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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농만 Jun 12. 2024

죽음을 사유하는 공간 [인제 사유집]

초대합니다.




죽음을 사유하는 공간으로 초대합니다.

텀블벅에서 보기





낭만농객이 직접 설계한 인제 사유집(死有/思惟)은 삶을 닮은 공간을 만들자는 목표로 시작한 공간 프로젝트 입니다.

죽음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유는 현재 이 곳, 우리 삶에 진짜 의미를 되찾아줍니다.



삶을 더 잘 살고자 하는 당신을 사유집에 초대합니다.





사유집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 깊이 생각하는 사유/ 思惟

2. 죽음의 존재에 대한 사유/ 死有



사유집의 공간 대부분은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곳 외에 경계가 없습니다. 하나로 연결된 전체의 공간, 그 가운데에는 나무 한 그루를 품은 중정(void)이 존재합니다. 경계 없는 공간 안에서 우리는 고요한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며 삶에 대한 사유를 시작합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존재합니다.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것들은 공간으로서 감각할 수 있지만, 동시에 흐르고 있는 시간을 우리는 감각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태어났기 때문에 죽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모든 인생의 끝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면, 현재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시간들은 결국 죽음을 향해 가는 여정일 것입니다. 죽음을 향해 흘러 가는 시간을 우리는 명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유집에서는 자연을 관찰하며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장치를 설계 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작업실의 경사진 천창에 담았습니다. 내부의 중정(void)에는 잎이 많은 나무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의도적으로 만든 프레임에 자연을 가둬놓고 시간에 따른 생동한 움직임을 관찰하게 됩니다.시간의 흐름을 감각하며 우리는 살아 있음을 인지합니다.


사유집은 강원도 인제군 월학리 1893-9번지 냇강마을에 위치합니다. 마을의 스님이 블루베리 밭으로 가꾸던 전을 매입해 사유집을 설계 했습니다. 사유집의 전체 모양은 숫자 4를 닮았습니다. 입구를 따라 집에 입장하면, 전체가 개방된 환희의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거실과 이어지는 작업실은 바닥 단차를 한 단 높여 공간의 기능을 구분하였습니다. 작업실의 경사진 천장에는 큰 창을 뚫어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담았습니다.


깊은 생각을 끌어낼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 시선을 넓게 두고 먼 자연과 가까운 자연을 가만히 바라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공간 전체를 단단하게 감싸고 있는 중목 구조 공간 안에서 몰입과 고립을 동시에 감각합니다. 


사유집은 한 개의 침실이 있습니다. 화이트 침구, 킹사이즈 배드 하나를 공간에 딱 맞게 배치 하여 침실에선 수면 기능 한 가지 만을 제공합니다.









설계자 낭만농객의 김수완입니다.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행복한 2024년 보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에게 2024년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은 한 해였습니다. 낭만농객의 첫 공간 프로젝트이자, 약 반년을 준비했던 부여집 여정은 부동산 거래 사기로 인해 법적 고발을 진행하며, 최근엔 6,600만원을 펀딩했던 리워드 까지 취소 결정 되었습니다.


삶을 살며 힘든 시기가 찾아오면 저는 죽음에 대해 생각합니다. 죽기 위해서 죽을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의 의미를 더 고민하고자 죽음을 머릿속에 꺼내 봅니다. 태어난 모든 존재는 결국 죽습니다.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죽음은 삶의 일부이며, 삶 또한 죽음의 일부입니다.


죽음 앞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 내고 싶은 건지 자문해 보았습니다.


스스로 고민하는 것들(죽음, 삶, 고독, 자연, 다른 차원)을 가시화 하고 이를 공간에 녹여내는 과정에서 저는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낍니다. 시간이 지나 설계자가 죽더라도 공간은 살아남습니다. 현재의 공간 안에서 현재의 사람들은 모든 감각을 열고 온몸으로 이 공간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제가 설계한 공간에 초대해 이것 저것 만져보게 하고 살펴 보게 하는 데서 삶의 가치를 느낍니다. 결국 저의 이야기를 공간에 담아 두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를 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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