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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Aug 10. 2015

여행과 영어의 상관관계

영어, 얼마나 잘해야 하나요?

직장인 여행 글쓰기와 스마트 여행법 등 '자유여행' 강의를 주로 하다보니, 대부분 수강생의 마지막 질문은 원점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문제는 현지에서의 의사소통이네요. 영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첫 책인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에서 '언어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있는 태도(attitude)'라는 나름의 생각을 담은 바 있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에서 글로벌 컴퍼니들과 협업하며 전세계를 여행하며 강의하고 일하는 소위 디지털 노마드로 변신하게 된 데는 '영어'라는 무기가 가장 강력한 무기였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는 흔히 '에이, 여행에서 영어 필요 없어요. 바디랭귀지로 다 돼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그것은 현지인과 구체적인 소통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의식주만 해결하며 다니는 배낭여행이나 패키지여행, 단순 관광을 할 때나 해당하는 얘기다. 만약 당신이 30대 중반의 골드미스 여성이며 현지의 그럴듯한 레스토랑도 한두 번은 예약해서 가고 싶다. 호텔에서도 체크인할 때나 전화로 룸서비스를 요청할 때 세련된 표현으로 원하는 사항을 상세히 얘기하고 싶다. 혹은 당신이 40대 초반의 가장이며 가족여행을 리드해야 하는데, 차량 렌트부터 호텔 식당 선정까지 모든 현지 커뮤니케이션을 도맡아야 한다. 


과연 바디랭귀지에 콩글리시 몇 마디로 원활한 자유여행이 가능할까? 


단언컨대 불가능하다. 또한 영어 때문에 여행지를 선정하는 기준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되도록 영미권 국가보다는 영어에 대한 부담이 덜한 여행지를 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인의 여행기 생산 패턴을 보면 영미권 여행 후기가 유럽이나 아시아보다 확연히 적고 정보의 질도 많이 떨어진다. 포털 검색에 올라온 수많은 영미권 여행기를 자세히 읽다보면, 영어가 여행 경험의 폭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나 역시 여행기자 커리어를 제외한 나머지 직장에서는 영어를 많이 쓰는 환경도 아니었고, 학창시절 흔한 어학연수나 유학을 다녀온 것도 아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영어공부를 어떻게 해왔는지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구체적인 영어학습법은 따로 소개하기로 하고, 사실 주로 쓰는 영어는 여행과 출장에 필요한 영어회화와 매너에 특화되어 있다. 함께 일하는 상대가 호텔-여행-항공 업계이고 현지인 직원들과의 미팅이나 식사 자리가 잦다 보니, 여행영어를 비교적 자주 사용하며 살아가는 셈이다. 그래서 가끔 시중에 출판된 여행영어 회화 책을 보면 실소가 터질 때가 많다.  


흔한 여행영어책.jpg.  좌측상단의 '캐 나이 헬 퓨?'에서 눈물 좀 닦고.....

여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영어표현이나 단어는 그리 많지 않고 배우기도 쉽다. 그러나 기존의 여행영어 책들이 참 재미있는 건, 질문 표현(친절하게도 원어민st 한국발음까지 덧붙인)은 많이 실려 있지만, 여행자가 꼭 알아야 할 '대답'은 찾아보기 어렵다. 틀에 박힌 영어회화 공식으로 여행영어를 풀어가려니 여행 전문가가 아닌 '영어 전문가'의 시각으로 영어표현을 분류하기 때문이다. 여행영어 책자가 실제 여행지에선 아무짝에도 쓸모 없어지는, 웃기고도 서글픈 이유다. 우리가 여행에서 실제로 써야 하는 의사소통의 핵심은 어설픈 '질문'이 아니라, 주어진 질문에 얼마나 적절하고 세련된 답변을 할 수 있느냐다. 공항 입국심사장이나 고급 레스토랑, 하다 못해 커피 주문 시에 핑퐁처럼 되돌아왔던 수많은 질문을 떠올려보라. 


요즘처럼 해외여행이 흔해진 시대엔 누구나 자신의 여행이 '자유'여행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자유여행은 영어소통에서 자유로움을 느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자유여행에서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실제 여행 상황에 집중해서, 세련되고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간단한 표현을 정확한 발음으로 익히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스마트 여행법으로 시작한 강의 커리큘럼도, 결국 좋은 여행영어 표현을 공유하고 안내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중이다. 브런치에도 종종 연재할 계획이니 자주 들러주시길.


글쓴이 : 여행 콘텐츠 디렉터 nonie는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여행법'을 제안합니다. 전세계의 멋진 호텔을 중심으로 테마여행을 하고,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에 특화된 강의를 합니다. 자세히 보기 


※ 9월과 10월, 서울-경기 롯데백화점 아카데미 총 7개 점에서 '직장인 여행작가/스마트여행법' 강의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스마트한 여행영어' 특강도 1회 있으니,  자세한 일정은 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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