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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Dec 23. 2016

추억의 크리스마스 홈 데코레이션

크리스마스 산타를 찾아라


크리스마스가 왔다. 우리 집은 그래 봤자 트리도 없고 전구도 없고 로망조차 없건만 올해는 다르다. 집 정리도 끝난 참이고 손님들도 오고 하여간 그래서 열심히 대청소를 했는데 잠시 쉬며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동안 남동생이 나를 방 밖으로 불러낸다. 뭔가 했더니 현대백화점에서 온 크리스마스 전단지의 일러스트를 오려내어 집 이곳저곳에 산타를 숨겨둔 것 아닌가.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이 딱히 없던 이 집에 그렇게 작은 산타들이 숨어 있다 생각하니 재미있고 신이 나서 더 해보라고 부추겼다.


협탁의 메모 패드에 적혀있는 힌트


그리고 그다음 날 눈을 떴을 땐, 15명의 산타와 10마리의 새가 집안 곳곳에 숨어있게 되었다.



내 방 입구 위에는 남동생이 붙여둔 크리스마스 카드를 물고 날아오는 새 한 마리와 굴뚝으로 들어오려 하는 산타가 있었다. 벽에 달아둔 리스는 꽤나 오래된 물건인데 액자를 떼내고 걸어두니 야생야생한 느낌이 난다. 의도하지 않은 세월이 만든 빈티지 리스, 오래된 물건을 재활용해 집안을 꾸미니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역시 아주 예전, 내가 초등학교를 갓 입학할 쯤에 신세계 백화점에서 어머니가 큰 맘먹고 구입하셨던 크리스마스 러그. 거실 바닥에 깔았더니 색색의 다양한 트리가 참 예쁘다. 벽에 걸어도 예쁠 것 같지만 무게가 제법 묵직해서 바닥에 두었더니 추운 날씨에도 제법 집안이 포근하다.



마찬가지로 초등학생 때 받았던 곰인형 양말도 벽에 걸어두었다. 이제는 엄마가 사탕이나 선물을 채워주시진 않겠지만 어릴 때는 이 양말이 너무 커서 작은 트리에 매달 수 없는 것이 속상할 때도 있었다. 지금은 내 돈으로 사탕도 과자도 케이크도 사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크리스마스 양말을 보면 안에 사탕이 있을까 손을 넣어보고 싶어 진다.



빈티지한 리스 아래에는 뽀송뽀송한 산타 인형과 눈사람 인형이 매달려 있다. 전등 스위치 위에는 선물을 이고 가는 산타(찾았다!)가 있었다. 요건 못 찾을 수가 없지!



어느 가구 한쪽에는 이렇게 선물을 들고 찾아가는 미니미 산타도 있었다.



미니미 산타들은 차들을 모아 넣어두는 박스 옆면에도,



에어컨 날개 옆에도 산타가 숨어있다.

더 이상 보여주면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힌트가 될 수 있으니 쉿!



그리고 책장으로 살짝 가려진 창가에도 산타가 있었다. 이건 책 뒤에 숨겨져 있어서 창을 살짝 당겨서 찍은 모습이다. 비밀이니까 다들 알고만 있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찡긋)



여기에도 산타가 있어요! 보이실까요?



이렇게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산타. 집주인인 나도 모두 찾기가 어려워 결국 포기! 이렇게나 산타가 많으니 올해 선물은 꼭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남동생이 만들어준 정답지. 손수 만든 게 어찌나 귀여운지. 남동생은 영원한 우리 집의 막내이려나 보다.


숨어있는 새를 찾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이 고민된다면, 커다란 트리나 전구 말고도 크리스마스 전단지를 이용한 깜짝 게임을 집에 설치해보는 건 어떨까? 숨기는 사람도 찾는 사람도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이 글을 읽은 모든 분들이 사랑이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시길 기원하며.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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