어서 작고 고즈넉한 도시 느낌이 물씬 풍긴다. 더 쉽게 말하자면 비디오 게임에서 나오는 건물은 낮고 도로는 넓은 좀비 게임 최적화형 도시랄까. 가로등과 쇼핑몰은 현대적인데 시내 규모가 작아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걸지도 모르겠다.
카페를 찾다가 들어간 예쁜 야생의 북유럽풍 카페. 카페 입구 장식이 야성적이라 바로 골랐다.
인테리어가 온통 하얗고 은색인데 기념품으로 가득한 한쪽 벽면은 알록달록해서 더 예쁘다. 쿠키의 아이싱도 진주 구슬 모양인 게 정말 일관성 있다. 심지어 바리스타도 쿨시크하다.
카페의 입구와 천장의 고드름 조명이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을 떠오르게 한다. 이 카페가 특별했던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좌식 좌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이 곳에서 파는 기념품들 중에 예쁜 인형들이 많은데, 다른 기념품 샵에는 없는 것들이 많으니 만약 시간이 된다면 기념품 코너를 구경해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로바니에미의 유명한 촛불 다리를 보고 야간열차에서 먹을 빵과 간식을 사기 위해 슈퍼로 이동했다. 시내가 작아서 도보로도 충분히 이동이 가능하다.
로바니에미에는 기념품 샵도 많은데, 대체로 사진 촬영이 불가하다. 눈으로 실컷 즐기고 사고 싶은 것은 산타 마을에서 사거나 여기서 사고 텍스 리펀을 받으면 좋다. 헬싱키보다 기념품의 종류가 많고 조금 비싸기는 해도 예쁜 것들이 많다. 산타 마을의 기념품 샵이 같은 기념품이라면 좀 더 저렴한 것 같다.
북극권에 가까운 도시, 헬싱키에서 출발하는 열차의 종착역이 있다.
유명한 관광지는 산타 마을과 촛불 다리.
사리셀카로 가는 여행객들의 중간 환승지이기도 하다.
산타 마을덕분인지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호텔이 Full booking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