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김다영 nonie Oct 04. 2018

Intro.1인 기업가의 셀프 워크숍
in 하와이

삶과 일을 돌아보는, 1년에 단 3주

삶과 일을 돌아보는 3주를 만들기까지

서울이라는 복잡한 대도시에서 태어나 살아가면서, 거대한 인파에 몸을 내맡긴 출퇴근 길이 일상에서 허락된 유일한 '서핑'처럼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현실과 타협하며 최대한 주류 시스템 안에서 나답게 살아보려 애쓰던 20대 시절이 그랬다. 30대가 되어서야 시스템 내에서는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시스템의 빈틈을 끊임없이 해킹한 끝에, 그 틈새에서 내게 맞는 시스템(직업)을 구축할 수 있었다. 


그렇게 9 to 6에서 겨우 빠져나와 시간과 장소의 자유를 획득한 지, 이제 어느덧 5년 차로 접어든다.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될 자리를 만든 것은 다행이지만, 삶이 언제나 그렇듯 하나의 고민이 끝나면 또 다른 고민이 필연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스스로를 환골탈태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나의 시스템'에서는, 일이 잘 되고 있어도 때로 조급해진다.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이 시스템의 유통기한은 훅훅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나마 2~3년 전까지는 취재를 앞세운 한 달짜리 출장도 곧잘 기획해 떠나곤 했지만, 본격적으로 교육업이 자리를 잡으면서부터는 자리를 비우기가 어려워졌다. 2017년의 해외 일정을 돌아보니 일이 개입되지 않은 여행은 단 한 건도 없었고, 길어야 2주 내외의 단기 출장 뿐이었다. 비교적 시간의 자유를 가진 강사라는 직업도, 장소는 철저히 한국에 묶여야 하는 일이니 '50% 노마드'인 셈이다. 게다가 이젠 시간마저 자유롭지 않다. 최소 3~4주의 정규 출강을 원하는 클라이언트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 다닐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flexible하지만, 자신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데는 점점 한계를 느꼈다. 더군다나 '여행' 분야를 가르치는 일인데도, 정작 내 여행의 양과 질은 직업의 성장과 반비례해 모두 하락하고 있었다. 


마음만 급하고 딱히 해결책은 보이지 않던 차에, 책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가 나왔다. 열정을 다해 세계의 호텔을 탐험해온 지난 5년의 한 챕터를, 비로소 책을 통해 온전히 정리할 수 있었다. 다행히 출간 이후 찾아오는 새로운 기회는 정확히 작년에 꿈꾸던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일반 기업의 임직원을 교육하던 일에서, 여행 산업 종사자를 교육하는 전문 포지션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절실히 깨달았다. 지금 이대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현 레벨의 점검과 업데이트를 위해 잠시 멈춰 서야만 한다는 것을. 




Four seasons Lanai, 2016


Self-Retreats in Hawaii

우리는 살면서 스스로의 삶과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얼마나 가질까? 지금 내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 얼마나 고민하면서 앞으로 뛰어가고 있을까? 때로는 익숙한 장소를 벗어나, 지금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여행'의 목적은 비우는 것(스트레스 해소와 휴양)이지만, 나는 직업과 자아실현이 일치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우기보다 채우는 여행을 계획하는 편이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내가 원하는 삶의 그림을 새롭게 그리고,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만드는 것이다. 기간은 3주. 길다면 긴 시간이고, 비용 또한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3주가 앞으로의 1년과 3년, 5년에 주는 영향을 고려하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지난 수많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꼭 해외에서 할 필요는 없지만, 내 직업이 '해외여행' 시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장소 또한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디로 떠날까?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푸드, 자연, 요가, 음악 등 폭넓은 에너지를 채워 넣을 수 있는 여러 나라를 물망에 올렸다. 결국 업계 네트워크가 단단하고 현지 사정에 익숙한 하와이를 최종 목적지로 정했다. 하와이는 최근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도 소개된 로컬 문화도 매력적이고, 특히 내가 사랑하는 빈티지한 멋과 여유가 흐른다. 하지만 하와이를 택한 결정적 계기는 따로 있다. 




하와이 관광청의 '하와이에서 일하다' 캠페인. 뉴욕의 크리에이터에게 숙박과 로컬 체험을 1주일간 지원했다. 


얼마 전 하와이 관광청(미국)에서 뉴욕의 크리에이터/개발자/디자이너 등을 선발해, 각각 6개 섬에서 일과 여행을 함께 할 레지던시를 지원해 주는 신개념 관광 캠페인을 런칭한 것이다. 오랜 세월 '비우는 여가'의 대표 주자였던 하와이가 왜, 생산적 여행을 추구하는 디지털 노마드에게 어필하기 시작했을까? 비수기가 없는 것으로 유명한, 언제까지나 호황일 것 같은 여행지도 변화 없이는 도태된다는 걸 알고 움직이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겐 이 캠페인의 목적이 적중했다.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재충전을 위해 워크숍을 떠난다. 하지만 나와 같은 1인 기업가에게도 워크숍은 필요하다. 단, 업무/조직의 재정비에 치중하는 일반적 개념의 워크숍보다는, 내가 추구하는 셀프-워크숍에 가까운 단어가 있다. 미국에서는 보통 수련회나 휴가 프로그램을 뜻하는 '리트리트(Retreat)'가 그것이다. 일과 여행을 함께 하면서 변화하는 여행업계의 흐름도 살펴볼 나의 리트리트에서는, 제각기 매력이 천차만별인 총 9곳의 아름다운 호텔이 함께 할 예정이다. 또한 하와이의 아이덴디티를 가진 하와이안 항공이 이번 비행길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었다. 


이번 여행은 오직 나만을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지만,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원하는 이들을 위한 여행 프로그램으로 기획해보려고 한다. 부디 이 많은 목적을 무사히 이루고 올 수 있기를.:) 앞으로 3주간 펼쳐질 하와이 리트리트의 생생한 '알로하 스피릿'을 먼저 만나고 싶다면, 지금 브런치와 유튜브의 '구독' 버튼을 살포시 눌러 주시길.




2016년 하와이 리트릿에서 쓴 글은 아래에. 




Who is nonie?

국내)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 및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법' 교육 및 최고의 여행지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강사 소개 홈페이지 

해외) 호텔 컬럼니스트. 매년 60일 이상 전 세계 호텔을 여행하고, 함께 일합니다. 2018년 7월,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출간. 인스타그램 @nonie21 페이스북 'nonie의 스마트여행법'


이전 12화 강사님, 방송 잘 듣고 있어요!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일해서 '나' 주는 일 합니다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브런치 시작하기

카카오계정으로 간편하게 가입하고
좋은 글과 작가를 만나보세요

카카오계정으로 시작하기
다른 SNS로 가입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