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식 피드백은 결국 꼰대라는 이름으로 돌아온다.
"부장님이 너 연차때는 말이지..."
"이건 당연히 이것부터 해야 하는거 아니야? 저번에 부장님이 말했어 안했어? 기억안남?"
"이거 안해봤나? 모르면 물어봐야지..."
매니지먼트가 필요한 후임님이 있다면, 먼저 그 사람을 알아야 한다.
문제가 어떠한지...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건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건지, 왜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건지, 그 문제에 따라서 일단 적절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상태는 어떠한지...약으로 될지 아니면 수술을 해야할지, 수술도 개복 후 간단히 해결이 가능할지 아니면 다시 덮어야 할지, 초년생 병아리분이라면 가르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5년차 이상된 후임님들은 담긴 지식이 많아 이해를 시켜야만 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러했고, 지금도 내 주변에 많은 선임님들이 후임님들에게 그렇게 피드백(지적질)을 하고 있다. 또 생각해보면 내가 후임일때도 그 피드백이라는 것이 나를 이해시키기에 충분하지 못할때가 많았던것 같다.
몇일 전, 그 옛날 나의 후임이였던 동생이 선임이 되어 본인 후임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후임이 하나 생겼는데, 일하는거 보면 답답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나름 첫 후임이라서 실수 할때마다 방법도 알려주고, 말로 안되면 샘플 보여주면서 설명도 해주고, 다른 사람들 대하는것도 말 나와서 이래저래 코치를 해도 바뀌지가 않는다. 벌써 9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답답해 미치겠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볼만한 상황이다.
대부분 피드백을 주는 입장일 때는 이게 맞는 답이라고 생각하고 피드백을 주게 되는데, 그 피드백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 이전에 그 피드백이 받는 이에게 맞는건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내가 요즘 문제가 있어 보이는 후임님을 보거나, 고민거리가 있는 후임님의 질문을 들을때마다 먼저 생각하는 것이 "왜 저런 문제가 생겼을까?" 원인을 먼저 고민하고 파악이 되면 다음은 어떻게 피드백을 하는 것이 좋을지를 고민한다.
원인을 찾아다면 '무엇을'전달해줘야 할지를 정하고, 후임님을 파악해서 '어떻게'피드백할지를 정한다.
이때 피드백의 전제는 나의 생각을 직접 전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 다른 사람의 말을 대신해서 참고할 만한 포스팅이나 책을 추천해 준다.
http://m.mk.co.kr/premium/view.php?no=23413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DGT00032970614YE
2. 적절한 포스팅이 없다면, 피드백을 줄 바로 위 선임에게 문제와 나의 의견을 전달하고 피드백을 해주라고 한다. 직접적인 나의 의견 보다는 좀 더 편안한 상대와의 소통에서 더 깊이 있는 고민거리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허리가 튼튼한 회사가 건실한 회사라고 생각한다.
3. 그냥 편안한 자리에서 나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준다. 나의 에피소드에서 인사이트를 어떻게든 얻도로 유도하면 안된다. 자연스럽게 인사이트를 얻든 아니면 전혀 다른 방향에서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선임이 되어갈수록 프로젝트 업무는 수월해질지 모르나, 그와 반비례로 선/후임님들 사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이슈들이 생기게 되더이다. 어쩌면 조직생활에서 이게 가장 중요한 업무일수도 있다.
(정치질을 말하는것이 아니다. 조직에서는 적당한 정치질은 있기 마련이다.)
물론 나의 의견이 중요하겠으나, 무엇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없이는 맞춤형 피드백질은 커녕 그냥 꼰대질로 전락하기 쉽상이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먼저 나로부터 찾기 시작해야하고, 듣는 이는 나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꼰대는 나이먹은 선임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들이 더 눈에 띄일 뿐이지 태어난 후로 우리는 지속적으로 학습을 통한 경험이 쌓이고 그 경험이 곧 나만의 원칙이 될것이고, 그 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에는 자기 주장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 과정에서 자라왔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20대 꼰대들이 한창이라고 한다.
입을 열기전에 귀를 열고, 행동하기 전에 상대방입장에서 한번쯤 생각해 보는 센스가 필요할 때이다. 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