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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Nov 30. 2017

방콕 여행 1. 출발

생각나는대로 적는 방콕 여행



일상을 버텨내다보면, 내 안의 소중한 무언가를 갈아내면서 이 미온수같은 미적지근한 만족감을 성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든다. 내 특기와 맞지 않는 일로 회사에도 나에게도 썩 그럴싸한 만족감과 성과를 보이지 못했던 무더운 여름과 싸늘한 가을이 더욱 그러했다.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던 친한 동생 둘에게는 미안하게도 내 마음을 헛돌았고 방콕 여행을 포기하는 게 좋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2주내내 갈대처럼 마음을 흔들었다. 결국 그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던 남자친구가 더 괴로워했다. 그리고 가던 안가던 후회할 거라면 차라리 다녀오라고, 등을 밀어주었다.



출국 당일 오전 내내 바쁘게 일을 하다가 겨우 샤워를 하고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외투를 맡기고, 신발도 맡겼다. 미리 구매한 태국 유심을 수령하고 짐을 보내고 출국 심사를 통과하니 그제야 여행을 간다는 실감이 났다. 면세품을 수령하고 점심를 거른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에 있는 마티나 라운지로 향했다.

규모도 크지 않고 메인 메뉴라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새우튀김도 닭강정도 샐러드도 먹을만 했다.

그래서인가 모든 여행자들이 무제한 레스토랑에 온 것처럼 열심히 먹고만 있었다. 우리도 그간 나누지 못했던 일상 이야기를 업데이트하며 고픈 배를 채웠다. 매우 효율적으로 무엇이 맛있는지 서로 공유하면서.


마티나 라운지의 음식들


라운지에서 레토르트 음식들을 먹으면서도 방콕에 가서 먹을 첫 식사를 무엇이 될지 우리는 기대에 부풀었다. 요근래 인도에서 근무하면서 장거리 비행에 익숙해진 니나는 비행기에 타면 잠을 자야한다며 술을 찾는 출장러의 노련미를 보여주었다.



방콕행 진에어 비행기를 타고 도합 5시간의 나름 긴 비행시간동안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잠을 자기도 하고 오디오북을 듣기도 하고, 100일 후에 도착할 엽서를 적기도 하고 태국 유심을 미리 교체해두었다.

아참 유심을 구매할 때 데이터만 포함된 걸 사지말고 통화도 가능한 걸로 구매하기를! 우버 드라이버랑 가끔 통화를 해야할 일이 있었는데 유심에 포함된 25분을 유용하게 사용했다.

입국심사는 언제나 떨린다

인터넷에서 미리 찾아둔 태국 입출국 신고서 예시를 보며 입국 신고서를 작성했다. 5시간의 지루한 비행이 끝나고 6-7년 전 기억이 아스라이 떠오르는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그 때는 공항이 깨끗하고 커서 내가 상상했던 방콕과 달라 깜짝 놀랐었는데, 두번째는 감흥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방콕스러운 사진을 찍어보내달라는 남자친구의 요구에 난감했다.

이거 좀 방콕같지 않나...

여러 장의 사진을 보냈지만 결과는 실패!

방콕스러운 공항은 대체 뭔가..(투덜투덜)


우리 숙소 노블 리믹스 / 위치도 좋고 단기 렌트형 콘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공항 택시를 타고 숙소에 무사히 도착! 태사랑에서 본 것처럼 택시기사의 이름과 차량번호가 적혀있는 종이는 안 건내주는 것이 맞다. 처음엔 가져가려고 해서 안주려고 했더니 그 이후에는 잘 운전해주시고 바가지도 안 씌우시더라. 그래서 30바트정도 팁을 더 드렸다.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미리 숙소까지 택시 비용을 물어봐서 대략 가격을 예상하고 택시를 탈 수 있었다.

편의점을 다 털어버리고 싶다!

방콕 통로 지역은 일본인이 많이 사는 외국인 동네라고 하더니 편의점이 흡사 일본을 생각나게 할 정도로 일본과 유사한 제품들이 많았다. 숙소 1층에 바로 세븐일레븐이 있어서 유용했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더위를 참으며 이동 중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추천해준 씨푸드 레스토랑이 새벽 3시까지 한다고 해서 밤 11시에 룰루랄라 밤산책에 나섰다. 푸팟뽕 커리와 똠양꿍을 판다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눈누난나.

방콕에서 이 정도면 청결한 편...?!
그런데 다 맛있어보인다!
연예인 사진이 무척 많이 붙어있다. 메뉴 사진들도 붙어있어 주문하기가 쉽다.

잘되는 식당의 느낌이 퐁퐁나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맛집. 우린 호스트가 알려준대로 ‘씨푸드 레스토랑’이라 불렀다. 식당 안에는 로컬 피플만 그득그득했는데 다행히도 메뉴판에는 영어와 사진이 곁들여져 있다. 종업원들도 열린 마음으로 주문을 받아주는 좋은 가게였다.

Take out으로 한다고 하면 비닐봉지로만 포장된 알찬 한 봉지를 건내주신다! 가격도 무척 착한 가격이라 야심한 밤이면 이 씨푸드 레스토랑이 너무나 그립다.

푸팟뽕 커리는 싯가로 구매가 가능한데 세명이 먹을 양이면 300g정도면 된다며 450바트를 내고 구입했다. 가격이 많이 비싸지 않아서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완전 맛있고 저렴해서 만족스러웠다. 그 외의 메뉴는 모두 가격이 정해져 있다.

이렇게 포장을 해주면
숙소에 와서 풀어먹는 재미가 있지요
게살이 알차다!
넘칠듯 찰랑거리는 새우가 가득 든 똠양꿍

편의점에서 산 LEO 맥주와 모닝글로리 그리고 푸팟뽕 커리와 똠양꿍의 콜라보레이션은 5시간 비행의 노곤함을 잊게할만큼 맛있었다. 왜 그 많은 태국 연예인들이 이 식당에 들러 인증샷을 남겼는지 저절로 이해가 되는 맛이랄까.

똠양꿍에 고수를 빼달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내가 마지막 국물까지 쭉쭉 드링킹을 하자 옆에서 진영이는 언니는 태국 음식이 잘 맞나봐요 하며 놀라워했다. 커리 안의 게살은 어찌나 달고 탱탱한지! 아삭한 모닝글로리는 밥반찬으로 제격이다.


레스토랑 구글 리뷰를 보니 서비스가 느리다고 하는데 그냥 사장님 붙잡고 Take out(away) 할거라고 하면 종이랑 펜을 주는데 메뉴판에서 주문하고 싶은 메뉴의 번호를 적어 건내주면 된다! 그럼 빨리 나온다! 에어비앤비에서 숙박한다면 이것도 나름 꿀팁인듯


Saengchai Potchana
ึุ762/5-6 Sukhumvit Rd, Khwaeng Khlong Tan, Khet Khlong Toei, Krung Thep Maha Nakhon 10110 태국 +66 81 376 0150
https://goo.gl/maps/ptFCZSytGMz

새벽까지 기나긴 수다를 마치고 다음날 오일 마사지를 위해 우리는 꼬르륵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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