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다영 nonie Feb 10. 2019

잘되는 호텔에는, 뭔가 다른 게 있다

셀프 워크숍 in 하와이 - 쉐라톤 마우이 리조트

1인 기업가의 셀프 워크숍 in 하와이 는, 지난 2018년 10월에 오아후와 마우이의 9개 호텔을 경험한 이야기다. 특히 하와이에서 경험한 공간(호텔)과 항공에 대한 이야기를 travel, work, inspiration의 관점으로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쉐라톤 마우이에 대한, 호텔 리뷰에는 담을 수 없었던 이야기로 연재를 마무리한다.




마우이 브이로그. 쉐라톤에 머물면서 촬영한 분량이 대부분이다. 


쉐라톤 마우이 리조트는 한국 시장에도 널리 소개된 인기 호텔이다. 국내 허니문 패키지의 단골 호텔이기도 하고, 브런치에는 따로 리뷰를 하진 않겠지만 이후에 갔던 그랜드 와일레아에 비해 주변과의 접근성도 탁월하다. 카하나팔리 비치를 끼고 있는 수영장의 규모도 역대급으로 넓고 대부분의 객실이 오션뷰이니, 여러 모로 한국인에게 사랑받을 요소를 두루 가지고 있다. 다만, 프론트 서비스는 객실가를 감안할 때 상당히 아쉬운 점이 많았다. 다행히, 사소한 아쉬움을 달래주면서도 주변 호텔과 차별점을 만드는 이곳만의 킥을 3가지 정도 발견했다. 잘되는 호텔에는 이유가 있다는 걸 깨달았던 시간이다. 




출처: www.sheraton-maui.com    왼쪽이 로컬(하와이) 스타일의 스모어 세트다. 


추억을 만들어 드립니다, 비치사이드 스모어

야외 레스토랑과 바를 둘러싸고 구불구불하게 펼쳐지는 라군 수영장을 산책하다가 재미난 간판을 발견했다. '비치사이드 스모어'라는 유료 서비스다. 오전에 전화로 예약을 하면 비치에서 스모어를 구워먹을 수 있는 키트를 배달해 준단다. 와, 참으로 가족여행의 명가 '쉐라톤'다운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넓은 비치를 끼고 있는 비치 리조트를 많이 가보았어도, 스모어 키트를 준비한 호텔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가족여행이 아니어서 키트를 주문할 수는 없었지만 내용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키트는 두 가지로 준비되어 있다. 하나는 전통적인 미국 스타일의 구성이고, 다른 하나는 '하와이' 버전 스모어다. 파인애플과 바나나같은 열대 과일과 마카다미아 넛 등 현지의 맛을 더한 스모어인데, 가격도 기본이 40$인데 하와이 로컬 키트는 55$로 차이가 있다. 두 키트는 모두 4인 가족 기준이라 커플 여행자에겐 양이 너무 많을 수 있으니, 살짝 기분만 낼 수 있는 커플용 미니 키트(20$)까지 준비한 세심함이 돋보인다. 단순히 여행 경험을 넘어 '추억'을 만들어주는 호텔 서비스의 가장 좋은 사례 아닐까. 





환영 선물에 담긴,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

어느덧 마우이에서의 첫날이 저물어 간다. 갑자기 벨이 울리더니, 직원이 커다란 야자잎 꾸러미를 주고 간다. 보통 체크인한 첫날에 리조트에서 제공되는 룸서비스는 작은 케이크나 티 서비스, 혹은 기념일 서비스 등이 일반적이다. 지배인의 간략한 환영 인사가 담긴 레터나 카드도, 객실에 미리 놓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정체모를 야자잎 꾸러미는 도대체 뭘까.


끈을 풀자마자 야자잎이 사방으로 펼쳐지면서 우루루 쏟아져 나오는 굿즈(?)에 저절로 웃음이 난다. 안에는 지배인의 친필 서명이 담긴 웰컴카드와 마우이 쿠키, 마카다미아 넛, 초콜릿, 그리고 생수 2병이 들어 있었다. 오롯이 하와이산 먹거리만을 담은 소박한 꾸러미다. 참으로 휴양지 리조트다운, 작은 것으로도 투숙객을 즐겁게 해주는 법을 아는 호텔이구나 싶었던 순간이다. 이제야 마우이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 





렌트 대신, 무료 셔틀버스

그나마 대중교통이 있는 오아후 섬과는 달리, 마우이 섬에는 대중교통 인프라가 전무하다. 마우이 여행을 꺼리거나 심지어 당일치기로 다녀가는 이유 중에는, 비싼 숙박비 만큼이나 교통 비용 부담도 한 몫 한다. 우버나 택시 비용 역시 상당하기 때문에 1박 이상은 차량 렌트가 필수 중의 필수다. 


하지만 쉐라톤 마우이에 묵는 동안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스타우드 연합 셔틀버스가 매 10~15분에 한 대씩 계열사 호텔을 돌며 주요 쇼핑/관광지로 향하기 때문이다. 바로 옆 웨일러스 빌리지부터 라하이나 타운(마우이 아울렛이 있다)까지 매 시간 정확한 배차 간격으로 셔틀을 운행한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수의 투숙객이 셔틀을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투덜거리며 지불했던 리조트 피(resort fee)의 가치는, 이미 셔틀 서비스에서 충분히 본전을 찾았다. 실제로 뒤에 묵었던 그랜드 와일레아에는 셔틀이 없었다. 이렇게 호텔 서비스는, 비슷한 것 같지만 천차만별이다.



하와이 호텔여행 연재를 마무리하며

처음 공유숙박 서비스가 급부상하던 최근 3~4년간, 호텔업계는 바짝 긴장하며 예의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를 보면, 호텔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것을 찾고 집중하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은 듯 보인다. 그리고 수많은 학습효과를 통해, 이제 우리는 확실히 안다. 호텔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가치가 무엇인지, 호텔에서 찾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자꾸 나에게 없는 것을 들여다 보며 흉내만 내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내가 가진 것 중에 저쪽에 없는 것에 더 집중해야 승산이 높은 건 비단 호텔 뿐만은 아닌 것 같다. 이 복잡한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로 장착해야 할, 생존 기술의 고전이자 불멸의 법칙이다. 






Who is nonie?

국내)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 및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법/글쓰기/여행영어 교육 및 최고의 여행지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강사 소개 홈페이지 

해외) 호텔 컬럼니스트, 여행 인플루언서. 매년 60일 이상 전 세계 호텔을 여행하고, 전 세계 여행산업 행사를 취재합니다. 2018년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출간. 인스타그램 @nonie21 페이스북 'nonie의 스마트여행법'



매거진의 이전글 새로운 시대의 럭셔리 호텔을 생각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