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대신 노는 시간
나: 엄마 다녀올게, 기분 좋게 하루 시작해-! 사랑해.
아이: 사랑해~(하트 뿅).
여느 때와 같이 집을 나서며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의 발걸음은 회사가 아닌 카페로 향한다.
다른 때 같으면 버스나 택시를 탔겠지만 오늘은 시간이 급할 게 없으므로 좀 걷기도 했다. 마침 공기도 날씨도 걷기에 참 적합하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로 가서 계속 생각났던 커피를 한 잔 주문했다.
늘 앉는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웠던 이 그윽한 향과 진하고 깊은 맛...
오늘 나는 하루 종일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사고 싶은 것도 사고, 먹고 싶은 것도 즐길 계획이다.
왜냐면 나만의 휴가를 즐기는 날이기 때문이다.
나는 가끔 오늘처럼 아무도 모르게 소중한 연차를 할애하여 평소와 같이 나와서 혼자 논다.
물론 데이트하려고 아이는 모르게 남편과 같은 날 휴가를 내기도 하지만, 가끔은 혼자만 휴가를 낸다.
아무래도 누군가와 함께 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없어서, 둘도 셋도 좋지만 혼자 하루를 보내는 날도 필요하다.
평소에 가족들 돌보고 가족들 각자 원하는 바가 달라, 그 사이에서 중재 또는 눈치보기를 하며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애쓰느라 내가 원하는 바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나는 이런 내 역할을 흔쾌히 또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내가 챙겨야 한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야 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스스로 나를 들여다 보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채우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가져다주어야 한다.
나를 돌보기 위해, 나는 가끔 007 작전처럼 비밀스러운 연차 적전을 감행한다.
오늘의 계획은,
커피 커피 커피
쇼핑
서점에서 빈둥
산책
카페에서 독서
일기 쓰기
멍 때리기
공부하기
마카롱 먹기
기타 등등
아침부터 나름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퇴근시간까지는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님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오랜만에 한적한 평일 오전 시간에 백화점도 방문하고, 아이 옷이나 남편 물건도 시야에 들어오지만 과감히 눈을 돌려 나를 위한 쇼핑에 집중했다.
오늘은 내 취향과 선호에 집중하는 날이니까.
이제 두 시간 남짓 남았다.
그렇지만 서두르지 말아야지. 계획했던 모든 걸 다 하지 못해도 괜찮다.
마카롱은 샀으니, 다시 커피 한잔 하면서 책도 읽고 빈둥거리며 멍도 때려볼 것이다.
오늘 충실히 나를 위한 혼자 시간을 보내고, 퇴근시간 후엔 아이와 신나게 놀고, 내일은 발걸음 가볍게 회사로 가야지.
어느 워킹맘의 멘탈관리법.
가끔 가족들 모르게 휴가를 내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을 하면서 나를 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