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스 사용설명서 1 : 논스 처음 방문하는 법
이 글(서울에서 블록체인을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는 곳은?)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생각했을 것이다.
‘어, 뭔가 똑똑한 애들 많을 것 같은데? 나도 한 번 가볼까?’
그러나 공자의 나라 한국에서 나고 자란 점잖은 당신에게 ‘낯선 사람들이 모여있는 낯선 곳’에 선뜻 찾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친절한 안내가 필요하다. 그래서 쓰는 3부작 ‘논스사용설명서’다.
Nonce는 강남역 근처에 있다. 강남역 4번 출구(신분당선 방면 출구)로 나와서 도보로 10분이 안 걸리는 거리에 있다. Nonce 공간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요소가 ‘접근성’이다. 아무리 블록체인에 대한 열정이 크다고 해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공간을 만들면 활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접근성은 참 괜찮다. 정확한 위치는 메일(theblockchainers@gmail.com)로 문의 바란다.
위치를 파악했다면 이제 방문을 해야 하는데, 사실 여기서부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너무 어색하고 뻘쭘하고 가서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이럴 바엔 그냥 안 가는 게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당신을 위해서 nonce에 노크하는 방법 두 가지를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1) 4분의 4박자 노크 법
우리가 어린 시절 이맘때 즐겨 불렀던 '창밖을 보라'가 4분의 4박자다. '창밖을 보라' 가사에 맞춰 경쾌한 리듬으로 nonce의 회색 철문을 여덟 번 정도 두드리면 반가운 얼굴로 누군가 문을 열어주기는 하겠지만 죄송하다. 장난 한 번 쳐보고 싶었다(...)
(1) 연구모임에 참석한다
nonce에서는 비정기적으로 평일 저녁 7시 30분에 연구모임이 열린다. 연구모임에서는 당신이 블록체인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궁금해했을 주제에 대한 발표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암호경제학과 메커니즘 디자인 같은 것 말이다.
연구모임이 열리면 평소에 비해 많은 사람이 nonce를 찾는다. 연구모임을 계기로 처음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 그러니까 nonce에 한 번도 온 적이 없는 당신이 연구모임에 찾아와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연구모임이 잡히면 nonce magazine을 통해서 공지를 할 예정이다. 공지를 보고 시간 여유가 있으면 참석하면 된다.
보통 연구모임이 열릴 때는 문을 열어두니, 벨을 누르지 않고 들어와 바로 거실로 오면 된다. 이미 여러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있을 것이다. 당신도 조용히 적당한 자리에 앉아서 연구 발표를 들어도 되고, 아직 발표가 시작되지 않았다면 처음 왔다며 안녕하냐고 인사를 건네는 것도 괜찮겠다.
(2) 미팅을 먼저 제안한다
사실 nonce에 그냥 와도 된다. 주소를 확인하고 아무 때나 찾아와 벨을 눌러도 괜찮다. nonce에 아무도 없는 시간은 많지 않으므로 누군가 문을 열어주고 반겨줄 것이다. 그런데 무작정 찾아가기가 조금 어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미리 약속을 잡고 가는 편이 당신에게 안정감을 줄 것이다.
메일(theblockchainers@gmail.com)을 쓰자. 메일에는 당신이 nonce에 방문하고자 하는 목적을 쓰자. 당신은 ‘기자’라서 nonce라는 공간을 취재하고 싶을 수 있다. 어떤 당신은 블록체인에 대해서 혼자 공부를 해왔는데, 함께 공부를 할 사람을 찾고 싶을 수 있다. 어떤 당신은 블록체인ers 방송에서 nonce 이야기를 여러 번 듣다 보니 ‘그냥 궁금해서’ 가보고 싶을 수 있다. 그런 당신의 필요와 목적 그리고 선호하는 방문 시간을 알려달라.
답장을 받을 것이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고, 언제 오면 좋겠다고 쓰여 있을 것이다. 그 시간에 맞춰 와 벨을 누르면 반갑게 문을 열어줄 것이다. 그리고 당신과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당신이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nonce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혹은 블록체인 분야에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등등에 대해서 말이다. 그렇게 당신과 nonce와의 접점, 기존 nonce 사람들과의 접점을 찾아서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뭐가 있을지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당신에게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당신의 방문 목적에 특별히 관심이 생긴 기존 nonce주민이기를 바란다. 물론 뚜렷한 목적 없이 방문해도 괜찮지만, 뚜렷한 목적이 있다면 당신에게 아깝지 않은, 생산적인 시간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Nonce에 처음 오는 사람들 중에 간식을 사 오는 분들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인의예지를 몸에 새겨온 평범한 한국인으로서 처음 방문하는 자리에 빈손으로 가는 것이 어색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본인도 던킨도너츠를 한 박스 꾹꾹 채워 갔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럴 필요 없다.(근데 생각보다 잘 먹기는 하더라) 빈손으로 오시면 된다. Nonce는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기 때문에, 우리의 목표와 별 상관없는 괜한 고민거리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재차, 빈손으로 오세요.
이 글을 읽지 않고도 방문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겠지만, 가보고 싶었는데 망설여졌던 분들이 ‘가봐도 되는데?’하고 생각하게 됐기를 바란다. 다음 2편에서는 ‘일상 편’이다. ‘첫 방문’은 이벤트라고 해도, 그다음부터는 일상적으로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다. Nonce를 일상적으로 어떻게 이용하면 좋은지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 written by 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