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논스! 의준이의 새 출발 '크립토댄스컴퍼니'
며칠 전, 논스 슬랙에 올라온 장문의 글 편지.
"사랑하는 우리 논스 식구분들,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2021년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논스 운영진에서 내려와 이제는 새 출발을 시작하는 의준입니다.
논스에서 살면서 같이 하나하나 키워나간 게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만 20살 때 막내라인으로 논스 초반에 합류했던 저도 함께 성장하여 이제는 남자가 된 것 같네요. 지난 2년 동안 제 인생을 논스에 헌신하면서, 정말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한 명 한 명과 값지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합니다, 논스를 만난 건 제 평생의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감사한 마음에 정말 더 헌신적으로 임하게 된 것 같네요.
아직까지는 운영을 내려놓았다는 거에 대해 마음이 무겁습니다.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정말 제가 많이 변했던 것 같아요. 최대한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지만 여러 감정들이 오가다 보니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다 며칠이 걸린 것 같습니다. 흐흐.. 글로는 정말 다 표현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싹 다 지우고! 제 mixed feelings를 담아 하나의 춤으로 표현했습니다. 춤이 제 가장 큰 근본이기도 하고, 이제는 Crypto Dance Company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하니깐요!"
글로는 충분하지 않아 '인간 논스'였던 의준의 내면을 들어보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 의준은 2년 동안 논스를 왜 운영했나요?
"평생 사람들에게 웃음과 사랑, 영감을 주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꿈은 16살 때부터, 논스 입주 초기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더 확고해졌죠.
제 가치관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결국 사람과 사랑입니다. 사람과 사랑은 인생의 목적 그 자체이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건 사람과 사랑, 그리고 관계에요. 그래서 저는 항상 사람이 뭐떄문에 움직이는지 궁금해하죠. 한 명 한 명 유심히 관찰하고 연결고리를 만드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정말 자연스럽게 논스라는 커뮤니티 운영에 대해 애정을 느낀것 같아요. 제가 사랑이 많기도 하고, 결국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건 답은 사랑인 것 같아요. 그래서 논스를 운영하면서 실컷 퍼부운것 같아요!
논스 1호점이 생긴 몇개월 뒤 입주민으로 들어오고, 또 몇개월 뒤 바로 운영진으로 합류했는데, 서로가 필요했던 좋은 타이밍에 논스에 합류했어요. 저에게도 논스에게도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18-19년도 논스 초기 모두가 블록체인 연구에 빠져있을 때 저는 사람들의 감정에 집중한것 같아요. 초기 논스는 정말 차갑고 삭막한 분위기였죠. 물론 그 당시 논스는 방향성이 없는 것이 방향이었지만 블록체인 살롱으로만 남기에는 논스의 문화와 한 명 한 명의 사람들과 공간이 아까웠어요.
자유롭고, 신뢰와 사랑이 가득한 유토피아 마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세상이 논스를 통해 해답을 얻을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증명했어요. 논스같은 행복한 주거의 형태가 더 scalable 하고,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많이 실험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 문제에 대해 많은 해결안을 논스에서 발견할 수 있었어요. 부동산, 커뮤니티, 스타트업, 블록체인, 주거, 공유경제 등 많은 분야들의 공통적인 핵심은 결국 사람과 커뮤니티였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니 국회의원분들, 대기업 회장님들께서 논스를 방문하셔서 벤치마킹하시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논스의 미래는 정말 정말 밝아요.
정말 모든 논숙자분들 한분 한분 덕분에 지금의 논스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DSRV 형누나들, 알파논스 형들, Chainapsis, OPCT, 2,3,4,5호점 모든 식구들... 그리고 지금의 논스가 있기까지 많은 공헌을 해주신 역대 모든 논스 파운데이션 (논스 운영진) 분들께 감사합니다.
시은, 영훈, 영세, 동선, 영원, 승덕, 혁빈, 완섭이형. 수민, 그리고 승은 누나! 정말요. 사랑해요!
Q: 그러면 지금은 왜 논스 운영을 그만두려고 하나요?
저의 원래 꿈이었던 엔터 사업을 할 기회는 지금밖에 없는 것 같아서에요.
와닿는 예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2년 동안 삶의 모든 걸 나눈 연인과 ‘서로 각자의 미래를 위해 정리하려는 느낌’ 이에요. 서로 아직 너무 좋아하지만 제가 괜히 떠나려는 느낌이에요.
얼마 전에 날아온 군입대 영장(!)을 보고 이제 더 이상 모든 걸 다 잡을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얼마 없고, 이제는 가장 본질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 하나하나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최근에 시작하게 된 Crypto Dance Company가 현재까지 저의 모든 점을 잇는 종착지라고 생각해서 풀타임으로 올인하기로 했습니다. 신체적으로도 시기적으로도 저에게는 지금 24살이 전성기라고 생각해요. 군대나 학교도 다 미뤄두고, 무조건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너무 강한 확신에 차다보니 다른건 눈에 하나도 보이지도 않더라구요.
Q: Crypto Dance Company는 뭔가요?
정말 직관적인 이름이죠? 블록체인(크립토)을 통해 댄스계의 문제점들을 해결하자는 조직이에요.
'~댄스 컴퍼니'란 한국어로 '무용단'이다.
예) Royal Ballet Company, 국립현대무용단,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등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어요. 그리고 예술가들이 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예술인들은 항상 행복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예술인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건 '생산 수단 (means of production)'과 경제적 자립인것 같아요. 그래서 이 둘을 이룰수 있도록 도와주고, 예술가들의 가치가 더 인정받도록 하는 의도로 시작했습니다. 특히 K-Pop을 이끄는 댄스/안무계에서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안무 저작권을 비롯한 지적재산권 보호와 수익화 문제에요. 케이팝에서 춤이 차지하는 비중이 7할 이상인데 퍼포먼스를 만드는 이들에게 돌아오는 수익은 거의 없는 편이에요. 댄스 관련 지적재산권 법률도 없다 보니 심지어 댄스 콘텐츠들이 Fortnite, 배틀그라운드, Just Dance 등 게임과 메타버스 안에서 수시로 불법 도용되고 있어요.
핵심은 이거에요. 전세계를 움직이는 막대한 영향력에 비해 댄스 크리에이터들에게 돌아오는 게 없어요. 아무리 영향력 있는 댄서들의 채널이 있어도 유튜브에 올리면 음원 저작권 때문에 수익도 안 들어오고요. 참 문제가 많아요. 춤은 인류 역사상 가장 고귀한 예술인데 춤을 추는 예술가들에게 돌아오는 게 많지 않다니.
그래서 저희는 크게 3가지를 하려고 해요.
안무 저작권 NFT화, 안무 마켓플레이스 개발, 메타버스 퍼포먼스.
Creator, collector, curator, cultivator 들이 모두 들어와있는 DAO 커뮤니티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Friends With Benefit의 dancer-only 버전이죠. 현재 LA, 서울에 계신 월드클래스 안무가분들부터 크립토 쪽 어드바이저분들까지 다 참여하시면서 풀을 천천히 넓혀가고 있어요. 메타버스 퍼포먼스와 NFT 댄스라는 독보적인 포지셔닝을 가져가다 보니 유명 브랜드와 유명 예술가분들과의 콜라보도 진행히게 되었고, 세상에 없던 콘텐츠를 뽑아내고 있습니다. 모션캡쳐랑 3D 그래픽도 해서, Beeple 같은 느낌을 많이 참고하고 있어요.
수십억을 벌어들이는 히트곡들의 작곡가들은 저작권료를 통해 불로소득과 명예를 얻지만, 퍼포먼스를 만드는 안무가들은 그들의 피땀 눈물이 담긴 안무제작비용이 고작 몇백만 원 이하로 거래되고 일회성으로 끝나요. 안무와 퍼포먼스에 대한 수요는 더더욱 커지고 있는데 시장 형성과 저작권 보호 체계가 안 잡힌 게 문제예요. 이 문제의 해결책과 설계구조를 크립토의 콘셉트들을 통해 완성시키고 있어요.
그리고 큐레이팅 된 댄서들을 NFT 세계로 온보딩 하여 콘텐츠 큐레이션과 커뮤니티 빌딩을 하고 있죠. 크립토 아트 중에서 크립토 특유의 감성이 담긴 댄스 콘텐츠는 또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 분야를 개척해야겠다 싶었죠. 참 여러므로 딱딱 맞아떨어지게 되었어요.
NFT와 퍼포먼스 예술을 결합시킨다고 하니 많은 곳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들어왔어요. 심지어 우연히 제가 항상 꿈에 그리던, 현존 세계 최고 연예기획사의 입사 제안도 받았어요. 믿기지가 않았죠.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춤추고, 안무를 기획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전 제가 맞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지금 세상에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해서 이 프로젝트에 올인하게 되었어요. 댄서들과 안무가들, 그리고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개개인 주체성을 위해서요. 엔터사는 중개인 역할을 할 뿐이지, 예술가들을 위한 걸 하지는 않잖아요. 아직까지는 저랑 팀원분들이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도 확신했어요. 그래서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는 방향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저의 독창성을 극한으로 추구하면서 아티스트/회사들과 협력 관계를 만드는 게 더더욱 가치 있지 않을까요? 이런 확고한 신념에 몰입되다 보니 제가 그렇게 사랑하던 논스 운영도 정리할 정도가 되었네요. 어쩌다 보니 이번 저의 프로젝트가 창업가의 마을 논스에서 탄생한 45번째 프로젝트가 된 것 같네요.
to. nonce
2021년에는 호점 안착화와 승은의 운영팀 합류 덕분에 기적적으로 논스가 안정화되었어요. 특히 승은에게 너무나도 감사해요.
논스에 과몰입되던 저를 내려놓다보니 놓치던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잡게 되었어요. 그중 가장 큰 게 춤과 꿈에 대한 갈망이었습니다. 안정화가 되면서 또 새로운 가치 창출에 갈망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논스에서 제가 목표했던 것들을 이제 다 시원하게 이뤘고, 안정화를 시켰으니 이제 다시 나도 베이스캠프를 나와 원래대로 등산을 해야지 생각했어요.
논스를 하면서 인생의 진리와 지혜를 정말 많이 깨달았어요. 논스를 만들어준, 여태까지 유지해오던, 여태까지 같이 만들어준 모든 멤버들에게 감사해요. 0에서 1을 같이 만들 수 있던 기회에 너무나도 감사해요. 너무나도 부족한 저와 함께 일해 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한 마음밖에 없어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멤버로 기여할 예정이고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옆에 있을 예정입니다. 운영만 내려놓을 뿐입니다!
with love,
Joon
의준이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