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담 Feb 06. 2024

아.. 죽고 싶다

며칠 전 병원에서 약을 감량해보기로 의사 선생님과 약속하고 아침약부터 먹지 않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아침약 1알, 저녁약 2알을 먹어왔다.


아침약을 먹지 않은 이후로 약간 우울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며칠이 더 지나자 나도 모르게 죽음에 대한 생각이 몰려왔다.


'살아봤자 고통 뿐인데.. 내가 왜 더 살아야 하지?'


하는 생각이 불쑥 고개를 쳐들었다.


나는 지금 하는 일에 대한 회의감을 갖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새로운 일을 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고 있다.

새로운 일을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질리고 다른 일을 찾아 헤멜 것 같다는 예감.

지금껏 선택해온 일들과 수많은 이직이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예측을 뒷받침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운동을 하고 나면 나도 모르게 긍정적인 생각이 불쑥 솟았다.


'그래, 오늘은 그냥 조금 우울했을 뿐 내일은 또 다르게 살아볼 수 있을거야'


그런데 오늘은 운동을 하러 가는 길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덜 고통스럽게 죽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분명 약을 끊고 싶고, 그럴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마음 속의 우울함은 나를 쉽게 놓아주지 않고 있다.


나는 살고 싶은 것 같은데.

나의 목표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사인데.


내일 만나는 상담 선생님께도 이 말을 꺼내봐야겠지. 우선 내일까지만 살기로 마음을 먹는다.
 

이제 그만 이 병에서 벗어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아직도 우울증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