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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Feb 08. 2017

1년에 11달을 여행하는, 그녀와 나눈 대화

2017 글로벌 여행 박람회에서 만난 사람들

국제적인 여행 행사에 우리나라 타이틀을 달고 초청받는다는 것은, 이 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특별하고 감사한 일이다. 또한 매우 설레는 일이기도 하다. 전 세계 수십 개국에서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이들과 한데 모여서 교류할 기회가, 살면서 몇 번이나 있을까? 지난 1월에 세계적인 여행업계 인플루언서 및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2017년의 글로벌 여행시장 트렌드를 살펴본 2주 간의 전지 훈련(?)은 너무나 값진 시간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은, 바로 '중국'을 대표해서 초청된 여행 인플루언서다. 한국에는 소위 '왕홍'이라는 키워드로만 인식되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왕홍은 주로 뷰티/패션 쪽이다. 난 중국의 '여행' 인플루언서가 어떻게 활동하는지, 중국의 여행 콘텐츠 트렌드는 어떤지 알고 싶었다. 운좋게도 내가 속해있던 2박 3일간의 지역 투어에 중국 대표 인플루언서와 한 조가 된 덕분에, 자연스럽게 그녀와 친해질 수 있었다. 


그녀는 내게 '도플갱어'를 만난 것 같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우린 정말 놀라울 정도로 공통점이 많았다. 홍보 마케팅 업계에 몸담았던 것도, 여행 미디어를 운영하지만 '데스티네이션'보다는 관점을 강조하는 것도, 여행으로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버는 것도, 스피커로 활약하는 것까지 똑같았다. 물론 그녀는 나처럼 국내에서만 강의를 하는 게 아니라, 세계적인 행사에도 초청받는 강연자라 더더욱 배울 점이 많았다. 여기에 미국인처럼 유창한 영어실력은, 중국인인 그녀의 특별한 무기다. 일단, 요즘 이 바닥에서 '중국' 타이틀을 이름 앞에 달기만 하면, 대접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고.ㅠ 


함께 조를 이루어 여행하는 며칠 사이에, 그녀와 나는 무척 가까워졌다. 막판엔 헤어지기 아쉬워서, 헬싱키 공항에서 서울과 상하이로 각각 향하는 게이트 중간에서 선 채로 폭풍 수다를 떨었다. 그 때 나눈 대화가 무척 인상깊어서, 간단히 옮겨본다. 정식으로 요청한 인터뷰가 아니고 개인적인 대화여서, 그녀의 실명은 밝히지 않는다.


nonie: 어떻게 처음 여행 미디어를 시작하게 된거야?

she: 나 역시 몇 년 전까진 평범한 회사원이었어. 그런데 본격적으로 여행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지금은 1년에 11달 가까이 해외에 초청될 만큼 전 세계를 여행하는 삶을 살게 되었어. 상하이에 살긴 하지만, 상하이에 체류하는 시간이 여행하는 시간보다 적다니까. 


nonie: 다른 왕홍들과 다른 점이 있는 듯 한데?

she: 나는 브이로거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왕홍과는 컨텐츠가 약간 달라. 단순한 셀피-비디오나 브이로그(일상을 그대로 기록하는 영상), 특히 라이브 스트리밍은 내 스타일이 아니거든. 나는 두고두고 볼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그래서 촬영과 편집에도 공을 들이고, 스스로 이 작업을 매우 즐기기도 하고. 또한 방송 출연 경험이 있어서 리포팅 위주로 영상을 만들지. 참, 아버지가 방송국 카메라맨 출신이시라 더 유리한 점도 있어.


nonie: 그렇다면, 현재 수입원은?

she:  컨설팅, 코칭, 스피치 등이 현재 주요 업무야. 얼마전 아시아에서 열린 여행 관련 컨퍼런스에도 스피커로 초청받았고, 업체 컨설팅만 하기 위해서 비행기를 타기도 했어. 이 모든 것은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야. 대부분의 중국 블로거들은 영어를 못하거든. 그것이 국제 무대에서 아직 중국 출신 인플루언서가 알려지지 않은 이유라고 생각해. 


nonie: 블로그도 중국어와 영어로 모두 쓰던데?

she: 맞아. 주 타겟은 본토(메인랜드 차이나)이지만 그 외에 영어권 국가에도 나를 알리기 위해서, 또 글로벌 행사에 초청받고 콘텐츠 결과물을 공유하기 위해 영어로도 포스팅해. 아, 영어는 해외에서 배운 적 없고 혼자 공부했어. 여행을 많이 다녀서 외국인 친구도 많고, 영미권 남친을 사귄 적도 많...(웃음) 


nonie: 콘텐츠를 만드는데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she: 이미 중국에도 너무나 많은 여행 웨이보와 블로그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차별화가 필요해. 일반적인 중국의 여행 콘텐츠는 '여기 가봤는데 좋았다/싫었다' 수준의, 여행지와 사진에만 집중하는 여행기가 대부분이야. 나는 나의 이야기만을 해. 무슨 말인지 알지? 


nonie: 평소 블로그나 SNS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she: 사람들은 세계를 여행하며 일하는 삶을 가진 내게 '부럽다, 운이 좋다'고만 말해. 하지만 단지 운이 좋아서 지금의 삶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행운은 오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고, 그렇게 되도록 준비해야만 오는 것 같거든. 그래서 모든 사람이 자신의 기회와 운을 찾아가는 과정에 영감을 주는, 그런 메시지를 여행으로 전달하는 것이 나의 목표야. 



당차고 주관이 분명한, 그리고 아주 똑똑한 그녀에게서 중국의 여러 면을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 그녀가 한 말 중에 '나는 나의 이야기만을 한다'는 대목은, 여행 글쓰기를 3년 이상 가르쳐온 내게 무척 와닿는 부분이었다. 사실 여행기를 쓰는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쓴 여행기를 반복하거나, '독자에겐 관심없는' 사건 나열 수준의 일기를 쓰거나 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공감하고 좋아하는 '내 얘기'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녀는 좋은 콘텐츠의 속성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우리는 짧은 시간동안 서로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그녀는 기업체나 공공기관 임직원을 교육하는 나의 일을 무척 신기해 했고, 나는 중국인의 해외여행에 관한 인사이트와 국제적 감각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앞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재미난 일들도 많을 것 같아 기대된다. 그녀 덕분에, 외국에서 여행 트렌드 강연을 꼭 해야겠다는 새로운 목표도 세웠다. 상하이에서, 혹은 서울에서 다시 만나는 날이 곧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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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nonie?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과 공공기관, 직장인 아카데미에 여행영어 및 스마트 여행법 출강으로, 휴일도 없이 싸돌아 다닙니다. 호텔 컬럼니스트. 연간 60일 이상 세계 최고의 호텔을 여행하고, 함께 일도 합니다. 인스타그램 @nonie21 페이스북 'nonie의 스마트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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