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의 광인

어느 광인의 외침

by 농농이네

"당신들은 소비의 지옥에 빠져버린 회사의 노예다. 한 달에 몇 백남짓 벌어 소비에 쏟아 붓고, 일 년에 어쩌다 한 두 번 있는 해외여행만을 기다리지. 그게 자유를 잃은 대가라는 사실도 모른 채 말이야."

출근길에 지하철에 탄 광인은 사람 한 명, 한 명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광인의 외침에 회사원들은 평소의 아침 출근길에서 들을 수 없는 이질적인 소리가 나는 곳을 흘깃흘깃 보았다.


그때 주변에 있던 한 고등학생이 광인을 보며 얘기하길


"네 다음 백수"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키득키득 웃었고, 고등학생에게 눈빛으로 조용히 응원을 보냈다. 직장인들의 비웃음 속에서 광인은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그래. 당신들은 나를 백수 혹은 거지라고 부를지도 모르고, 게을러서 일을 하지 않는 주제에 합리화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 하지만 그대들이 현실에 굴복하여 쳇바퀴 돌듯 주어진일만 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상을 향한 피를 끓게 하는 열정하나 없이 말이지. 조금이라도 자기 자신을 위해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여기 있다면 당당히 말해보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광인의 외침을 미친 사람들이 하는 소리 중 하나로 취급하고 보고 있던 스마트폰을 바라볼 뿐이었지만, 그래도 몇몇의 사람들은 광인의 말에 짧은 사색에 빠졌다. 하지만 그나마도 잠시뿐, 직장을 가기 위해 하차하는 시점에서는 시계를 보기 바빴고 여느 평범한 출근길과 다를 바 없게 되었다.



출근길에 썼던 뻘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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