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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Feb 16. 2017

투피넛츠의 [혼자 보내는 밤]

사진 전시 프로젝트



나 같은 홀로 여행자들이 의례 만나게 되는 여행지에서의 혼자 보내는 밤. 그 시선이 좀 더 young하고 감성적으로 다가온 사진 전시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투피넛츠의 [혼자 보내는 밤]

이번 주 토요일 -2017년 2월 18일(토) 저녁 8시 Close -까지 이태원 아트인선 갤러리에서 조그맣게 열리고 있다.



이 사진전을 알게 된 계기도 여행이었다. 제주도 트로피카 게스트 하우스 오픈 1주년 파티에서 알게 된 이 감성 짠한 동생이 아침에 차를 몰고 이호테우 해변을 사진 찍고 온다기에 나도 데려가 달라고 저녁에 무조건 약속을 잡은 것이 시작.



아침에 나와있지 않으면 놓고 간다고 신신당부를 하기에 밤잠도 설치고 커피를 마시며 영광이를 기다렸던 것이 벌써 작년 12월의 일이다. 그렇게 간 이호테우 해변은 무척 아름다워서 핸드폰 하나 덜렁 가져 나온 내가 스스로 야속할 정도였던 그 시간 이후로 영광이의 인스타그램을 보며 틈틈이 소식을 접하고 있었다. 과연 느낌이 있는 사진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을 정도로 영광이의 인스타그램은 에스프레소에 촉촉하게 젖은 티라미수처럼 감성에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김영광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kykeye/


*[혼자 보내는 밤] 대학내일 인터뷰

https://univ20.com/58249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이태원의 갤러리에서 사진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는데 또 친절하고 젠틀한 영광이는 내게 따로 카톡으로 빈손으로 가볍게 오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꼭 오프닝 때 오지 않아도 된다면서.

그래도 어찌 빈손으로 가리. 내가 좋아하는 과자를 사들고 사진전을 찾아갔다. 영광이는 환하게 웃으며 어떻게 이렇게 쉽게 찾아왔느냐고 놀라워했다. 오프닝답게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투피넛츠(김영광, 양현수)의 감각 못지않은 어리고 멋진 친구들로 가득했다. 아트인선 갤러리는 규모는 작았지만 그 구조가 독특해서 층고가 높고 화려한 갤러리보다 훨씬 그들과 잘 어울렸다. 어딘지 모를 세련미가 흐르는 것은 물론이고, 그게 돈지랄 같아 보이지 않아서 더 좋았다.



모든 사진 앞에는 작가가 직접 쓴 작품 노트가 있다. 한 작품 앞에서 작품노트를 찬찬히 읽어 내려가는 다른 관람객의 모습을 보면 어쩐지 이 두 젊은 친구의 감성이 결국 동일한 나이 때의 그네들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미술관의 작품들도 이렇게 작품 노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두 친구과 비슷한 연배인 친구들도 데려왔으면 더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과 함께.

사진전 내내 흐르는 시간에 맞춰 바꾼 재즈 음악이 사진전을 거니는 발걸음을 좀 더 가볍고 감성적으로 만든다.



각 사진 아래마다 놓인 작품 노트는 마치 창 밖을 보며 듣는 내레이션 같다. 재미있는 것은 양현수 작가의 노트는 김영광 작가와 완전 톤이 다르다는 것에 있다. 그래서 사진들을 보다 보면 중반부터 이 사진은 누구의 사진이겠구나 하고 유추하는 즐거움도 있다. 그것은 비로소 작품 노트를 들어 올려야 정답인지 오답인지 알 수 있다.


맞이한 새벽

사진전은 오른쪽부터 해가 지기 시작하는 어스름한 시간부터 U자 형태로 돌아 마침내 새벽을 맞이하게 된다.



독특한 공간이 인상적인 아트인선 갤러리의 모습도 인상 깊었다. 구석진 곳에 보물처럼 숨겨진 자그마한 공간이 투피너츠의 사진 전시 프로젝트 [혼자 보내는 밤]과 기가 막히게 잘 어울렸다. 사진전을 보러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해가 있었는데 사진전을 보고 나오니 밖이 어느새 깜깜했다. 참으로 사진전과 잘 어울리는 시간대일 수가 없다.




2월 18일 토요일까지 사진전을 방문하면 작가들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태원에서 친구와의 약속 혹은 데이트가 있다면 시간을 내서 들려볼 만한 전시다.


프랑스, 뉴욕, 스위스, 홍콩을 돌아다닌 젊은 작가들의 시선에 흠뻑 빠지고 나면 당장 비행기 티켓을 결제하고 싶어 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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