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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노 Dec 01. 2017

방콕 여행 2. 방콕의 청담동 통로에서

방콕 부자 동네가 통로라는 진영이의 경험담을 참고해 숙소를 통로 지역에 예약했다.

깔끔하고 맛집이 많은 지역이라고 추천받았는데 상상 이상으로 내 취향이라 마지막 날에도 부득불 다시 들렸다.



전날 밤에 도착해 어두울 때는 몰랐는데 해가 뜨니 동네가 화사했다. 늦게 도착해서 가게들이 모조리 문을 닫았을 때는 망한 거리인가 싶었는데 해가 뜨고 사람들의 출근 시간이 되니 요모조모 볼거리가 많았다.


그냥 골랐는데 제일 맛있는 맛이었다


마사지 시간이 10시라 어제 편의점에서 산 요거트로 가볍게 아침을 먹고 슬렁슬렁 탄 생츄어리 스파(스쿰핏47)로 이동했다. 마사지샵의 도보 거리에 있는 숙소를 잡다니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서로를 칭찬하면서!

걷다 보니 일본식 슈퍼마켓과 목재 가구를 파는 가구점, 길거리 식당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우연히 서울 가로수길에 있어도 힙할 것 같은 비건 카페를 발견했다. 아직 마사지 시간까지 40분 정도 여유도 있었기에 가볍게 음료를 마시기로 했다.


인테리어가 너무 예쁜 곳이었다

예쁜 카페에서 녹음을 즐기며 (한국은 눈이 내리는 날씨였다) 진영이는 아몬드 밀크 아이스 카페 라테 - 노 시럽, 단비는 건강 주스, 나는 아사히 베리 베리 믹스 스무디를 시켰다. 피곤과 과로와 건조했던 기내 덕에 눈에 염증이 나서 조금이라도 완화시켜볼까 고른 초이스였다.

 아사히 베리 스무디는 새콤하고 걸쭉하면서 차가웠다. 긴 나무 스푼으로 열심히 떠먹으면서 따가운 햇살에 쑥쑥 자란 가로수를 바라보았다.

철저한 비건 카페답게 카페 라테에 선택할 수 있는 우유의 종류가 다양했다. 코코넛 밀크, 아몬드 밀크, 두유 그리고 뭔가 하나 더 있었는데 기억에서 실종. 다양한 비건 우유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맛도 인상적이었다. 밍밍한 라테 맛? 믹스커피 물 조절에 실패한 맛이 났다. 결국 진영이는 비건 라테를 남겼다.


이 멋진 카페에서 사람들은 브런치를 먹고 음료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비건 카페라는 모토에 충실한 음료들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얼굴에는 모두 생기가 넘쳐 보였다. 토요일 아침을 건강하게 시작하려는 사람들로 카페는 계속 북적였다.

스쿰핏47 탄 생츄어리 스파
오일 마사지 받으면 어차피 샤워한다고 막 입은 st
밀싹 쥬스가 독특했다
오일 마사지에 사용할 향을 고를 수 있다
눈길 닿는 곳마다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탄 생츄어리 스파 스쿰핏47점은 한 번에 최대 3명의 사람이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한 달 전에 우리 셋은 동시에 예약을 해두었다. 우린 매우 독립적인 여자들이라서 끝나는 시간만 얼추 맞춰서 본인이 받고 싶은 마사지 코스를 골랐다. 진영이는 핫스톤 오일 마사지, 니나는 탄 생츄어리 스파 오리지널 마사지, 나는 탄 아로마 마사지.

나중에 끝나고 나서 이야기해보니 코스별로 차이가 크진 않았고 결과적으로 마사지사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개인 마사지 받는 공간 안쪽에 샤워실과 세면대, 트리트먼트 제품이 준비되어있다

탄 생츄어리 스파의 좋았던 점은 내가 귀한 사람인 것처럼 소중하게 대접받는 서비스와 유니크하면서 고급스러운 시설이 준비되어있다는 부분이었다. 한국의 러쉬 스파처럼 탄 제품들로 스킨과 헤어 에센스까지 마무리하고 나올 수 있게 준비되어있고 개인실을 이용해서 샤워나 마사지도 프라이빗하게 받을 수 있었다. 중간에 걸칠 수 있는 가운의 촉감도 보드랍고 좋았다.

우리가 오전 제일 첫 타임을 독점해서인지 나는 리셉션 직원이었던 킴에게 마사지를 받았는데 오히려 노련하지 않아서 열심히 하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

한국의 러쉬 스파는 1회 20만 원대의 가격인 것을 생각해보면 절반의 가격으로 누릴 수 있는 호사인 셈이다.

하지만 태국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비싼 마사지였던 건 사실이다. 태국 여행 중에 이런 마사지는 1회로도 족하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어머니 효도용으로 하면 모를까 가격 대비 만족도는 살짝 아쉬움이 있었다. 언어의 장벽 때문에 디테일하게 마사지를 요청할 수 없는 부분이 아쉬웠다고 니나도 이야기했다.

마사지가 끝나자 우리 셋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허기가 졌다. 마사지를 받았으니 가볍게 점심을 먹으려 했던 계획을 수정해서 이 상태로라면 스테이크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겠어! 라며 아르노 스테이크 통로점으로 가기로 했다.

걸어서 14분이라는 구글 지도 안내를 믿고 걸었는데, 인도 사정이 최악인지라 아무리 짧은 거리여도 택시를 타거나 우버를 타기를 권하고 싶다.

통로 지역에는 정말 많은 일본식 가게가 있지만 간간히 한국 식당도 보인다.

통로 지역은 걷다 보면 일본 여행을 온 것인지 태국 여행을 온 것인지 헷갈릴 만큼 일본 라멘이며 일본 음식 가게가 많다. 그 와중에 보인 안동찜닭 집이 얼마나 반갑던지.

중간에 마트에 들려 구매하고 싶었던 BLEND285 위스키 가격도 확인했다.

중간에 마트에 들려 마트 구경을 했는데, 내 쇼핑 리스트에 있던 블렌드 285를 찾았다. 블렌드 285 위스키는 레드불 회사에서 만든 태국 위스키인데 (레드불이 태국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sangsom의 상위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3년 산과 5년 산으로 구분되고 5년 산 750ml를 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마셔보니 맛있어서 한국에도 한병 사서 가져왔다.

아르노 스테이크 통로점

드라이 에이징 고기를 전문으로 파는 아르노 스테이크 통로점에 도착했다. 직원이 보자마자 한국어를 했다. 몇 명이에요? 기다려주세요.라고 능숙하게 한국어를 해서 반갑기도 하고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르노 스테이크는 본점이 따로 있고 분점들이 있는데, 본점에서는 고기 덩어리에서 무게만큼을 잘라서 파는 반면에 지점에서는 이미 잘려서 진공 패킹된 고기만을 고를 수 있다. 처음에는 그래서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는 본점을 갈까 했지만 위치상 가까운 분점이 있는데 멀리까지 가서 스테이크를 먹기엔 얼마 없는 시간이 아까웠다.

이렇게 부위를 고르고 숙성된 기간을 고르고 패킹된 고기를 고르고 그램수를 확인한 후에 접시에 플레이트할건지, 철판에 플레이트할건지 어느 정도로 구울건지 오더할 수 있다.
비트와 아보카도 샐러드였는데, 아보카도가 실종되었다. 샐러드의 양은 적다 하지만 맛은 있다 냠냠
꽃등심 스테이크
안심 스테이크
사진은 채끝이 멋지지만 맛은 역시 비싼만큼 안심이...

핏물이 줄줄 흐르는 레어가 아닌 살살 녹는 부드러운 육질과 겉면의 구워진 고기 부분의 농후한 맛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소스는 트뤼플 소스를 추천받아 페퍼 소스와 트뤼플 소스를 추가했는데 트뤼플 소스와 안심의 조화가 인생 스테이크라는 격찬이 나올 정도로 좋았다.

아르노 스테이크를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별로였다~ 하시는 분들은 티본스테이크나 등심 부위보다는 안심 부위를 드시는 걸 추천하고 싶다!

사이드 메뉴는 음... 고기만 추가해서 먹도록 하자.

대략 고기 한 패킹에 750바트정도 나온다. 1인분을 넉넉하게 먹으면 고기는 300g 정도면 충분하고 그 외는 샐러드 하나에 음료 하나 정도가 가장 좋은 조합이었던 것 같다.

아웃백보다 훨씬 맛있는 고기를 절반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아르노 스테이크 통로점. 먹는 동안 가족과 남자 친구의 얼굴이 아른거리며 함께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맛집이었다.



아르노 스테이크 통로
태국 10110 Krung Thep Maha Nakhon, Soi Thong Lo, 13
https://goo.gl/maps/MKSC2Nxqpb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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