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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논스 Jun 29. 2021

내가 논스에 입주하게 된 이유 by BORA

논스에놀러 왔다가논며든이야기

"BORA야, 나 논스에 입주하게 되었어!"


'논스(Nonce)'라는 곳을 처음 알게 된 건, 친한 친구 I가 내게 근황을 들려주면서이다.


"논스?! 그게 뭔데?"


"논스는 블록체인의 블라블라...(잘 기억 안 남) 암튼 처음 보는 사람이 저 멀리서 비보잉을 하더니, 갑자기 내 앞에 앉아서 말을 걸기 시작했어."

"매주 수요일에는, 춤 강의를 열어."

"이번에는 함께 경영 공부를 해."

"이번에는 함께 영어 공부를 해."


아니, 그 모든 걸 함께 한다고?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까 싶어서, 한 번 그 말로만 듣던 논스에 놀러 가 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강남역 부근이라고 들었는데 막상 가보니 강남역은 초입이고, 추가적으로 언덕 2개를 올라야 했던 것이다. 헉헉 거리며 겨우 도착했는데,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논스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높은 언덕을 마주해야 한다. 하지만, 날 믿으라. 그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는 사실!


친구의 집이기도 하고, 낯선 사람들이 많아서 한껏 움츠러들며 둘러보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I의 친구냐며, 반갑다고 인사해주었다. 누구는 초면에 입주하라고 이야기하기까지 했다. 난 이 낯선 사람들의 친화력이 새로워,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왔을 땐, 누군가가 논스를 나가면서 함께 밥을 먹는 날이었다. I가 선뜻 나를 저녁 식사에 초대해주었고, 나는 또 모르는 사람들 10명과 밥을 먹었다(이때는 팬더믹이 터지기 전입니다). 이때, 그들의 대화가 인상 깊었다. 누구는 얼마 전에 나갔었던 블록체인 해커톤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누구는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며, 또 누구는 한 달 뒤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여러 대화에 휩쓸려 있어서 정신없어하고 있을 때, 친구는 내게 사람들을 한 명씩 소개해주었고, 친구 덕에 어느덧 그 대화들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즐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느꼈던 건, '아, 나도 저 사람들처럼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였다.


그 뒤로 논스에 더 자주 놀러 왔던 것 같다. 논스에 놀러 오면서, 나는 더 '논며들게(논스에 스며들게)' 되었다. 당시 내가 마주했던 한 명 한 명의 논숙자들이 내게는 너무나도 큰 영감이었기 때문이다.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춤에 대한 열정으로 계속 춤을 추는 논숙자, 증권사를 그만두고 새로이 개발 공부를 하는 논숙자, 맛있는 음식을 다른 사람들한테 해주는 것으로 뿌듯함을 느끼는 논숙자 등, 각자의 삶의 방식이 너무나도 멋져서, 계속 보고 싶었고, 곁에 있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실제로 살자고 마음먹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사실 집도 서울이고, 강남역까지 버스로 20분이라, 내게 논스로의 입주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었고, 부담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름 K-장녀라 가족도 설득시켜야 했고, 무엇보다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월세에 대해 스스로를 더 납득시켜야 했다. 그때부터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었다.


'나는 왜 논스에 입주하고 싶은가?'


스스로를 납득시켜야, 다른 사람들도 납득시켜야 하기에 나는 이 몇 가지 이유를 들었다.   

나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주위 환경을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변화시킨다면 무조건 논스에서 그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

논스라는 커뮤니티가 너무 좋다! 내가 외부인이었을 때 받았던 따뜻한 마음들에 보답해서, 이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싶다.

그 외 회사가 조금 더 가까워진다 등의 이유들을 들었다.


납득을 하고 나서 바로 입주 지원서를 써내려 갔고, 벌써 논스에 거주한 지 4개월 차가 되어간다. 나름의 회고를 하자면, 논스에 놀러 오는 게 아니라 실제로 산다는 건 조금 더 큰 책임감이 드는 일이다.


나에게 논스는 책임감   


자신의 것(일용할 양식이나, 그들의 소중한 시간이나 마음 등)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논숙자들을 보며, 나도 이 커뮤니티에 얼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새로 입주하려고 하는 분들이나, 이분들을 만나보는 시간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된다.

논스 운영팀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마을 거버넌스를 확인하며, 이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진다.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과 더 소중하고 재미난 추억들을 쌓을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논스에 거주하게 된 지는 아직 6개월도 안되었는데, 어쩌다가 이 커뮤니티와 논숙자들과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일까? 아직까지  그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짓지 못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논스에 놀러 왔다가 살게 된 나의 경험을 비추어봤을 때,

힘든 언덕을 오르면 감상할 수 있는 논스 루프탑에서 보는 하늘처럼,

처음에는 낯설지만 대화할수록 친숙해지는 논숙자들처럼,

어려워 보여도 막상 시도해보면 적응이 되는 논스의 규칙들처럼,


내게 논스도 조금의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면 더 편해지는 집과 같은 공간, 커뮤니티가 되어버린 듯하다.


놀랍게도 논스의 홈페이지에는 '용기' 사진이 있다.

이렇게 글을 써보는 게 오랜만이라, 마무리짓기가 어렵다. 마지막은 논스의 소개글의 일부를 발췌하여 마무리하고자 한다.


"용기는 내면 낼수록, 더 무모한 도전을 하면 할수록 더 거센 저항에 부딪힙니다. 그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대용량 용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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