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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Mar 31. 2016

유럽의 고성에 온 듯한 타이베이의 특급 호텔

nonie의 '내 여행을 바꾼 전 세계 호텔' 8회

대만은 그동안 특급 호텔이 많지 않았고, 몇 안되는 5성급 체인은 대부분 신이 지구에 밀집되어 있었다. 2013년 말에 만다린 오리엔탈이 송산공항 부근에 입성했다는 소식은 그래서 더욱 화제였다. 만다린 오리엔탈이 오픈하면서 대만 특급 호텔 신에도 새로운 기준이 생긴 셈이다.  '오리엔탈'스러울 거라는 내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고, 웅장한 스케일의 유럽식 건축물과 우아한 로비가 나를 맞았다. 유럽의 고성에 온 듯 앤티크한 디테일과 건축양식에 특유의 우아함이 조화를 이룬, 만다린 오리엔탈에서의 여왕같은 시간.




Club Deluxe Room

가장 기본룸에서 한등급 위인 클럽 디럭스룸에 체크인했다. 인룸 체크인을 도와준 직원에게 '여기 진짜 일반 객실 맞아요? 스위트 아닌가요?'라고 재차 물었을 정도로, 너무나 넓고 쾌적하며 또한 아름다웠다. 뭔가 기가 죽는건, 이 객실보다 등급이 높은 객실이 무려 11가지나 된다는 사실. 

고풍스러운 건축물을 닮은 객실 역시 화이트와 톤다운된 그린/골드로 통일된 우아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대리석의 TV 받침대와 테이블, 욕조, 앤티크한 목조 장식장이 물흐르듯 조화를 이룬다. 




객실 한 켠에 놓인 앤티크한 장식장은 그냥 장식용인가, 하며 문득 문을 살며시 열어본다. 안에는 일리 커피 머신과 캡슐, 대만의 유명 티 브랜드 차차더(Cha cha The)의 티백이 넉넉히 갖춰져 있다.  

아래칸 서랍을 열어보니 미니바 섹션이다. 뻔한 과자나 양주 대신, 로컬 프리미엄 브랜드인 페코(Pekoe)의 건과일과 케틀칩, 발로나 초콜릿 등이 섬세하게 갖춰져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만다린 오리엔탈이 로컬라이징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체크인 때 미리 신청해 두면, 원하는 신문을 매일 아침 문고리에 걸어준다. 아침에 도착한 차이나 포스트 한 부, 그리고 차차더의 따끈한 차 한 잔, 넉넉한 웰컴 프루츠. 만다린 오리엔탈의 흔한 아침 풍경.


침실과 문 하나 사이를 둔 욕실은 그야말로 객실의 하이라이트. 게스트를 여왕이 된 듯한 기분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공간이다. 메이크업을 마친 욕실에는 곱게 접은 냅킨 사이에 내 브러쉬가 끼워져 있고, 그 위에 보랏빛 꽃이 살포시 놓여 있다. 세 가지 향의 배스 솔트, 그리고 딥티크의 화려한 향을 담은 욕실용품은 그야말로 호텔의 급을 대변한다. 




명품 잼을 곁들인 크로와상으로 시작하는 아침 풍경

작년 파리 여행 이후 크로와상의 맛도 다 같지 않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는데, 그 이후 높아진 기준을 충족할 만한 빵을 쉽사리 찾지 못했다. 그때 그 맛을, 오늘 아침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에서 다시 만났다. 선별된 식재료로 심플하게 차려진 뷔페에서, 평소에는 살찔까봐 잘 먹지 않는 페이스트리 섹션에 유난히 눈길이 간 건 우연이었을까. 


결국 큼직한 크로와상 하나, 벌집에서 뚝뚝 흐르는 꿀과 마알간 빛의 구아바 잼, 생 버터 한 조각을 담아 테이블로 향했다. 그런데 빵도 빵이지만 구아바 잼 맛이 보통이 아니다. 만다린 오리엔탈의 시그니처 잼은 원래 장미꽃잎 잼인데, 타이베이에서는 로컬 과일을 이용해 라임과 구아바를 넣어 달지 않은 새콤한 잼을 완성시켰다. 조그마한 병에 2만원 정도 하니 몸값 비싼 녀석인데, 조식 레스토랑에선 마음껏 맛볼 수 있다. 



 nonie's TIP | 호텔 예약 & 숨겨진 여행팁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베이는 중화권 호텔 예약 사이트, 씨트립에서 예약했다. 호텔이 위치한 난징푸싱 역 주변에는 숨은 카페와 맛집이 많고, 일부러 찾는 대만 이케아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송산공항과도 가까우니 여행 마지막 일정으로 놓으면 완벽한 타이베이 힐링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 이 콘텐츠는 브런치북 프로젝트를 위한 샘플입니다. 저작권이 있으므로 콘텐츠 인용 시에는 반드시 링크와 출처를 표기해 주세요. '나를 여행하게 만든 전 세계 호텔'은 총 30편이며, 브런치에는 1~9회까지 연재합니다. 



Who is nonie?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과 공공기관, 백화점 아카데미에 여행작가 정규 과정 및 스마트 여행법 출강으로, 휴일도 없이 싸돌아 다닙니다. 강사 소개 홈페이지 

전직 AB-ROAD 여행 기자, '취향의 여행'을 제안하는 블로그  'nonie의 로망여행가방' 8년째 운영 중. 연간 60일 이상 세계 최고의 호텔에서 묵고, 함께 일도 합니다. 여행 전자출판사 히치하이커 Fou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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