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카르마를 당위적으로 생각한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것이 카르마에 대한 일반적이고 통속적인 해석이다.
권선징악이나 사필귀정과 같은 말들을 믿는 것처럼
사람들은 카르마의 존재를 믿고 싶어한다.
하지만 나는 카르마에 대하여 그것과는 다르게 생각한다.
나는 카르마가 우주의 법칙이나 어떤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가
인간의 악행을 하나하나 계산해 벌을 내려주는 법칙이라고는 믿지 않는다.
나는 카르마는 선과 악을 재단해 내려오는 결과가 아니라,
행동이 누적되며 삶이 특정한 방향으로 굳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카르마란,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돌아오는 사회적인 책임에 가깝다.
예를 들어서, 나쁜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은 그에 따라서 주변 사람들의 신뢰를 잃게 된다.
또, 선을 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사회질서를 위하여 처벌을 받게 될 확률이 높다.
즉, 카르마는 우주적 차원의 벌이 아니라 반복되는 행동에 대한 사회의 확률적인 처벌의 문제로 보인다.
카르마를 단순한 우주적인 힘에 의한 업보의 법칙으로 이해하면 곧바로 반례가 등장한다.
이 세상에는 악행을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게,
심지어 떵떵거리며 잘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반대로 성실하고 선하게 살아왔음에도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 머무는 사람들도 있다.
이 현실은 “나쁜 짓을 하면 반드시 벌을 받는다”는
카르마의 통속적인 해석과는 명백히 어긋난다.
그런데 힘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카르마가 지켜지기를 바라는 욕구를 이용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무엇이 정의인지 알 수 없는 이 시대에서 정의를 왜곡하고 속인다고 느껴진다.
그들은 정의를 외치지만 자기 편의 잘못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위선적인 태도로 대한다.
이런 자들이야 말로 카르마의 업보를 맞아야 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