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월드의 새로운 경쟁자는, 페이스북?
코로나19 이후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급부상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가상 경험'이 왜 갑자기 화두가 된 것일까요? 오프라인 활동이 극적으로 줄어들면서, 온라인에서의 활동 시간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기업에서는 사람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새로운 세상에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여행과 메타버스의 결합이 이루어지는 방식, 메타버스가 바꾸는 여행 소비 행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여행과 메타버스가 결합한 사례를 제 관점에서 3가지로 정리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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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 상에서 기업과 기관이 마케팅을 하는 케이스가 해당합니다. 한국관광공사가 제페토에 구축한 한강 시민공원에 전 세계 700만명이 방문했다는 건 이미 유명한 사례가 됐죠.
✔️온라인 + 오프라인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상호작용하는 사례로, 랜선여행이 대표적입니다. 해외 사례로는 주로 에어비앤비와 위드로컬스 등의 여행 서비스 사례를 소개했지만, 사실 아마존도 랜선여행을 론칭했습니다. '익스플로러'라는 카테고리인데, 여행 서비스와 다른 점은 아마존 답게 쇼핑을 결합했다는 것입니다. 집으로 키트를 배송해주는 상품도 있고요. 현지에서 퍼스널 쇼퍼(대리 쇼핑)를 수행하는 랜선여행도 있습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가상 경험
세번째 사례는 현실 기반의 가상 경험, 즉 여행자가 실제 여행에서 AR 앱을 활용해 여행을 하는 경우입니다. 이전에 소개한 '리얼월드'와 같은 게임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되겠네요. 그리고, 이제부터 소개할 디즈니월드의 사례에서, 여행의 새로운 미래를 엿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결합 사례는 단순한 마케팅 차원에 가깝습니다. 저는 그보다 메타버스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기존의 여행을 그대로 할 것인지가 더 궁금합니다. 즉 메타버스가 기존의 오프라인 여가를 바꿀까요? 두번째는 이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이 두 가지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디즈니 파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여행을 '기술'로 대응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파크는 디즈니의 여러 사업 부문 중에서 오프라인 카테고리에 해당합니다. 즉 테마파크(디즈니월드)와 호텔, 크루즈 등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여행 레저 분야입니다. 반면 집콕으로 인해 OTT 사업인 디즈니 플러스는 크게 성장했죠. 디즈니플러스 계약자 1억명 돌파…코로나19 수혜
코로나19는 디지털 혁신을 당겨왔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가정용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모바일 장치,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오큘러스(Oculus) 등의 VR 헤드기어 같은 신종 가젯에 익숙해졌습니다. 디즈니는 이러한 테크 기반 엔터테인먼트가 현실 경험의 재미를 능가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인기있는 도시의 관광청이나 로컬, 지역 기반 여행사들은 이런 걱정을 덜 할 수도 있지만 테마파크는 속성이 좀 다릅니다. 이제는 인위적인 공간에서 인위적인 재미를 주는 곳에서의 경험은, 현실에서의 보상이 명확해야만 합니다. 그게 없다면 가상 경험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봅니다.
특히 디즈니 파크가 우려하는 것은 '스마트폰 화면이 고객의 시선을 너무 사로잡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지난 5월 17일 스키프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디즈니월드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에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새로운 경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방문자가 어플 '플레이 디즈니파크'를 다운로드한 후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면, 스타워즈 어트랙션에 대기하는 동안 '스타워즈 : 데이터패드' 게임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스냅숏과의 콜라보로 미키/미니마우스 AR 포토 필터를 출시했습니다. 두 경험의 공통점은 반드시 현실 기반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방탄소년단이 디지털 공연만으로 800억대의 수익을 내는 시대입니다. 메타버스를 단순히 가상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1020 세대가 등장한 것입니다. 여행산업이 메타버스를 개념만 가져와 이슈화하기 보다는, 경쟁력있는 현실 경험을 만들어내는 일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역설적으로 '진짜'가 훨씬 더 중요해지는 세상이기도 하거든요.
제가 준비 중인 '트래블 테크' 교육 과정도, 이러한 철학에 기반을 두고 여행업에서 기술을 이해하는 목적과 방향성, 활용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관광'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 시대에 현실적이지 않은 개념입니다.(여행에서 관광 sightseeing은 일부분이에요) 이제 관광학 관점의 낡은 방향성을 버리고, 여행 경험이라는 새로운 소비자 행태를 이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직업군을 새롭게 정의하고 인재를 배출해야 할 시점입니다. 직업에 대해서는 따로 다시 소개해 볼께요.
8월 6일자 업데이트 - 아웃스탠딩 (유료)에, 매우 상세한 칼럼을 연재했습니다.
* 7월 여행의 미래 토요 포럼
주제: 메타버스와 트래블 테크 "기술이 바꾸는 MZ세대의 여행 소비"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은 여행 소비의 많은 부분을 바꾸고 있습니다. 여행의 본질인 '이동(모빌리티)'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가 일어나는 분야죠. 하지만 제페토, 우버 등 개별 플랫폼을 안다고 해도, 전체적인 변화의 판을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술은 MZ 세대의 여행 소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테마 별로 정리해 보고, 여행의 효용을 극적으로 높이는 기술 경험의 사례를 함께 나누어 봅니다.
-> 모임은 8월 이후로 연기되었습니다!
김다영 | nonie 강사 소개 홈페이지
- 책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 현 여행 교육 회사 '히치하이커' 대표
- 한국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 100여개 기업 출강, 2019년 Best Teaching Award 수상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여행산업의 변화를 여행으로 직접 탐구하고, 가장 나다운 직업을 만들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스마트한 여행을 책임지는 강사로, 여행업계에서는 산업 칼럼니스트와 트렌드 분석가로 일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일을 '나답게' 찾아가는 과정을 돕고 싶다.
인스타그램 @noni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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