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앱 vs. 스타트업 앱의 AR비교 체험기
'스마트'와 '관광'을 붙인 '스마트 관광'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기술업계의 주요 트렌드인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을 관광과 접목한 분야인데요.
이러한 이론에 기반한 '스마트 관광 도시' 1호가 탄생했습니다. 바로 인천입니다.
이와 함께 출시를 앞둔 '인천e지'는 이 스마트 관광 이론을 집약적으로 구현한 관광 도우미 앱입니다.
스마트 관광이란 누구에게 '스마트'한 지 너무 궁금해서, 인천e지 사전 체험단에 지원해서 지난 5월 19일에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궁금증만 늘어난 경험이었습니다.
스마트 관광 앱 리얼 후기, 아래 뉴스레터에서 자세히 읽어보세요:)
스타트업의 AR 관광 게임으로 성수동 여행해 보니
같은 증강현실인데도 MZ세대에게 재밌다고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관광 어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바로 관광 스타트업 수상 경력에 빛나는 리얼월드라는 스타트업입니다. 인천이지 앱을 쓰고 나서, 바로 리얼월드를 직접 써보고 차이점을 봐야겠다 싶어서 성수동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5월 한 달간 리얼월드가 성동구청과 손잡고, 수제화거리를 배경으로 한 증강현실 게임 <슈즈>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했습니다. 성수역 일대 이곳저곳에 이벤트 현수막이 붙어 있더라고요. 별도의 앱을 깔지 않고 하나의 앱으로 여러 게임을 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별도의 설치 과정도 없어요.
현실의 장소를 배경으로 퀴즈를 풀며 다니는 게임이 과연 재미있을까? 제가 어린 세대가 아니라서 게임에 집중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러웠고요. 평소에 어떠한 종류의 게임도 즐기지 않는 저로서는, 몇 번의 미션만 테스트해 보고 그만두려고 했는데요.
이게 그렇게 되지가 않더군요. 중도에 멈출 수가 없이 계속 퀴즈를 풀면서 성수동을 헤매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기대만큼 스토리가 촘촘하거나 흥미로운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한국인의 '승부욕'을 제대로 건드립니다. 그 장소 앞까지 와서 퀴즈 정답을 틀리는 게 억울하게 느껴지거든요.
안내에 따라 퀴즈를 하나씩 풀면서 움직이다 보면, AR 기술은 '힌트'를 찾을 때 쓰입니다. 이런 기능을 쓰기 위해 이 일대를 꼼꼼하게 둘러봐야 해서,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곳에서 시간을 오래 보내게 되더라고요.
결과 설문에도 제안드리긴 했는데, 나중에는 이 게임이 관광과 제대로 만나려면 반드시 지역 소비와 결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수동 수제화 숍 앞에서 퀴즈를 풀었다면, 구매 할인 쿠폰이 제공된다던가 온라인 결제와 연계된다던가 하는 기능이 나와야 하는 것이죠.
증강현실과 챗봇 기능이 단순 퀴즈 사이에 적절하게 들어가 있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챗봇의 자동 답변 기능과 간단한 AR 기능만으로도 여행의 성격이 이렇게 달라진다는게 신기했어요.
그리고 질문답변 게시판이 따로 있어서, 수많은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서로 퀴즈의 답을 묻고 답한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보니까 직접 성수동에 오지 않고도 순수하게 '게임'으로만 즐기는 분들도 많더군요.
효용성 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도 느껴졌습니다. 앱을 들여다보고 목적 지향적으로만 움직이다 보면, 현장 일대 구경은 소홀히 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 '방문' 목적으로 유도하기에는 매우 유리합니다. 2016년 포켓몬고가 의도하지 않았던 강원도 여행 열풍처럼요.
게임, 관광의 무엇을 대체할 수 있을까?
메타버스(가상 현실)와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MZ세대 소비 패턴을 감안했을 때 상당 부분 기존의 관광 방식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디오 투어나 가이드 투어같은 수동적인 관람과는 집중도가 아예 다르거든요. 관광지가 정보를 꼭 주입(?)시키고자 한다면 보상 체계가 있어야 하는데, 게임 앱은 '재미'라는 보상으로는 좋은 대안입니다.
책 <여행의 미래>에도 썼지만 저는 문화재나 역사명소 콘텐츠의 전달 방법이 항상 아쉽습니다. 최근 실시간 해외 랜선여행을 여러 차례 참가했지만, 어떠한 재미나 만족도 느끼지 못했어요.
최고의 실력을 갖춘 가이드가 랜선여행을 진행하는 것과, 개인의 여행 취향과 방식이 '가이드북에 다 써 있는 역사적 사실'을 굳이 시간들여 듣고 싶지 않은 것은 별개의 문제더군요. 차라리 랜선이라 중간에 끌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진짜 여행이었으면 1분 1초가 귀한 여행 중에 '서서' 역사 강의를 들어야 하니까요.
반드시 꼭 알아야 할 관광지의 배경 지식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100명이면 100가지의 다른 여행을 하는 게 맞는 거죠. 그런데 한국의 오랜 단체여행 문화는 꼭 가봐야 할 곳을 정해주는 것도 모자라서 '꼭 알아야 할 것'도 애초에 정해 놨습니다. '떠먹여 주는 밥'이 편하고 유익하신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아니더라고요. 가이드 투어 방식 자체가 싫다는 게 아닙니다. 해외에서도 많은 투어에 참여해 왔거든요. 다만 그 투어의 테마가 제 관심사와 맞닿아야 한다는 겁니다.
아참, 최근 정말 재밌었던 서울 가이드 투어를 직접 경험했는데, 다음 방송에서 소개해 드릴께요.
최근의 여행 인사이트는, 팟캐스트 '김다영의 똑똑한 여행 트렌드'에서 좀더 자세히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주 1회 매주 목요일, 어디서도 듣지 못하는 생생한 여행 트렌드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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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영 | nonie 강사 소개 홈페이지
- 책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 현 여행 교육 회사 '히치하이커' 대표
- 한국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 100여개 기업 출강, 2019년 Best Teaching Award 수상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여행산업의 변화를 여행으로 직접 탐구하고, 가장 나다운 직업을 만들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스마트한 여행을 책임지는 강사로, 여행업계에서는 산업 칼럼니스트와 트렌드 분석가로 일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일을 '나답게' 찾아가는 과정을 돕고 싶다.
인스타그램 @noni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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