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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Feb 11. 2016

3년간 전세계 70개 호텔을 탐험하다, 그 후

'내 여행을 바꾼 전 세계 호텔' 연재를 시작하며


나는 어떻게 전 세계 호텔을 여행하게 되었는가

직장인에서 여행 콘텐츠 디렉터로의 독립을 선언하고 강의와 해외 프로젝트를 겸하는 현재, 나의 비즈니스와 커리어의 핵심 키워드는 '호텔'이다. 차별화된 미디어 영향력과 기자 경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업체들과 협업해 지난 3년간 전 세계 호텔을 집중 취재해 왔다. 우연히 5년 전 네덜란드 부티크 호텔을 테마로 자유여행을 다녀온 이후, 호텔이 곧 여행산업의 핵심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그 후 전 세계에 숨어있는 유니크한 호텔을 두루 탐방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이 꿈을 현실로 만드는 건 쉽지 않았다. 직장인이었던 당시엔 휴가가 너무 적었고, 가야 할 호텔은 많고, 비용은 일반 여행에 비해 몇 배로 들기 때문이다. 이 모든 장벽을 넘기 위해, 마지막 직장생활 2년간 호텔 콘텐츠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5년 전만 해도 한국의 여행시장은 매우 단조로웠다. 여행사가 주도하는 패키지 시장에서 숙소의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았고, 따라서 대중의 관심은 적었다. 또한 자유여행의 흐름은 한동안 저가 배낭여행이 쥐고 있었다. 저가형 여행에서 숙소의 의미는 '잠만 자는 곳'이다. 보통 해외여행의 발달 초기 단계에선 어느 나라든 거쳐가는 순서다.(지금 중국의 여행시장이 그렇다) 그때 외로이 부티크 호텔이라는 키워드에 꽃혀 전 세계를 다니겠다고 결심한 건, 어찌 보면 무모한 계획이었다. 직장인 신분으로 1년에 한 번 해외를 나가기도 힘들었지만, 황금연휴를 활용해 호텔 팸투어 등을 참여하며 워밍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퇴사하기 전까지, 해외 에이전시와 폭넓게 접촉하며 현지 취재가 언제든 가능하게끔 네트워크와 브랜딩을 구축했다. 드디어 여행강사로 독립하면서, 4학기제에 따른 시간 조절이 가능해졌고, 본격적으로 1달짜리 장기 취재를 다니기 시작했다.


이 모든 일이 가능했던 건 8년간 운영해온 여행 전문 블로그 'nonie의 로망여행가방' 덕분이다. 2008년 캐나다 여행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쉴틈없이 채워온 이 블로그는 기존의 여행블로그와 다른 점이 있다. 당시 개인적 경험을 나열하는 일기 수준의 여행기가 아닌, 여행에 대한 식견과 관점에 취재 경력까지 보유하고 블로깅을 하는 업계 전문가나 기자는 드물었다.(특히 기자들은 블로그에 특화된 글을 쓰지 않고 기사를 그대로 옮겨 놓거나, 캐릭터가 없이 정보나열 위주로 운영해 소셜 영향력을 넓히지 못한 케이스가 많았다) 나의 경우 기자 생활을 비교적 짧게 하고 홍보직으로 넘어오면서 개인 블로그와 기업 블로그를 동시에 운영했고, 소싯적 음악 컬럼니스트 경력도 있어 블로그가 낯설지 않았다. 이를 시작으로 자기계발 여행서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을 출간했고, 곧 전국을 돌며 여행강의를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글로벌 매너를 갖춘 비즈니스 영어회화를 2~3시간 이상 구사할 수 있게 트레이닝해 왔다. 이 모든 영향력을 꾸준히 쌓고 어필한 결과는, 운좋게도 수많은 현지 업계의 도움과 러브콜로 돌아왔다.



가장 최근에 묵은 뉴욕 맨해튼의 랭햄 플레이스 호텔. 5번가의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스위트룸이다.


국내 유일의 세계호텔 콘텐츠 전문가를 꿈꾸다

이제 한국에도 호텔을 전문으로 다루는 미디어나 블로그가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국내 호텔시장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수많은 해외 호텔을 직접 '숙박'하는 건 여행사 상품개발 목적이 아닌 이상 전문매체 조차 불가능한 일이다. 기자 시절에도 취재는 4~5일에서 열흘, 그것도 관광청의 섭외에 따라 숙소가 좌우되기 때문에 선별된 호텔 숙박은 쉽지 않다. 여행 가이드북 작가도 마찬가지다. 취재비용을 출판사에서 많이 대주지 않기 때문에 따로 스폰서를 받지 않는 이상 보도자료나 인스펙션 촬영 후 원고를 쓴다. 


이 부분에서 나의 호텔 콘텐츠는 완전히 차별화된다. '내가 원하는' 수많은 해외 호텔을 일일이 묵어보면서도 동시에 직원의 촬영협조까지 받는 여행은, 강력한 콘텐츠의 기반이 되었다. 이는 블로그를 통해 양대 포털에 노출되며 매주 수십만 명에게 고급 호텔정보를 발신해 왔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지금까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미국, 유럽 대륙의 20개 대도시, 총 70여개 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연재를 마쳤다. 일부 호텔을 제외하면 4.5~5성급으로, 1박에 100~200만원을 호가하는 호텔 스위트룸도 꽤 많다. 비용으로만 따져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이 콘텐츠를 단순히 개인적 경험으로 블로그에 연재하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하면 한국의 여행산업을 발전시키는 데에 작게나마 일조하고 싶다. 특히 한국의 호텔산업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할 만큼, 호텔의 종류나 컨셉트가 획일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와중에 옆나라 일본은 호텔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이러한 호텔업의 활황이 다시 여행산업의 규모를 키우며 고용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http://media.daum.net/economic/world/newsview?newsid=20160205031104556


Prologue, 호텔 연재를 시작하며

지금까지 돌아본 전 세계 70여개의 호텔은 모두 나름의 취향과 기준으로 까다롭게 선택한 호텔로, 최근에 문을 연 신상 특급호텔이 많다. 그 중에서도 창의성과 혁신이 남다른 호텔, 또는 내 여행의 질감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은 호텔의 사례를 골라 몇 편 연재한 후 출간으로 연결하려고 한다. 이것은 호텔의 시설을 소개하는 글이 아니라, 우리 호텔업계에서 눈여겨볼 점이나 비즈니스에 응용해볼 점을 살펴보는 일종의 비즈니스 리포트이자 케이스 스터디다. 더불어 나의 호텔 프로젝트는 이제 겨우 시작이다. 지금은 70개 호텔로 시작하지만, 향후 10년간 전 세계의 특별한 호텔을 꾸준히 탐험하면서, 기존의 호텔경영학이나 관광학의 범주를 넘어서서 여가와 호텔문화를 아우르는 학문을 연구하기 위한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 한해도 어떤 도시와 어떤 호텔을 만나고 영감을 받을 지, 자못 기대된다.:) 



마이리얼트립 X nonie '나를 바꾸는 여행법' 특강 2/16 자세히 보기!(클릭)


Who is nonie?

여행 전문 전자출판사 히치하이커 Founder.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한 여행영어' '스마트한 여행의 기술' '건강한 여가' 등 다양한 여행강의를 합니다. 전직 여행기자이자 파워블로거, IT/출판업계 홍보 8년차에 전격 독립, 연간 60일 이상 전 세계 최고의 호텔을 탐험하고, 컨설팅 및 홍보대행을 합니다.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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