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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Mar 30. 2016

헐리우드 스타의 드레스룸을 닮은, 시카고의 호텔

nonie의 '내 여행을 바꾼 전 세계 호텔' 6회

수많은 미국 대도시 중 굳이 시카고여야만 했던 이유, 바로 호텔 때문이다. 미국의 3대 대도시인 시카고는 뉴욕 못지 않게 새로운 감각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호텔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다. 특히 음반사와 항공사까지 거느린 대표적인 대기업 버진(Virgin)의 야심찬 첫번째 호텔은 이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었다. 역시 버진 호텔 시카고는 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멋진 호텔이었다.  



2015년 2월 오픈한 신상 호텔, 버진 호텔 시카고

시카고에서의 총 8박 9일 중 선택할 수 있는 호텔의 수는 최대 4곳. 일찌감치 3곳은 정한 상황에서 마지막 1박을 위한 경합은 시카고 애슬레틱 어소시에이션과 버진 시카고. 둘 다 너무나 멋진 호텔이고 위치 역시 둘다 밀레니엄 파크 근처였기에, 마지막까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했다. 결국 조금 더 저렴한 가격과 '버진'의 브랜드 가치에 힘입어 버진 호텔 시카고로 최종 결정했다. 체크인을 하고 복도에 딱 들어서는 순간, 알았다. 나의 어려운 결정이 1박 2일을  완벽하게 만들어줄 것임을.




음반 레이블과 항공사를 거느린 버진 그룹의 첫 호텔

빨간 호텔 키를 갖다대는 순간, 마치 옛 헐리우스 스타의 드레스룸을 보는 듯한 감각적인 디자인의 객실이 눈 앞에 펼쳐졌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이 아니라, 레트로와 우아함을 잃지 않은 새로운 코드의 디자인이었다. 누가 봐도 '버진'의 브랜드 가치를 정확하게 구현한 객실이었다. 


내 또래 팝키드에게 버진이라는 브랜드는, 음반 레이블로 더 친숙하다. 


그래서 버진 아메리카 항공사의 기내 안전 영상이 팝음악으로 만들어졌을 때 눈여겨 봤던 것도, 버진 호텔 시카고가 팝적인 감각을 곳곳에 갖춘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이 객실의 이름은 챔버 룸이다. 객실 소개 영상을 보니 방이 1개지만 두 개로 나눌 수 있다는 뜻에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단다. 객실의 초입은 화려한 조명의 화장대와 세면대, 그리고 분리된 샤워실과 화장실이 차지한다. 


침실로 넘어가기 전에 옷장을 살펴보니, 아. 그토록 원하던 부드러운 감촉의 파자마가 기다리고 있다. 오늘 하루동안은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겠구나. 언젠가부터 나는 호텔을, 이런 배스로브가 있는 호텔과 없는 호텔로 나누게 됐다. 




챔버 룸의 두번째 스텝, 침실이다. 침대로 눈이 향하기 전에 더 시선을 사로잡은 건 미니바 역할을 하는 SMEG의 미니 냉장고. 어찌나 이 방과 잘 어울리던지. 또한 버진의 브랜드 컬러인 레드를 너무나 잘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역대 가장 푸짐한 미니바 셀렉션! 여기서 포인트는 미니바 주전부리의 가격이 비싸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테일 가격과 거의 차이가 없게 책정해 놓아서, 부담없이 몇 개 까서 먹어도 룸차지가 많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버진 호텔의 중요한 전략이다. 미니바가 싸다는 걸 객실 소개 영상에도 강조해놨을 정도다. 그리고 과자든 음료든 가급적 로컬이나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세심하게 선별해 갖추어 놓았다.





여태 수많은 호텔 머물면서, 드립 커피 내려 마시라고 하리오 드리퍼와 드립 포트, 여과지까지 갖춰놓은 센스쟁이 호텔은 버진 호텔 시카고가 처음이었다. 로컬 커피로스터의 드립용 커피 파우더도 넉넉하게 두 개! 평소 한국에 있을 때는 매일 해마시는 커피지만, 커피 맛없기로 유명한 미국 와서 내가 내린 커피를 아침에 마실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할 뿐이다. 바우트러스 커피 로스터는 구글 오피스 시카고가 있는 머천다이스 마트 건물 근처에 있는데(요 지역이 아주 핫하다는!) 여행 막바지에 직접 다녀왔다.



유튜브에 올린 여행 영상. https://youtu.be/7yiFacqXUaw



nonie's TIP | 호텔 예약 & 숨겨진 여행팁

버진 호텔 시카고는 미국 호텔 역경매 사이트로 유명한 핫와이어에서 200불 선에 낙찰받았다. 경매 사이트의 특성상 호텔명이 나오지는 않지만, 여러 비딩 사이트의 결과를 유추하여 버진 호텔을 찾아내어 예약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 예약보다 20~30불 정도 절약된 금액으로, 미주 호텔 예약 시에 원하는 지역과 성급이 명확하다면 호텔 역경매 구매방식을 시도해볼 만 하다.   




# 이 콘텐츠는 브런치북 프로젝트를 위한 샘플입니다. 저작권이 있으므로 콘텐츠 인용 시에는 반드시 링크와 출처를 표기해 주세요. '나를 여행하게 만든 전 세계 호텔'은 총 30편이며, 브런치에는 1~9회까지 연재합니다. 



Who is nonie?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과 공공기관, 백화점 아카데미에 여행작가 정규 과정 및 스마트 여행법 출강으로, 휴일도 없이 싸돌아 다닙니다. 강사 소개 홈페이지 

전직 AB-ROAD 여행 기자, '취향의 여행'을 제안하는 블로그  'nonie의 로망여행가방' 8년째 운영 중. 연간 60일 이상 세계 최고의 호텔에서 묵고, 함께 일도 합니다. 여행 전자출판사 히치하이커 Fou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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