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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논스 Jan 06. 2018

논스는 사람 뽑을 때도 논스답게!

풀 타임 애널리스트 채용 인터뷰 후기

 막연히 상상했던 풀 타임 애널리스트 지원자의 모습이 있었다.


 80년대 중후반에 태어나 중학생이 되기도 전에 IMF를 겪었고, 영원한 것은 세상에 없는 것을 깨닫자 한 번 사는 인생 내 맘대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현실의 벽에 가로 막혀 정해진 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살던 어느 날, 우연히 블록체이너스의 풀 타임 애널리스트 채용 공고를 보게 된 바로 당신 같은 사람 말이다. 뚜껑을 열고 보니 그보다 다양한 분들이 지원을 해주셨다.


 지원서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인터뷰 일정을 알렸다. 귤 한 박스 쟁여 놓고 늘어져서 왠 종일 넷플릭스 보기 딱 좋은 어느 연말의 토요일, 여섯 명이 둘러 앉아 논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습니다


1) 간단한 자기 소개


 정해진 형식은 없었지만, 처음 만났으니 인사를 해야 한다.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했다. 본인이 현재 하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A는 젊은 나이에 이미 두 번의 창업을 해 본 스타트업 CEO다. A는 대학 시절 MIS 수업을 재미있게 들었다고 했다. MIS는 경영과 기술이 만나는 접점이다. 자연스럽게 기술에 관심이 많아졌고, 블록체인을 활용해서 어떻게 비즈니스를 혁신적으로 만들지에 관해 관심이 많다고 했다. 


 맞은 편에 앉던 B는 얼마 전 회사를 그만 두셨다고 했다. 회사 계속 다녀 봤자 옆에 앉아 있는 과장님, 그 다음에는 차장님처럼 되겠구나 생각하니 아득해졌다고 한다. 선배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빨리 판단할수록 유리하다는 조언을 받고 회사를 그만 뒀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 코딩을 열심히 배우던 B는 유튜브 블록체인ers 방송에서 더 재미있는 기회를 발견했다.


 논산에서 딸기를 사 들고 오신 현역 군인 C도 계셨다. 사족이지만 꽤 딸기가 많았는데, 말도 안 되게 맛있어서 다들 무척이나 맛있게 잘 먹었다. 어느 날 '다단계 사기'로 자신을 현혹하려는 사람을 통해 블록체인에 관해 처음 알게 됐다. 당시에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거절했으나, 집에 와서 블록체인에 대해 알아봤고 블록체인ers 방송을 통해 공부를 하게 됐고 KTX를 타고 인터뷰까지 오게 됐다.


 회사를 그만둘 예정으로 여러 준비를 하던 중에 풀 타임 애널리스트 포지션을 알게 된 두 분이 더 있었다. 인터뷰에 오신 분 모두 블록체인을 전문적인 수준으로 이해하고 계신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의향과 열정을 피력했다.


2) 성격


 본인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더불어 '한국 사회에서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지원자 모두 대체로 본인을 적극적인 성격이라고 표현했다. 풀 타임 애널리스트의 주요한 활동 중 하나는 '강의'다. 아무래도 내향성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므로 적극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 유리하다. 발표를 잘 할 수 있겠냐고 묻기도 했는데, 한 분(A)이 인상적인 답변을 했다. "발표는 성격보다 준비의 문제인 것 같다. 준비가 완벽하게 돼있으면 자신 있게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랬더니 다른 분(D)도 지지 않으며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D는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정리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에 뿌듯함과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래서 한 때 교사가 되고자 하는 생각도 있었으나 여러 이유로 그 길을 택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국 사회에서 바꾸고 싶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정말 판이했다. 회사를 다니다 그만 두셨다는 A는 '갑질' 이야기를 했다. 흥미로운 점은 본인이 갑질을 하는 입장에 여러 번 놓여 보았다는 것이다. '갑질'을 지시 받아서 협력 업체에 그대로 전달을 해보면,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부조리하다는 것을 알지만 아무도 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배에게 이야기했더니 '곧 익숙해질 것'이라고 해서 익숙해지기 전에 그만 둬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바는 없지만 그런 걸 바꾸고 싶다고 하셨다.


 B는 부와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 된 구조를 바꾸고 싶다고 했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바꿀 힘을 가지고 있지만 바꿀 유인이 없다.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이 발달해 '분산화'가 다방면에서 이루어지면 중앙화 된 구조가 해체되면서 '집중'이 완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국이 약소국가의 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위계질서의 뿌리가 되는 유교문화를 깨뜨리고 싶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3) 역량


친절한 설명 중


 각자가 풀 타임 애널리스트로서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영훈이 풀 타임 애널리스트가 하는 일에 대해서 한 번 더 설명을 했다. 요약하면 공부와 연구를 해서 전문성을 쌓아야 하고, 그를 바탕으로 강의와 방송, 컨설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현재 자신이 어떤 내용의 강의를 하고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서 지원자들이 미래를 그리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영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실력은 다양했다. 영문으로 된 백서를 읽는 것도 무리는 없다는 분, 지금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열심히 공부할 계획이라는 분, 이미 필요해서 열심히 영어 공부한다는 분도 계셨다. 문명(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에는 다들 공감하고 웃었다.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는 이 자리에서 많이 이야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날 인터뷰 이후로 과제가 주어지고, 그 과제를 통해서 이해도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월 중순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실제 강의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주어진 연구 과제를 발표하기로 했다. 과제 평가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딸기를 먹던 손들이 멈추고 다들 비장한 눈빛을 보이셨던 기억이 있다.




 여기까지 약 두 시간이 걸렸다. 이 시간의 목적은 '작업 증명'에 비유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이자 nonce의 주요한 철학 중 하나가 '작업 증명'이다. nonce는 일반적인 회사도 아니고 학교는 더더욱 아니다. 풀 타임 애널리스트는 프리랜서에 가깝다. 다만 nonce는 그가 실력을 빨리 쌓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 실력이 갖춰졌을 때 강의, 방송, 컨설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그 외의 모든 것, 하나부터 아홉까지는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이 날 오신 지원자들께서는 2월에 있을 1차 평가에서 훌륭하게 역량을 증명해내실 것 같다.

 1차 평가가 끝나면 또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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