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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논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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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논스 Jan 23. 2019

네트워크와 암호학과 결혼한 남자

박상현 서강대 블록체인 학회장

"논숙자들"은 논스 멤버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사는 인생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논스 입주하기

    #1. 박민서 중앙대 블록체인 학회장: 태생부터 공부와 맞지 않았어요 인터뷰 보기

    #2.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하면서 훌륭한 코드를 많이 보세요 인터뷰 보기

    #3. 박재원 코드박스 사업개발팀장: 남자랑 손 잡으면 대학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인터뷰 보기

    #4. 이윤우 에어블록 블록체인 리서처: 하이테크 시대를 정통으로 맞아버린 문돌이의 이야기 인터뷰 보기


논숙자들 시리즈의 다섯번째 주인공인 서강대 블록체인 학회를 이끌고 있는 박상현님을 만나서 블록체인과 컴퓨터 공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키워드

#집안의 유일한 이과  #컴퓨터 구조  #서강대 블록체인 학회  #블록체인 코어  #네트워크 및 암호학



어린시절에는 어땠나요?

가족과 친척들을 다 합쳐서 이과가 저밖에 없었어요. 저는 8살때부터 계속 과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그 계기가 레고였던 것 같아요. 부모님이 사주신 테크닉(Technic) 시리즈를 자주 갖고 놀았고 과학분야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아무래도 부모님의 도움을 못 받다보니 책과 인터넷을 통해 공부를 했어요.

중학교 2학년때 선생님 노트북을 세팅하는 역할을 제가 했어요. 노트북을 TV 및 빔프로젝터랑 연결하는 걸 했죠. 그걸 하면서 신기했어요. 과학 책을 보면 옛날 컴퓨터의 경우 무겁고 비쌌는데 지금은 노트북이 훨씬 가볍고 성능이 좋잖아요. 도대체 어떻게 저러한 변화가 가능했을까 궁금해서 컴퓨터 구조에 관심을 갖게 됬어요. 처음에는 하드웨어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컴퓨터 공학과를 갔는데 알고보니 대부분 코딩만 하더라구요. 하지만 막상 코딩을 해보니깐 재밌었죠 (ㅎㅎ)

학교 공부는 재미가 없어서 많이 하지 않았어요. 물리, 생명과학 같이 재밌는 것만 열심히 했어요. 내신도 4, 5등급으로 별로 좋지는 않았는데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어요. 부모님은 뭐라고 하셨죠. 그런데 누나가 충실히 모범생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전 나름 괜찮았어요 (ㅎㅎ)


과학 책을 보면 옛날 컴퓨터의 경우 무겁고 비쌌는데 지금은 노트북이 훨씬 가볍고 성능이 좋잖아요. (그게) 궁금해서 컴퓨터 구조에 관심을 갖게 됬어요.




대학교는 어떻게 됐어요?

저는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을 갔어요. 수능보기 전에 대학교 발표 결과가 나왔죠. 자기소개서, 우수성 입증자료, 면접을 통해서 결정이 됐어요. 당시 우수성 입증자료로 컴퓨터 구조에 대한 논문을 제출했는데 기존의 컴퓨터 구조가 아닌 비 폰노이만 컴퓨터 구조를 좋아해서 양자 컴퓨터, DNA 컴퓨터, 비 이진법 컴퓨터 등 다양한 종류의 컴퓨터 구조에 대한 논문을 one-pager 형태로 제출했어요. 민서(논숙자#1. 박민서 중앙대 블록체인 학회장 참조)형이 다니는 중앙대는 떨어졌어요 (ㅠㅠ) 중앙대 면접관이 저에게 처음 하는 말이 "저희는 하드웨어 안 하는데요"였어요. 떨어질 줄 알았죠 (ㅋㅋ) 다행히도 서강대학교는 면접 보면서 느낌이 좋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현재 서강대에서 컴퓨터 공학전자과복수전공하고 있어요. 이번 2월에 졸업 예정이에요. 


비 폰노이만 컴퓨터 구조를 좋아해서 양자 컴퓨터, DNA 컴퓨터, 비 이진법 컴퓨터 등 다양한 종류의 컴퓨터 구조에 대한 논문을 one-pager 형태로 제출했어요



다양한 학문 - 암호학, 네트워크, 컴퓨터 구조, 딥 러닝, 블록체인, 반도체

대학은 너무 재밌었어요. 제 전공공부를 많이 했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공학의 다양한 스펙트럼의 학문을 공부했어요. 수치로만 보더라도 130학점이 졸업학점인데 저는 154학점을 채웠어요. 교양과목 없이 전공으로만 다 한거에요 (ㅎㅎ) 재밌었고 빡세게 공부했죠. 학점 자체가 높지는 않았는데 공부하는 것이 재밌었어요. 컴퓨터 공학에서는 암호학, 네트워크, 컴퓨터 구조, 딥 러닝, 블록체인까지 다양한 수업을 들었고 전자공학 같은 경우에도 반도체 수업을 들었어요. 대학원을 선택할때에도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결국은 블록체인을 공부하는 것으로 정했죠.


컴퓨터 공학에서는 암호학, 네트워크, 컴퓨터 구조, 딥 러닝, 블록체인까지 다양한 수업을 들었고 전자공학 같은 경우에도 반도체 수업을 들었어요




서울대 가상머신 및 최적화 연구실

졸업하고 계획대로라면 가을학기에 서울대 가상머신 및 최적화 연구실(Virtual Machine and Optimization Lab)에 들어갈 예정이에요. 석박사 통합이라 엄청 오래 있을 것 같아요. 5년에다 군 복무도 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 8년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블록체인 연구를 할 예정이고 실제로도 서울대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 학회장을 하고 있는 재윤이형 주도로 블록체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요. 저는 dApp보다는 코어나 프로토콜 개발에 사용되는 기초 컴퓨터 과학에 관심이 많아요. 특히 네트워크암호학에 관심이 많아요.

그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 분야는 동형암호(homomorphic encrpytion)에요. 블록체인은 모든 데이터가 공개되잖아요. 동형암호를 사용하면 암호화가 되어있는 데이터에 대한 연산을 수행할 수 있어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연산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데이터 은닉 및 기밀성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형암호가 발전하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고 제한사항이 많을 것 같지만 오히려 블록체인이랑은 잘 어울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어차피 블록체인은 확장성 문제가 많아서 성능이 좋지 않잖아요. 그러한 부분에서 약간의 합의점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들어요. 


졸업하고 계획대로라면 가을학기에 서울대 가상머신 및 최적화 연구실에 들어가 블록체인 연구를 할 예정이에요. 네트워크와 암호학에 관심이 많아요.




블로그에 글도 많이 썼다고 들었는데?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펜네(PENNE)라는 블로그를 만들어서 블로깅을 시작했어요. 제가 뉴스를 많이 읽어서 처음에는 뉴스를 스크랩하려는 목적으로 시작했죠. 저작권에 대해서 잘 몰라서 복사 붙여넣기 하다가 한 번 크게 혼나기도 했어요. 글 저자분들께 사과드리고 메일을 보냈죠. 뉴스를 하루에 3~4개씩 모으다보니 방문자 수가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어느 덧 행사에 초청되기도 하고 의뢰가 들어오기도 했죠. 그러다보니 점차 뉴스보다는 제가 직접 생산하는 자체 컨텐츠가 많아졌어요. 블로깅을 작년 3~4월까지 계속 했으니깐 거의 6년을 했을 거에요. 블로그 한창 할때는 8~9시간 계속 글만 썼었죠. 글 안 쓴지는 꽤 됐는데 쌓아두었던 컨텐츠가 많다보니깐 지금도 하루에 600명 정도는 방문하는 것 같아요.


블로깅을 작년 3~4월까지 계속 했으니깐 거의 6년을 했을 거에요.
블로그 한창 할때는 8~9시간 계속 글만 썼었죠



서강대 블록체인 학회와 해커톤

서강대 블록체인 학회에는 현재 약 1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코어쪽으로 관심이 많다보니 저희도 블록체인 코어컴퓨터 공학의 기초적인 내용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해커톤도 많이 나갔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큰 것이 BBR 청년학생 블록체인 해커톤에서 Quadratic Voting 시뮬레이터우수상을 받았어요. 작년에 논스에서 진행되었던 래디컬 마켓 밋업에서 블록체인 정책 시뮬레이터(QV 최적해 탐구)라는 내용으로 발표도 했어요.

공개 소프트웨어 개발자 대회에도 나가서 상을 받았어요. 최소기능 블록체인 구현체모듈화하고 상세히 도큐멘테이션을 작성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블록체인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고 싶을때 교육용으로 사용한다거나 실제 작동하는 제품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제 깃허브에 있는 onechain이라는 프로젝트에 가셔서 보실 수 있어요.  네이버 D2 캠버스 페스트(Campus Fest)에도 이번에 유일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결승전에 나가게 되었어요. 최소기능 블록체인 구현체를 좀 더 발전시켜서 코드에 빈칸을 두고 주석만 달아놓은 채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빈칸을 채워넣으면 테스트 결과를 알려주는 프로젝트죠. 교육용으로 널리 쓰이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프로젝트명은 Educhain이에요. 깃허브 스타 많이 달아주세요 (ㅋㅋ)


Quadratic Voting 시뮬레이터 및 최소기능 블록체인 구현체를
모듈화한 프로젝트로 다수의 해커톤에 나갔죠




컴퓨터 공학으로 풀어낸 블록체인 코어

처음에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다루는 책은 많았는데 블록체인 코어를 다루는 책은 거의 없어서였어요. 특히 코어 개발에 대해서 잘 모르면 자료를 찾는 것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무래도 블록체인이 이전에 존재했던 다양한 컴퓨터 공학의 기초 위에 만들어진 기술이다 보니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는지 top-down 방식으로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죠. 추상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런 것들을 도와주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책은 블록체인 코어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이 컴퓨터 공학의 기초를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도록 어떤 것을 공부해야할지 알려주는 지침서라고 생각하면 되요.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아는 상태'로 전환시켜주는 거죠. 네트워크, 암호학, 가상머신, 기본적인 정수론 및 대수구조 등을 다루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책이에요. 아직 확정은 안 됐는데 잠재 책 제목은 '컴퓨터 공학으로 풀어낸 블록체인 코어'에요.


블록체인 코어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이 컴퓨터 공학의 기초적인 것들을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도록 어떤 것을 공부해야할지 알려주는 지침서에요




디콘(Decon)에서 일하기로 했다고 하던데?

디콘은 암호경제학 연구소로서 토큰 이코노미 설계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업이에요. 저는 석박사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8월 31일까지 디콘에서 일하기로 했어요. 블록체인 상에서의 경제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테스팅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만들고 있어요. 게임이론과 강화학습, 머신러닝을 많이 다뤄요. 저가 블록체인 하기전에는 인공지능을 공부했거든요.


블록체인 경제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테스팅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만들고 있어요



꿈이 뭐에요? 

최종적으로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고 싶어요.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이 싫고 어디서나 자유롭게 코딩하는 것이 좋아요. 제가 위에서 지시를 받는 것도 싫고 지시를 내리는 것도 싫어하는 성격이거든요.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면 하고 아니면 안 하고 자유롭게 연구를 계속 하고 싶어요


최종적으로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고 싶어요



상현님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 더 볼 수 있나요?

펜네(PENNE) 블로그

서강대학교 블록체인 연구회 SGBL

깃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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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전정신(Challenging the Status Quo):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자 하는 의지

2. 다양성(Diversity): 나와 다른 삶의 방식을 진심을 다해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

3. 공유(Sharing): 나의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함께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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