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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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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May 04. 2017

긴 휴가보다 1박 2일 전주여행

어디 멀리 가지 않아도 괜찮아요.


1박 2일 여행을 국내로 간다면 어디가 좋을까.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채로 연휴를 맞이한 나는 어디든 가야 한다는 압박과 연휴면 사람이 어디든 많을 텐데 하는 걱정 사이에서 종이 인형처럼 갈팡질팡하다가, 나를 바라보는 친구의 '여행 가자'하고 반짝이는 눈에 결국 연휴 여행을 결정했다. 연휴에는 집에 있는 것이 최고인데, 하면서도 작년에 가봤던 전주 한옥마을로 다시 여행 가기로 결정했던 것은 괜찮은 한옥스테이의 방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팁

내가 국내 여행 숙소를 찾을 때에는 

1. 에어비앤비로 지역 검색

2. 괜찮은 숙소 이름을 검색사이트에서 다시 검색

3. 국내 가격과 정보를 확인 후 숙소 확정

4. 에어비앤비 가격은 수수료가 붙으므로, 국내 가격 vs 에어비앤비 가격을 비교하여 결제한다.


그렇게 결정한 전주 한옥마을 한옥스테이는 '꿈' 2인실이 남은 방이 없어서 2-4인용 방인 대나무 방을 잡았다. 소담한 마당과 한옥마을 메인 거리에 접근하기 쉬운 위치, 향교에 가까운 한적한 곳에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출발 : 용산역 8:40 KTX



전주역 도착 10:13



도보로 이동


완산벌 연탄집 10:40 도착



완산벌 연탄집이 점심부터 오픈한다는 말을 듣고 갔는데, 오픈이 12시부터였다. 슬펐...

실망 후 한옥마을로 택시를 타고 이동




오목대 슈퍼 앞 도착 11:00

주말과 공휴일엔 한옥마을 내부 차량 통제 : 도보로 알차게 걸어서 가자!



김기사는 외할머니 시골에 온 것 같다며 즐거워 했던 골목길


한옥스테이 꿈 찾음 짐을 맡김 11:10 

일단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몸으로 한옥마을을 둘러보며 밥을 먹기로 했다.




부릉부릉 전동기 빌림 1시간 2만 원 11:15 - 12:25



2인용 전동기 1시간 2만 원

*영상 보면 아시겠지만 전 헬멧 꼭 썼는데 안 쓰고 타는 사람 너무 많다. 사고 나면 어쩔라고 T_T 위험해요.


개인적으로는 주말. 공휴일에는 서서 타는 방식이나 바퀴 3개 달린 전동기를 추천합니다.

속도가 많이 나는 전동기는 도보로 이동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동하기에 무리가 있고, 턴할 때도 공간을 크게 잡아먹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2인용 전동기는 뒤에 등받이가 있는 모델로 빌리시길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사람이 많아지기 전인 평일 오전 대여는 한옥마을을 빠르게 둘러보기에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추천은 아님)



달리다 보니 브런치를 안 먹어서 배고파서, 사람이 비교적 적은 다우랑 분점에서 가장 유명한 새우만두를 먹기로 했다.



다우랑 분점에서 새우만두 GET!! 6000원



새우만두만 6개 묶음으로 팔고 나머지는 개당 얼마씩으로 파는데, 두 명이서 6000원짜리 새우만두 먹으면 만족스럽다. 한옥마을 안에 먹을 것이 많음으로 여기서 만두로 배를 다 채우면 안 됨! 작년엔 여기서 모든 만두를 다 먹어보려다 배가 너무 불러서 점심을 못 먹었던 슬픈 기억이 있다.




햇살이 뜨거워서 자꾸 전동기 타다가 어딜 들리고 싶어 진다.

주차는 김기사가 쇼핑은 내가-





12:30

전동기 반납하고 먹은 작년의 전주 여행의 히트 아이템 모주 아이스크림 3000원, 계피향 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뿌려진 땅콩엿 가루가 백미.

밑에 접시로 사용된 과자도 맛있다. 와그작.




오목대 오르는 중

오목대에서 뭔가 내려다볼 수 있을 거 같지?




12:50

오목대 정상에 도착하면 그 위에 커다란 정자(?!)가 있는데, 도착했더니 많은 분들이 더위를 피하고 계셨고 그곳에서는 간간히 발 냄새가...



물론 오목대 찜질방만 있는 건 아니고, 뭔가 훤칠한 것도 하나 더 있음.

하지만 더워서 볼 정신이 아니었다. (휘청휘청)

오목대를 올라오고 내려오는 길은 여러 방향이 있는데, 우리는 올라온 방향과 반대인 숙소 방향으로 내려가서 선크림을 챙기고 긴팔 옷을 맡겨두기로 했다.

오목대 정상 근처에 화장실도 있다. 계단 말고 경사로 아래로 내려오면 깔끔한 화장실이 있습니다. 휴지는 없지만요. 참고하세요. 오목대 아래에 있는 화장실을 들리지 못했다면 오목대 정상 근처 화장실을 들리시면 됩니다. (상대적으로 한산함)




1:40

다시 들린 숙소에는 호스트분이 계셨는데, 지도를 꺼내 주시면서 각종 팁을 전수

맛집 정보가 업데이트되었다! (띠리링)


전주 삼번집 - 직접 담근 모주 득템 가능

에루화 떡갈비



2:10

삼번집까지 걸어서 도착, 약간의 웨이팅 후에 자리를 안내받았다.

맛은 순한, 보통, 얼큰으로 고를 수 있다. 얼큰으로 갈수록 다대기가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 새우젓으로 간을 하면 된다. 신기한 건 계란 그릇에 따로 밥을 덜어 김가루를 뿌려 비벼먹는다는 점?



삼백집을 놔두고 삼번집을 온 이유는 바로 삼번집에서 직접 담그신다는 모주! 모주를 마시기 위해서였다. 삼백집에서 마셨던 모주의 인상을 깨트려주는 수제 모주. 달큰하고 계피향이 나는 와중에 살짝 술 느낌이 난다.

콩나물국밥보다는 모주가 인상 깊은 집이었다.

모주는 1잔에 2000원 / 국밥은 6000원





2:47 미숫가루 시음 후 테이크 아웃


시장을 가로질러 지나가다 시음한 미숫가루가 너무 맛있어서 봤더니 1잔에 3000원 인심도 굿! 맛도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나는 오미자차 아이스를 마셨는데 새콤하니 소화에 도움이 되는 느낌? 하지만 가성비는 미숫가루가 최고인 것 같다. 미숫가루를 좋아한다면 꼭 마셔보길 추천!



2:56 남부시장 청년몰 구경


올드하면서 힙한 느낌의 남부시장 청년몰(2층)

생각보다 밥집, 찻집이 많았다.




3:35 전주 H&M


그런데 아뿔싸. 김기사가 긴바지만 가져온 것이 아닌가. 결국 김기사의 바지를 구매하기 위해 전주 영화의 거리 근처로 이동 전주 H&M에서 반바지를 긴급 공수했다. 그런데 왜 전주 H&M은 남성복 코너에 옷이 더 많은 것 같을까? 여성복은 왜 세일 매대가 없는지. 지름신이 다시 돌아갔다.


*도보로도 전주 영화의 거리를 갈 수 있지만 거리가 좀 멀기 때문에 배를 꺼트릴 겸 걷는 것을 추천



그리고 더위에 지친 김기사와 나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한옥스테이는 처음이었는데 내 방보다 깨끗했다. 아무래도 입식 생활권보다는 좌식 생활권이 훨씬 깨끗한 건 당연한가 보다. 호스트분이 겨울 이불이 더우면 여름 이불로 교체해주신다고 하셔서 고마웠다. 우선 들어가자마자 에어컨 틀고 샤워를 했다. 끈쩍한 몸을 씻어내고 까실하고 좋은 향기가 나는 이불에 데굴 거리고 있으니 세상 행복했다. 잠시 체력도 채울 겸 낮잠(쿨)



숙소가 한옥마을 내부이다 보니 잠시 쉬고 다시 금방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배고파도 멀리 갈 것 없이 옷만 챙겨 입고 갔다 오면 된다. 그래서일까 옆에서 김기사가 지금 저녁 안 먹으면 야식을 못 먹는다고 짹짹거렸다. 끙얼끙얼 옷을 다시 챙겨 입고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6:50 에루화 떡갈비 먹으러 출발


에루화는 삼백집 사거리에서 전주성심여중.고등학교 쪽으로 가다 보면 찾을 수 있다.





7:20 떡갈비 냠냠


에루화 돼지고기 떡갈비는 2인 분부터 주문이 가능하고 1인분에 9000원이다.

동치미 냉면은 7000원, 공깃밥 1000원

동치미 냉면은 처음에 먹고 이게 무슨 맛 읭?!?!했는데 떡갈비에 면을 함께 돌돌 말아먹으면 맛있다. 떡갈비의 살짝 기름진 맛을 깔끔하고 시원하게 잡아주는 반전 매력

인생 맛집은 아니지만 빠르게 나오고 맛있게 먹기에 좋았다.


*동치미 냉면만 드실 거면 전 비추요! 떡갈비 없는 동치미 냉면은 팥 빠진 단팥빵



야채가 무한리필이라 샐러드만 세 접시 먹었다. 그리고 나올 때 후식으로 방울토마토랑 크래커가 있었는데 종이컵에 담아 갈 수 있다. 방울토마토 맛있음! 싱싱해서 꼭지가 안 떨어지더라. 꼭 챙겨서 나오세요.

다시 산책하다가 숙소로 돌아와 뒹굴거리면서 시원하게 쉬다가 아쉽게도 일요일이라 전일갑오는 쉬어서 야식 먹으러 초원편의점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잠시 길거리야의 유혹이 있었으나 내일 먹기로 하고 패스.



꿈 한옥스테이에서 초원편의점까지 천천히 구경하면서 도보 20분


초원 편의점 9:30 (웨이팅 있었음)




병맥주와 과자를 직접 가져다 먹으며 포실포실 진한 감칠맛의 황태를 매콤한 간장 마요네즈 소스에 찍어먹는 것이 별미다. 포장도 가능. 소스 흐르지 않게 조심하세요. 서울 오니까 소스가 새어 나와서 사망했음 T_T

황태는 한 마리 먹고 한 마리 포장 병맥은 세병 그런데 30000원 나왔다. 흠?! 얼마인 거지...

술이 살짝 알딸딸한 상태로 숙소에 도착해서 샤워하고 곤히 잤다.


숙소 오니깐 11:31


체크아웃이 10시 30분까지라 아침에 일어나서 서둘서둘렀지만 우리가 제일 늦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부터 마루에서 옆방 부부가 오늘 아침에 여수를 찍고 갈 건지 말 건지 100분 토론하시는 게 다 들려서 김기사가 가서 정해주고 오라고 할 정도였다. 신기하게 어릴 때 우리 아버지도 그랬지만 왜 아버지들은 볼 시간이 부족한데도 꼭 어딜 찍고 가고 싶어 할까?! 칭기즈칸과 알렉산드로 대왕, 광개토 대왕에게서 이어지는 정복욕인가?



10:45 향교 도착


인사동에서 오래전에 샀던 생활 한복 블라우스를 입고 향교로 출발. 향교는 무료입장이라 그런지 커플 한복을 입고 컨셉 사진을 찍는 커플들이 여기저기에서 보였다. 여기서 학생들이 공부하고 드라마도 찍고 그랬다니 참 더웠겠구나. 그런데 이 더위에 한복 입고 사진 찍는 여러분 리스펙트




전주에서 맛나게 먹었던 문꼬치를 걷다가 사 먹었는데, 이른 시간에 꼬치류 먹는 건 별로인 것 같다. 너무 느리고 재료 온도도 안 맞고. 문꼬치는 태조로와 은행로 교차 사거리에서 파는 곳이 제일 맛납니다 여러분~ 그냥 지나다가 사 먹으니 그 맛이 안 났다. 아쉽.

그래서 어제 못 먹은 길거리야를 먹으러 가고 있었는데! 베테랑에! 줄이 없었고! 그래서 냉소바와 들깨 칼국수를 먹으러 베테랑에 들어갔다.




11:30 베테랑 도착


작년에 전주 베테랑의 들깨 칼국수가 진짜 맛있다는 추천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분이 나름 맛에 까다로우신 분이었고 그 맛을 못 잊어 고속버스터미널 베테랑은 갔는데 맛이 달라 실망스러웠다 라는 후기를 들은 적이 있기에 들렸다.



사람은 진짜 많았다. 사장님 대박 나셨네라는 생각이 빠악 든다.

칼국수 6500원 소바 7000원 결제는 선불



베테랑은 맛집보다는 분식집이라는 생각으로 들리면 좋은 곳. 맛있다 하지만 분식점 기준으로 맛있는 거지 음식점 기준으로 맛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전주 한옥마을 들리면 또 갈 것 같은 맛.

김기사는 냉소바가 더 맛있다고 했고, 나는 들깨 칼국수가 더 맛있었다. 국수보다는 두껍고 우동보다는 가는 중면을 좋아하고 고소하고 걸쭉한 국물 좋아하면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웨이팅 30분 하면서까지 먹으라고 하면 글쎄.....?!




12:00 외할머니 솜씨 도착


밥을 먹었으니 달다구리, 그리고 협상해서 얻어낸 1일 1카페 생존권을 사용해 찾은 외할머니 솜씨. 생각보다 대로에 떡하니 있다. 골목에 숨어있고 그렇지 않아요. 흑임자 빙수가 유명한데 정말 유명할만하다. 맛있다.

내부가 좁은 것 같아도 바깥 자리도 있으니 잘 찾아서 앉을 것. 테이블 번호로 주문하면 직원이 직접 가져다준다.

흑임자 빙수 7000원 카페라테 4500원 / 카페라테는 꼭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1:20 초코파이와 아이스맥주


그래도 김기사 첫 전주 방문인데 하고 먹여준 초코파이. 아이스 맥주가 더 맛있었다. 그리고 맛있기로 따지면 병맥 살짝 얼려서 먹는 게 최고! 아이스 맥주를 들고 3시 버스를 타기 위해 짐을 찾아갈 준비를 한다.



마당에서 미리 체크인한 아이가 놀고 있었다. 예쁜 마당을 돌아보며 호스트분들께 잘 놀다 간다고 인사드리고 나왔다. 



분식으로만 배를 채워서 간단하게 뭔가를 먹기로 했다. 고민하다가 고른 것은 길거리야 바게트 버거. 전주 터미널 쪽으로 바로 갈 수 있는 도로와도 가깝고 주문하자마자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딱딱한 바게트 안에 꽉꽉 채운 속이 매력적이다. 시간이 흘러도 빵이 덜 흐물거린다는 게 장점, 그래서인지 대량 생산한 바게트 버거를 바로바로 건네주어서 대기시간이 상대적으로 다른 가게에 비해 짧은 편이다.

대신 가게 안에 먹을 공간이 적다는 게 단점이지만 걸으면서 먹기에도 불편하지 않다.

길거리야 바게트 버거 + 콜라 or 사이다 세트 5200원





길거리야를 마지막으로 너무 덥고 버스 시간이 아슬아슬해서 택시를 탔다. 풍남문 근처에서 택시를 탔더니 전주 터미널까지 4000원 정도가 나왔다.

내 기억으로는 작년 전주 고속버스 터미널은 엄청 오래된 터미널이었는데 새로 지었는지 깨끗했다. 영풍문고에 커피숍, 오락실까지 즐길 거리는 전주 터미널에 더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나는 다음에는 열차를 이용할 것 같다.(가격이 비슷하다는 전제하에) 테이블에서 뭘 먹기에도 좋고, 막히지 않고, 쾌적하니까.

이렇게 즐긴 전주 여행은 오히려 길게 다녀온 여행보다 재밌었고 몸도 편했고 부담이 없었다. 가을에는 가서 한복도 입고 예쁜 추억 사진도 남기고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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