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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Mar 31. 2016

멋진 디자인과 서비스를 겸비한, 시드니의 호텔

nonie의 '내 여행을 바꾼 전 세계 호텔' 7회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아름다운 부티크 호텔, 1888

시드니에서 여러 호텔을 경험했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호텔은 달링 하버에 있는 디자인 호텔 1888이다. 위치부터 가격, 디자인, 서비스, 분위기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파란 스키니진 차림의 센스 넘치는 아가씨를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호텔이다.


세계 최초의 인스타그램 호텔?


독특한 수식어가 붙는 1888의 압도적인 로비 디자인은 사진으로 익히 봤지만, 실제로 이 아름다운 공간에서 아침식사를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행복해진다. 1888 호텔은 호주의 부티크호텔 전문 그룹 8Hotels에서 젊은 자유여행자 층을 타겟으로 2013년 9월 오픈한 디자인 호텔이다. 참, 왜 인스타그램 호텔인가 했더니, 10,000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래머에게 무료 투숙 기회를 준 파격적인 오픈 프로모션 덕분이다. 남다른 마케팅이 호텔의 정체성과 잘 맞아떨어졌을 때,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둔 좋은 사례다.  




예쁜 통나무집처럼 꾸며진 아늑한 객실 @ King Deluxe 

1888에서는 중간 레벨 정도의 킹 디럭스 룸인데, 킹과 킹 디럭스의 차이는 약간의 넓이와 'Bathtub(욕조)'의 유무 정도다. 입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킹 베드룸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객실의 문을 여는 순간 마음에 쏙 들었다.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통나무와 벽돌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객실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던 인테리어였다. 여기에 벽난로만 있으면 완벽할 법하다. 옛 건물을 그대로 리노베이션해 만든 호텔이어서인지, 곳곳에 빈티지한 분위기가 그득 묻어있어서 참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호텔놀이를 하면서 미니바는 그닥 이용하지 않는 편인데, 1888에 투숙한다면 미니바는 꼭 체크해 보길. 무심코 냉장고를 열었는데 생과일 주스에 오가닉 콜라부터 T2의 아이스티, 피지 워터까지 센스가 넘쳐난다. 물론 유료지만 이 음료 셀렉션은 다른 호텔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구성이고, 밖에서 사먹는 가격과도 큰 차이가 없이 합리적으로 책정해 놨다. 



직원이 소개하는 '나의 단골집'

멜버른에서 쉴틈없이 시드니로 이동하느라 하루를 다 소진한 탓에, 제대로 챙겨먹은 끼니가 호텔조식 이후로 없었다. 저녁은 좀 그럴듯한 밥을 먹고 싶어졌다. 이럴 때 시드니 초심자라면, 1888 호텔 직원들의 도움을 꼭 받기를 추천한다. 직원한테 지도를 보여주며 다른 질문을 하던 중, 그녀가 도리어 내게 묻는다.


 그런데 혹시 배는 안 고프세요? 일식을 좋아하시면,
제 단골 식당이 근처에 있어요. 초밥이 맛있답니다.


라며 지도에 표시까지 해주는 것이 아닌가. 아마 내 얼굴에 배가 너무 고프다고 써있었던 게 분명하지만, 그걸 읽고 먼저 배려해준 작은 센스가 이 호텔을 다시 보게 만든다.


그녀의 배려와 센스 덕분에 로컬피플로 빈자리가 없는 인기 스시집의 롤을 테이크아웃하는 데 성공했고, 호텔 바로 옆 슈퍼마켓에서 손쉽게 라면과 맥주도 구했다. 호텔이 위치한 머레이 스트리트는 알고 보니 로컬 맛집이 촘촘히 붙어 있는 알짜배기 골목이었다. 결국 이 호텔은, 시드니에서 그렇게 사기 힘들던 술도, 찾아 헤매던 로컬 맛집도 여기 다 있었다. 태즈매니아에서 올라온 캐스케이드 맥주와 컵라면, 신선한 스시 롤과 함께, 다시 돌아온 시드니에서의 밤이 깊어간다.  




1888 호텔은 조식 패키지가 진리!

만약 시드니 호텔로 1888을 고려하고 있다면, 객실 예약을 할 때 조식 포함여부를 꼭 체크하는 것이 좋겠다. 1888이 오픈할 때부터 로비 바 이터리(Eatery & Bar)를 강력하게 밀고 있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멋진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지 몰랐다. 아름다운 로비에서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좋지만, 고급 델리를 표방하는 바 답게 홈메이드 그라놀라부터 각종 소스와 치즈, 햄까지 하나하나에 세심한 준비를 한 흔적이 엿보인다. 직접 배합했다는 1888 그라놀라, The Best Granola ever!!   

조식 포함 패키지여서 뷔페 외에도 알라 까르떼 주문 메뉴가 하나 포함된다.  1888 Big Breakfast(18$)인데 영국식으로 매우 푸짐하다. 양이 너무 많아서 먹다 지칠 지경. 

아침을 가볍게 먹는 타입이고 조식을 따로 사먹고 싶다면, Everything on the Buffet(21$) 만으로 충분할 듯. 그라놀라와 빵, 각종 소스와 햄, 치즈, 과일이 풍성하고 특별한 큐레이션을 통해 선별하기 때문에 충분히 맛볼 가치가 있다. 


nonie's TIP | 호텔 예약 & 숨겨진 여행팁

1888 호텔은 아고다에서 할인가로 예약했다. 객실이 총 90개라 대형 호텔에 비해 많지 않으므로 조기 예약은 필수다. 직원이 알려준 호텔 옆 스시집의 이름은 '스시 사무라이'. 이 외에도 로컬 맛집이 주변에 꽤 있어 여행이 편리하다. 최근 1888호텔은 오볼로(Ovolo) 계열에 인수되었다. 홍콩에 여러 브랜치를 둔 오볼로 역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부티크 호텔 그룹.




# 이 콘텐츠는 브런치북 프로젝트를 위한 샘플입니다. 저작권이 있으므로 콘텐츠 인용 시에는 반드시 링크와 출처를 표기해 주세요. '나를 여행하게 만든 전 세계 호텔'은 총 30편이며, 브런치에는 1~9회까지 연재합니다. 



Who is nonie?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과 공공기관, 백화점 아카데미에 여행작가 정규 과정 및 스마트 여행법 출강으로, 휴일도 없이 싸돌아 다닙니다. 강사 소개 홈페이지 

전직 AB-ROAD 여행 기자, '취향의 여행'을 제안하는 블로그  'nonie의 로망여행가방' 8년째 운영 중. 연간 60일 이상 세계 최고의 호텔에서 묵고, 함께 일도 합니다. 여행 전자출판사 히치하이커 Fou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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