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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Aug 07. 2015

여행 글쓰기, 블로그로 시작하자

생산적인 여행을 위한 소셜미디어 활용법

지금으로부터 8년 전,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까지는 나의 여행 패턴도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항공권 끊고 아무 생각도 준비도 없이 여행지에 가서 적당히 시간 보내다 오는 휴양 일정이 전부였다. 여행기자를 그만두고 처음으로 돈을 모아 떠난 미국 뉴욕과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에서도, 제대로 기억나는 여행지나 에피소드가 거의 없을 정도로 소비적인 나날을 보내다 돌아와야만 했다. 일생에 한 번 가기 힘든 멀고 먼 나라에 많은 비용을 들여 어렵게 갔다 왔는데, 단 몇 줄의 여행 후기를 쓰기도 버거울 정도로 느낀 것이 없는 여행이라면 어느 누구도 알찬 여행이라고는 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의 자유여행이 '소비적'으로 끝난 이유는 명확했다. 한글 가이드북에 빼곡히 적힌 관광지만 훓으며 돌아다니고,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담긴 장면은 다른 관광객의 사진과 정확히 똑같아지고, 그렇게 빡세게 걷고 돌아다니는 여행만 하다가 초장에 지쳐서 숙소에서 푹 쉬다 보니 아무 것도 구경 못하고 하루를 날리는 일정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대체로 많은 한국인의 첫 번째 해외여행이 비슷한 패턴일 거라고 생각한다. 블로그에단 몇 줄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남과 다른 독특한 곳에 가서 한 컷 더 사진을 찍고, 현지인이 많이 다니는 여행지를 찾아 다니며 지금 이 도시의 문화가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는지 관찰해 보고, 하다 못해 길거리 카페에 앉아서 사람 구경만 열심히 했더라도 남는 장사였을 텐데 말이다. 


요새는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과 같이 짧고 간편한 SNS가 유행하다 보니, 긴 글을 채워야 한다는 은근한 압박감이 있는 블로그를 멀리하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 어떤 온라인 플랫폼을 선택하든 꾸준히, 차별화된 콘텐츠를 올려서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충분히 운영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단문 위주의 SNS는 블로그의 서브 개념으로 사용하고, 경험과 사고를 정리해서 블로그에 꾸준히 올리는 습관을 들인다면 앞으로의 여행이 훨씬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브런치 역시 글쓰기에 강추하는 플랫폼!) 



블로그에 여행기를 쓴다는 건, 나의 여행을 돌아본다는 것. 



여행작가 입문 수업에 찾아와서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는 수강생에게는 언제나 "블로그 글 하나 하나를 책을 쓰듯이 하려고 하면 재미가 안 붙어요. 일단 올리고 보자! 이렇게 시작을 해야 해요" 라고 조언을 해준다. 여행기를 연재하기 전에, 우선 일상의 아주 작은 발견이라도 올리면서 블로그 쓰기에 버릇을 들여라. 자기 주변에 작은 이야기를 건져낼수 있게 되면, 여행기를 하나하나 테마로 분류하고 글과 사진으로 자연스레 풀어낼 수 있게 된다. 블로그에 여행기를 쓰다 보면 여행을 다시 떠난 듯한 설렘도 들고, 자신의 여행에 대해 되돌아보며 객관적인 리뷰를 하게 된다. 이때 자신의 여행에 아쉬운 점이 느껴지면, 다음 여행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하게 될 것이다. 


한정된 비용과 시간으로 어렵게 떠나는 해외여행의 기회는 우리 삶에서 그리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 기회를 몇 배로 살리기 위한 새로운 여행법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블로그는 똑똑한 여행을 위한 베이스캠프이자, 여행의 결과물을 남들과 공유할 수 있는 훌륭한 채널의 역할을 한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신용카드 청구서에 찍힌 비용을 보며 뭔가 허무하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블로그를 시작하자. 블로그에 연재하는 여행기는 당신이 온전히 저작권을 가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행 콘텐츠다.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거듭날 수 있는 바로 그 순간이 블로그에서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꼭 여행 작가가 되지 않더라도, 파워 블로거가 되지 않더라도, 분명 다음 여행을 떠날 때는 블로그에 채워질 나만의 여행기를 의식하면서 좀더 알차고 남다른 여행 일정을 꾸리게 될 것이다. 





원문: 저서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1장 중 발췌


글쓴이 : 여행 콘텐츠 디렉터 nonie는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여행법'을 제안합니다. 전세계의 멋진 호텔을 중심으로 테마여행을 하고,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에 특화된 강의를 합니다.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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