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여름, 각자의 울음

누구나 자기만의 시간표가 있다

by 농농이네

나는 여름을 떠올리면, 다른 어떤 것 보다 매미의 울음소리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무더위가 와도,장맛비가 쏟아져도 여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다가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비로소 여름이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번 여름, 처음으로 매미의 유충이 허물을 벗어 놓은 모습을 보게 되었다. 많은 여름을 지내봤지만, 매미의 허물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혹은 그냥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일수도) 매미는 이미 빠져나간 빈 껍데기를 나무에 남긴 채, 과거를 벗고 나와 세상을 향해 울고 있었다.


매미의 유충은 땅 속에서 수 년 동안 지낸다고 한다. 깊고 어두운 땅 속에서 나무의 수액을 먹으면서 조용히 자라면서, 세상에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런데 매미는 개체마다 각각 세상으로 나오는 기간에 차이가 난다. 자라나는 환경에 따라서 어떤 매미는 세상에 나오는 데 3년이 걸리고, 늦게 나오는 매미는 7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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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비슷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스무살 즈음에 사회로 나가고, 취업이 늦어지는 요즘 세상에서는 서른 살이 되어서야 사회에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에 나오는 시점이 언제든지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살게 된다.


그런데 20대에는 뭘 해야하고 30대에는 뭘 해야하고… 사람들은 정해진 인생시간표가 있는듯, 그리고 그 시간표를 따르지 않으면 큰일이 난다는 듯 얘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매미가 그렇듯 사람들도 다 각각 다른 상황과 각각의 다른 시간표를 가지고 있다. 늦게라도 성체가 되어 세상에 나와 목소리를 내는 매미처럼,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마다 삶의 리듬은 다르다. 누군가는 조금 이를 수 있고, 누군가는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나 결국은, 모두가 자기만의 소리를 낼 때가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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